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프렌즈가 사진으로 말하는 나의 행복 이야기

최고관리자 53


나의 행복 이야기 

세기프렌즈 활동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미션으로 자유 주제를 받았다. 최근 ‘블태기’가 와서 블로그에 글을 안 쓴지 정말 오래되기도 했고 그 때문인지 이웃과 대화도 많이 줄었다. 언제 가장 블로그를 재미있게 했나, 어떤 글이 공감과 댓글을 많이 받았나 되돌아봤다. 정보를 제공하고 예쁜 사진을 찍어 올리는 블로거로서 쓴 글이 아닌, 내 생각과 가치관 그리고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 이승하로서 글을 썼을 때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다. 마지막 미션으로 무엇을 할까 많이 고민하던 나는 내게 의미 있는 글을 써보자는 결심이 섰다. 




최근 나는 꽤 오래 지쳐 있었다 



퇴사를 하고 자발적 백수로 산지 어느새 9개월이 되어가고 쌈짓돈을 쪼개서 살아야 하는 시간이 와버렸다. 프리랜서 선언 1년차 무명 블로거 치고는 생활비라도 버는 것이 다행이다 싶었지만 회사에서 정해주는 듯한 삶을 벗어나 하나 하나 직접 그려나가야 하는 내 삶은 생각보다 막막했다. 긍정적인 면이라면 회사에서는 업무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던 반면 지금은 이 일을 이 정도 밖에 못하는 못난 내 자신에 대한 스트레스만 있을 뿐이다. 회사처럼 주기적으로 나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스스로 발전이 없는 듯해 자책이 들 때도 있다.


하는 일 없이 번 아웃된 기분이 들었다. 지난 5월 극심한 스트레스로 평소 긍정왕, 행복왕이던 내가 무엇이든 다 나쁜 쪽으로 생각하기 사작했다. 누군가 툭 치면 눈물이 후두둑 떨어질 듯 아슬아슬한 시기가 지속됐다. 내 행복은 나로부터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자꾸 망각하고 타인에게 감정적 의존을 하기 시작하면서 타인에게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를 요구했다. 행복의 기준점을 남에게 찾기 시작한 순간부터 나는 더 불행해졌다.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그 생각이 꼬리의 꼬리를 문다. 특히 자발적 백수인 나는 생각할 시간이 많은 것이 더 큰 문제다. 감정 전환이 빠른 편이라 곧잘 슬퍼지고 곧잘 행복해지곤 하는데 이번엔 꽤 오래 슬프고 힘들어했다. 팍 치고 올라와야 할 반대편 긍정과 희망, 행복과 웃음의 스프링이 고장났는지 올라올락말락 나를 간보고 있었다. 프리랜서로 막막하다거나 수입이 적어서가 큰 요인이 아니었다. 사람과 시간이 주는, 내가 변화시킬 수 없는 요소에 의해 나는 마치 깊은 저수지 밑으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을 느꼈다. 




어머, 제가 생각하던 느낌이랑 전혀 달라요! 


이렇게 우울한 시기가 있었음에도 몇몇 지인을 제외하고는 그 사실을 몰랐다. 블로그를 통해 인연을 맺은 사람은 실제로 만나면 백이면 백 같은 이야기를 한다. 대만에 살 때부터 꾸준히 들어왔던 말인데 아직도 듣고 있다. 블로그는 조용한 방 안에서 어두운 밤에 작성하기 때문에 아마도 내 안에 있는 가장 정적이고 진지한 모습이 나오기 때문이 아닐까. 오프라인에서는 내 안에 있는 가장 밝은 내가 나와 사람들을 환영해주기 때문에 다양한 나를 만나는 사람들이 겪는 혼란 같다. 





늘 밝은 모습을 유지하려는 생각이 슬럼프가 길어지는 이유가 아닐까 싶어 지난 해 두 세달 정도 심리 상담을 받았다. 나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였다. 풀어내야 할 감정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 보니 한참 전에 엉켜버린 은목걸이처럼 내가 풀고 싶은 마음이 들 때까지 한참을 멍하니 쳐다보기만 하는 그런 상황이 온 듯했다. 





나를 환기시키기 위해 책의 말을 새기고 책으로 해결이 안 될 때면 취재가 아닌 여행을 떠났다. 우을함이 잔뜩 묻어있는 목소리만 듣고 바로 비행기표를 예매해주고 잘 곳을 알아봐준 고마운 친구 덕분에 아름다운 제주를 눈으로 담을 수 있었다. 많이 보거나 무엇을 하려고 하지 않았고 많이 알려고 하지도 않은 그런 여행이었다. 저기 저 먼 아래 슬픔의 바다에서 책도 읽고 여행도 다녀오고 친구들도 만나고 심지어 개인 레슨으로 운동도 등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스스로 내 감정과 사고의 흐름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쩌면 큰 계기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이번엔 전문가를 찾았다. 일년 만에 심리 상태에 대해 다시 진단을 받았다. 지금까지 받았던 상담 중에 농담을 가장 덜 하고 진지하게 엉엉 울면서 받은 상담이었다. 어쩌면 이때부터 조금씩 감정의 전환이 일어났다. 별다른 대화를 나누진 않았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나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었다. 내가 나를 남으로 보면 나한테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 어쩌면 나는 생각을 전환시킬 큰 계기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다행히 그 계기가 왔고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작고 사소한 행복을 찾는 일부터 시작했다. 자취를 하기 시작하면서 대자로 누워서 러브스토리 주인공처럼 팔을 마구 휘저어도 벽에 닿지 않는 퀸 사이즈 침대를 샀다. 날이 더워지면서부터는 산들산들 불어 오는 시원한 선풍기 바람과 포근하게 감싸주는 극세사 이불의 환상적인 콜라보를 매일 밤 즐겼다. 





서른을 코 앞에 두고 깊은 슬픔을 한 번 치르고 났더니 다시 올라가는 일이 즐겁다. 인생의 시련과 고난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나를 기대하게 된다. 같은 문제로도 다르게 극복하는 내 자신이 대견하고 또 놀랍다. 아직 이제 막 돋아난 새살이라 조금 더 다독여주고 칭찬을 많이 해줘야겠지만 이 살들이 자라 굳은 살이 되면 어떤 풍파가 와도 잘 버텨내리라 믿는다. 행복의 굳은 살이 돼 어떠한 날카로움에도 단단한 마음을 유지해주길 말이다. 




고마워, 세기프렌즈! 


세기프렌즈 마지막 미션으로 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동안 세기프렌즈에서 느낀 인간적인 따듯함 때문이었다. 길지 않은 4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세기프렌즈는 마치 하나의 사람처럼 내게 속마음을 열어줬다. 한없이 다정하고 한없이 따뜻하고 끝없는 친절함으로 격려하고 용기를 주고 칭찬해줬다. 그래서 정말 고마웠다.


고마우면 회사에 보탬이 되도록 세기P&C를 홍보해야 되지 않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마도 세기P&C가 세기프렌즈에게 원하는 바는 사진으로 만난 사람들이 어떻게 마음을 열고 진심을 담아서 사랑하는지 그 과정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전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해야 하는 일이 아닌 사랑하는 일로 다시 한번 글을 쓰게 해줘서 고마워, 세기프렌즈!





PROFILE 


세기프렌즈 이승하


세기프렌즈는 다양하고 차별화된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을 통해 사진 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세기P&C의 서포터즈 활동이다. 매달 정기 모임을 가지며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SNS 채널을 통해 세기P&C 브랜드들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블로그 : 11726.blog.me




• 사용장비

SONY A7R II

- SIGMA 40mm F1.4 DG HSM l ART

  



<사진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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