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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의 예술가방 : 미디어 아티스트 김보성의 작업과 도구들
에이조 글로벌 앰배서더, 미디어 아티스트 김보성 인터뷰
  • 액세서리
  • 최고관리자
  • 202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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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아티스트의 작업과 도구들

카메라를 붓 삼아 들었다는 미디어 아티스트 김보성. 

그가 하는 작업과 그의 작업을 보여주는 모니터에 관한 이야기.





▲ 김보성 작가의 패션 사진 작업


최근 작업한 내용 중에서 영상 작업을 많이 봤다. 패션 분야에서 영상을 촬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다 패션을 선택했다고 하기보다 미디어 아트로 사진을 시작했던 것 같다. 학교에서 이야기하는 담론을 가지고 사진에 접근하지 않고, 오히려 카메라를 붓 대신 들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그래서 새로운 매체를 접하는 일이 훨씬 수월했다. 누나가 화가인데 함께 작업실을 사용했다. 내가 안쪽 암실에서 사진 작업을 하고 있으면 누나는 밖에서 판화나 페인팅을 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페인팅을 하게 됐고 학부 때 서양화를 부전공했다. 대학원에 갔을 때는 페인팅, 조소, 퍼포먼스, 비디오, 사진 등이 한 곳에 모여서 함께 수업을 듣는 스튜디오 아트를 전공했다. 그곳에서 비디오 작업을 하는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뉴욕 대학에서 피터 캠퍼스(Peter Campus, 미국 아티스트로 비디오 및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 교수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영상을 시작하게 됐다. 그때가 2002~2004년 사이였다. 이후에 한국에 돌아와서도 자연스럽게 비디오 작업을 계속 했다. 한국에서는 사진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패션 사진을 했지만 그러면서도 비디오 아트도 꾸준히 진행했다. 서울 W 호텔이나 김포공항 입국장의 비디오 월 등에 작업을 전시했었다. 지금은 비디오 작업을 하고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VR 라이브나 3D 프린팅 등도 하고 있다. 다양한 작업을 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지금까지 작업 환경이 쭉 그래왔기 때문이다.



처음 패션 영역에서 영상을 시도했을 때가 궁금하다. 모델이 영상 촬영을 어색해 하지는 않았나?


오히려 반대다. 모델은 사진도 찍히고 영상도 찍힌다. 방송 트레이닝을 하는 모델도 있다. 그래서 바쁜 모델들은 촬영을 하는 사람보다 비디오 작업에 대한 경험이 더 많기도 하다. 햇수로 치면 내 경력이 더 긴 것처럼 보이지만 직접 작업에 참여한 순수한 시간만 계산하면 나이가 더 어려도 경험이 많은 모델도 있다. 그렇게 끼로 똘똘 뭉친 모델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내린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 김보성 작가의 패션 사진 작업


비디오 촬영을 할 때 사진 작업과 비교해 환경의 차이는 없는가?


사진을 찍으면서 영상을 동시에 찍는 경우가 많았다. 촬영장에서 내가 영상을 작업해야 하는데 사진도 함께 촬영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다른 작가가 와서 찍으라고 할 때도 있다. 그 방식이 작업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진행하는 편이다. 다만 때때로 비용 문제 때문에 사진과 영상을 다 맡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최대한 효율적으로 작업하려고 한다. 스튜디오에 경험있는 팀원이 많아서 크게 걱정을 하지는 않는다. 대신 로케이션 촬영이 있을 때에는 준비를 많이 한다. 


과거에는 비디오 소스를 그대로 인쇄해서 활용해 보려는 시도가 유행이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비디오 자체의 비중이 워낙 커져서 그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지하철 광고판을 봐도 비디오가 재생되는 모니터가 더 많아지고 있다. 이제는 인쇄물은 더욱 물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고 비디오는 그 자체의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



하나의 패션 미디어가 탄생할 때까지 과정이 궁금하다.


기획, 촬영, 편집을 모두 한다고 하지만 사실 클라이언트 폭이 한정적이라 전문 기획자와 스타일리스트가 참여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물론 앞으로는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촬영만 맡는 스튜디오 개념이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로 가는 노력을 많이 했다. 사진과 비디오 작업의 차이는 사진의 경우 시안이 나온 상태에서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비디오는 기획 단계부터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영상이 정리가 되면 이후에 사진 진행 방향을 정할 때가 많다. 점점 영상 비중이 커지고 있는게 느껴진다. 바이럴 영상이나 패션 필름 같은 것들이 다양해져서 그 쪽에 비중을 둔다.





▲ 김보성 작가의 패션 사진 작업


비디오 작업을 하면서 기획 단계까지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진 점이 플레이 스튜디오의 장점이 될 것 같다.


맞다. 점차 광고 대행사들이 없어지고 있다. 광고를 실을 지면이 없으니 대행사도 없어지는 것이다. 과거에는 ‘홍보대행비’라는 큰 금액이 있을 뿐 제작비가 따로 있지 않았다. 홍보대행비에서 일부를 제작비로 사용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대행사들을 대신해 새로운 미디어를 기획하거나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는 규모가 작다. 디렉터 한 사람이 프리랜서로 활동하거나 부띠끄처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플레이 스튜디오의 클라이언트 중에도 소규모 회사가 많다. 예전보다 “어? 스튜디오에서 이런 것까지 해 줘야 하나?” 싶은 부분을 커버해야 할 때가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작업에 크게 관여하지 않으려고 한다. 과거 스튜디오의 도제시스템이 아니라 PD와 제작실장과 포스트팀이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미팅을 할 때 클라이언트의 실무자는 대부분 젊다. 플레이 스튜디오도 젊은 동료들에게 권한을 많이 주고 있다. 이 쪽이 결과물도 훨씬 좋다.



패션을 다루는 미디어만의 특별한 언어가 있나?


패션을 다루는 어떤 언어가 있다고 하기 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단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비디오 작업을 할 때 영상 감독에게 카메라 놓고, 조명 하나 켜고, 흰색 배경 앞에서 모델을 세워놓고 찍으라고 하면 아무 것도 못한다. 콘티도 없고 준비된 멘트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패션 사진가들은 그냥 한다. 모델보고 앉으라거나 걸어오라거나 이런저런 요구를 하면서 그림을 만들어 낸다. 그러한 즉흥적인 작업이 강한 것 같다. 


그렇게 열악한 현장에서 작업하던 것이 단련이 되어서 모델이나 배우가 디렉터가 준비해 간 멘트를 거부할 때 어떻게든 해결을 하게 된다. 미디어는 여러 단계를 거치며 변해왔다. 그리고 지금은 모바일에서 미디어가 가장 많이 소비된다.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사운드를 끄고 미디어를 접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자막이 들어가야 한다거나, 직관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거나, 짧은 시간에 시선을 끌어야 한다거나 하는 억지스러운 문법이 비디오 작업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 생기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제 어떠한 영상을 저장해서 반복해서 보는 경우도 드물다. 미디어 환경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김보성 작가의 비디오 작업을 캡쳐했다.


앞으로 미디어는 어떻게 발전해 나갈까?


과거에는 정보를 일부만 독점했다면 요즘은 정보를 많은 사람이 공유한다. 오랜 전통이 있는 매체가 권력이었던 시대도 있었지만 지금은 패션쇼 제일 앞줄에 패션 블로거가 앉는 시대다. 미디어는 계속 바뀌어 갈 것이다. 페이스북의 CEO가 5년 안에 페이스북에서 문자를 없애겠다고 이야기 했는데 ‘이러한 일이 과연 가능할까?’ 싶지만 결국엔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필름이 사라진 것처럼 말이다. 이런 식의 변화가 계속해서 일어나면 아마 미디어의 공유성은 더 커질 것이다.



사진과 영상의 클라이언트 비율은 어떻게 되는가?


사진 클라이언트가 영상 클라이언트로 오기도 한다. 일의 비중이 영상 6대 사진 4라고 한다면 매출로 보면 거의 9:1에 가깝다. 영상이 워낙 크다. 그런데 영업 이익은 또 안 나온다. 영상은 촬영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더 크다.



에이조 글로벌 앰배서더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인 셈이다. 이 점이 어떠한 의미로 다가오는가?


부담된다. 지금까지 경험한 학교 환경은 장비가 다 좋았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는 이미 스튜디오에서 실습을 하고 있어서 학교에 없는 필드에서 사용하는 장비를 경험했다. 뉴욕 대학을 다닐 때는 시설이 또 어마어마했다. 학교를 나와서 내 보금자리를 차릴 때 그래도 기준이 되는 것에는 투자를 하자 싶어서 에이조 모니터를 사용했다. 오래 전부터 에이조 모니터를 쓰기 시작한 셈이다. 예전에 매거진 하우스를 할 때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때에는 시스템이 오락가락했다. 인쇄기를 다루는 기장의 주관이 기준일 정도였다. 이러한 시대에 나는 인쇄소에 직접 찾아가 인쇄 프로파일을 받아서 모니터에 적용해 작업했다. 프린트는 색온도를 맞춘 뷰잉박스에서 봤다. 기준을 잡아두니 최종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 김보성 작가의 비디오 작업을 캡쳐했다.


사진이 화면에서 시작해 인쇄물로 끝나는 반면 영상은 화면에서 시작해 화면으로 끝난다. 그만큼 모니터의 역할도 클 것 같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모니터는 어떤 것인가?


CG279X를 사용하고 있다. 스튜디오 모니터는 대부분 에이조 제품이다. 에이조 모니터는 자체적으로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을 실행하는 점이 마음에 든다. 자동으로 세팅해 두면 직원들이 혹시 잊어버리더라도 모니터가 알아서 관리를 한다. 예전에는 어도비 RGB 색공간을 많이 사용했지만 화면이 중요한 요즘은 P3 색공간으로 빨리 전환하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들이야 어찌됐건 일단 플레이 스튜디오는 인쇄 매체용 작업을 하는 모니터까지 전부 P3 색공간으로 바꿨다. 비디오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장치가 휴대폰인 만큼 휴대폰의 기준도 중요하다. 그런데 얼마 전만 해도 안드로이드가 P3를 지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애플 iOS로 보면 정상적인 색인데 안드로이드 휴대폰을 보면 색이 좀 과장되게 보이기도 했다. 요즘은 안드로이드 휴대폰도 P3를 지원하는 제품이 많은 것 같다.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새롭게 도전하는 분야가 있는가?


미디어 아트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표현 수단이 바뀌면 그쪽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새로운 미디어가 나오면 그 담론을 빨리 소화해서 그쪽으로 작업해야 한다. 그래서 새로운 도구나 매체에 관심이 많다. 요즘은 3D를 더 적극적으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는 2.5D라고 해서 평면 영상을 3D처럼 보이게 하는 작업을 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3D로 넘어가야 할 때 같다. 전문적인 기술은 전문가에게 의뢰한다고 하더라도 전반적인 이해가 없으면 원하는 내용을 제대로 요구하기 어렵다. 작업하는 사람과 소통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이 있어야 한다.





PROFILE


미디어 아티스트 김보성.


play studio 대표이자 EIZO 한국 대표 앰배서더. GQ KOREA 포토 디렉터, GRAZIA KOREA 포토 디렉터를 맡았으며 지금은 VOGUE KOREA 포토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패션사진작가협회 이사이며 2012년에는 FGI 세계 패션 그룹 선정 올해의 사진가로 선정된 바있다.




Photographer’s ITEM



EIZO CG279X


다양한 환경에서 보게 될 미디어를 만드는 만큼 기준이 되는 모니터가 중요하다. 이 제품은 자동으로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을 진행해 언제나 일정한 색을 표현한다.



<사진&카메라 전문 잡지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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