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EOS RP x RF Lens, 시공간 여행자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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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 여행자의 봄

12 Hours in Gunsan 

어떤 계절에, 어느 시간으로 떠나 어떤 공간을 마주할 것인가. 여행을 준비할 때면 수많은 시간과 공간을 생각한다.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봄이 오고 있어,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망설임 없이 군산으로 주말 사진 여행을 계획했다. 꽃내음 가득한 봄, 다양한 시간이 공존하는 길을 느긋하게 걸으며 사진을 담기에 군산만큼 완벽한 도시가 없기 때문이다.




PICK UP ITEM


 


캐논이 EOS RP를 출시하면서 내놓은 타이틀은 가장 작고 가벼운, 풀프레임 미러리스다. 다만 사람마다 작고 가벼움을 논할 ‘휴대성’에 대한 기준이 다 다르다. EOS RP의 휴대성은 정확하게 풀프레임이 가진 이미지 퀄리티를 경험하고자 하는 유저가 기준이다. 여행과 일상을 오가며 시공간을 또렷이 기록하기 좋은. 이번 여행을 위해 EOSRP와 RF 렌즈 2종을 챙긴 이유다. 


좁은 골목으로 많은 사람이 오가는 시간 여행 마을에선 촬영자와 거리 사람들 모두에게 부담 없는 크기로 넓은 풍경을 담아내는 동시에 배경 흐림으로 불필요한 요소를 생략하기 좋은 RF 35mm F1.8 MACRO IS STM을 택했다. 반면 비응항에서는 광각, 표준, 망원을 아우르는 RF 24-105mm F4L IS USM으로 여러 화각과 구도로 풍경을 담았다. 작고 가벼운 EOS RP와 호흡이 잘 맞는 렌즈는 전자다. 카메라 가방 없이 넥 스트랩만으로 가볍게 휴대하기 좋은 크기로 가벼운 시간 여행에 최적이다. 


이 렌즈만큼 휴대성이 좋은 RF 렌즈군이 갖춰질 때까지 앞으로 가벼운 여행엔 EF-EOS R 마운트 어댑터와 소형 EF 렌즈를 챙길 듯 하다. 스트랩은 렌즈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하기 좋은 픽디자인 제품을 사용했다. 카메라와 연결하는 앵커만 장착해두면 핸드 스트랩 커프와 넥 스트랩 리쉬로 갈아끼우는 데 10초도 걸리지 않는다. EOS RP를 가벼운 핸드백처럼 크로스로 메고 싶다면 리쉬를, 손에 들 고다니며 스쳐 가는 일상적 풍경을 빠르게 포착하고 싶다면 커프를 추천한다.




RF 35mm F1.8 MACRO IS STM / 35mm / (F1.8, 1/1600초) / ISO 100

▲ 경암동 철길 마을 끝 쪽으로 오면 관광객 발길이 닿지 않은 진짜 마을이 나온다. 철길 옆으로 즐비한 구시가지와 바로 옆에 있는 아파트까지 전부 담고 싶어 자세를 낮춰 풍경이 모두 보이도록 촬영했다.




RF 35mm F1.8 MACRO IS STM / 35mm / (F1.8, 1/2500초) / ISO 100

근처 풍경이 궁금해 발길을 돌렸다가 발견한 목련. 봄을 품은 군산의 시간을 담고 싶어 마치 목련이 아파트 전체를 감싸안고 있는 듯한 구도를 잡았다. 다른 꽃이 피면 어떤 풍경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시간과 공간은 마법을 부린다

 


봄이 오고 있다. 그 생각을 하고부터 반가운 손님이 올세라 버선발로 달려나갈 준비를 마친 사람처럼 굴었다. 스마트폰을 열어 온도를 체크하고 창문을 열어 하늘을 확인하는 일로 매일 아침을 시작했다. 마침내 꽃망울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을 때 카메라를 챙겨 군산으로 떠났다. 달리는 차 안에서 문득 저물어버린 꽃들을 생각했다. 꽃잎이 이미 바닥에 나뒹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혹시가 역시가 되는 상상을 하다 그만 두었다. 낙화를 보고 다음 꽃이 피는 일을 걱정하지 않듯, 이제 막 새 얼굴을 내민 꽃을 보고 헤어짐을 걱정하지 말자는 말로 걱정 섞인 설렘을 다스렸다.


4월 초 군산은 이제 막 봄을 맞을 채비를 마쳤다. 근대와 현대가 오묘하게 섞인 동네엔 목련이 제 몸을 키워 사람들에게 커다란 그늘을 마련해주고 있었다. 아직 얼굴을 전부 드러내지 않은 꽃들이 5월에는 완연한 봄을 그린다고 생각하니 사진을 찍는 사람으로서 괜히 심술이 나기도 했다. 경암동 철길 마을부터 시작하는 군산 시간 여행 마을은 동국사,고우당, 신흥동일본식가옥, 초원사진관, 근대 거리로 이어진다. 근대부터 현대로 이어지는 길에는 어느 시대에 살던 사람들의 공간이 그대로자리하고 있다. 이런 공간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같은 상상과 함께 다양한 시공간을 걷다 보면 어느새 사색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사진 여행에서 시공간이 부리는 마법은 이토록 매력적이다. 우리는 지친 매일을 살더라도 주말에 잠시 어디론가 떠나는 일만으로 충분한 위로를 받는다. 또 매일 오가는 출퇴근길에서도 어느 날 문득 봄을 알리는 꽃들이 인사를 건네오면 카메라를 들어 오늘을 특별하게 기록하곤 한다. 마치 작은 핸드백을 들듯 가볍게 가지고 다니기 좋은 EOS RP와 RF 35mm F1.8 MACRO IS STM 조합은 새로운 시공간으로 떠나 사진으로 선명한 오늘을 기록하는 이들에게 좋은 여행 메이트다.




RF 35mm F1.8 MACRO IS STM / 35mm / (F1.8, 1/160초) / ISO 100

일제 시대부터 70-80년대, 그리고 현재까지. 군산은 오래된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공간을 곳곳에서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시간 여행자를 위한 마을다운 풍경에 셔터를 누르는 손이 바빠졌다.




RF 35mm F1.8 MACRO IS STM / 35mm / (F1.8, 1/1000초) / ISO 100

구군산세관. 근대 거리를 이루는 대부분 건물이 일제 시대를 알리는 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다. 당시 공간과 시간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우면서도 그 안에 담긴 이야기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RF 24-105mm F4L IS USM / 97mm / (F16, 1/125초) / ISO 160

비응항에서는 광각, 표준, 망원까지 폭넓은 화각을 갖추고 있어 원하는 시선으로 잘라 담기 좋은 RF 24-105mm F4L IS USM으로 촬영했다. 더이상 다가갈 수 없는 풍경도 아쉬움 없이 담아낸다.




시간여행 끝에 다시, 지금

 


산책은 좋아하지만 뛰는 일은 좋아하지 않는다. 천천히 걷다 특별하다고 느껴지는 대부분 순간에 카메라를 들어 기록을 남기는 버릇 때문이다. 시간 여행 마을은 스팟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필요 없이 카메라와 마을 구석구석을 산책하고 나니 어느새 골목 곳곳에 그림자가 드리우는 늦은 오후가 됐다. 일몰과 야경 풍경이 수려하다는 선유도가 있는 고군산군도에 갈까 하다가 시계를 보고 행선지를 바꿨다. 오전부터 지켜온 이 느긋함을 시간에 쫓겨 잃고 싶지 않았다.


비응항은 고군산군도로 이어지는 다리의 시작점에 위치한 항구다. 군산 시내와 가까우면서도 바다로 지는 해를 보며 오늘에 안녕을 기할 수 있는 곳이다. 더는 앞으로 나아갈 길 없는 방파제 앞에서 한참 동안 바다를 바라봤다. 1920년대부터 시작한 군산으로 시공간 여행이 1970년대로 껑충 건너 뛰더니 차례로 시간이 흘러 비로소 오늘에 닿았다. 해가 넘어가면 오늘도 끝이 나겠구나 생각하니 셔터를 누르는 손이 바빠졌다. RF 24-105mm F4L IS USM을 마운트해 앞이 가로막힌 방파제에서 원하는 구도로 잘라 담았다. 이후로도 이대로 오늘을 끝내기 아쉬운지 따라다니는 빛을 담아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일몰까지 한 시간 남짓한 시간이 남았을 때 방파제에 앉아 잔잔한 물결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촬영한 사진을 돌려보다 사진 몇 장을 선택해 카메라에서 간단한 보정을 마쳤다. 카메라는 물론 내 머릿속에도 오늘 하루가 제법 선명하게 기록됐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보낸 사진을 일기처럼 SNS에 올리고 나니 해도 하루를 끝내려는지 수면 아래로 모습을 감춰버렸다




RF 35mm F1.8 MACRO IS STM / 35mm / (F1.8, 1/2500초) / ISO 100

▲ 경암동 철길 마을 근처 교정에서 만난 봄 풍경. 밤새 비가 내려 풍경이 온통 짙어졌다. 오래된 철길을 지키고 있는 구시가지와 지금을 사는 사람들의 공간이 불과 몇 걸음 차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군산은 골목마다 다양한 시절, 여러 이야기를 갖고 있다.




RF 35mm F1.8 MACRO IS STM / 35mm / (F1.8, 1/400초) / ISO 100

 일제 강점기에 군산 부유층이 거주했다는 신흥동일본식가옥. 넓은 부지, 높은 담장, 잘 가꾸어진 마당이 주변 시가지와 대조를 이룬다. 군산 시간 여행 마을은 근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시공간과 마주하는 동시에 누군가 살았을 어느 지점을 깊게 생각하게 한다.




RF 24-105mm F4L IS USM / 56mm / (F22, 1/125초) / ISO 160

▲ 어업을 마친 배가 모두 귀가한 저녁. 말랑말랑한 질감을 가진 듯한 잔잔한 물결이 느긋하게 산책하며 하루를 보낸 나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조리개를 조여 질감과 빛갈라짐을 살려 촬영했다.




RF 24-105mm F4L IS USM / 88mm / (F4, 1/1600초) / ISO 100

오늘을 끝내기 아쉬웠는지 일몰 빛이 내내 카메라 앞을 서성거렸다. 한참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다 오늘의 빛이 사라져버리기 전에 조리개를 개방해 몽글몽글한 빛을 보케로 담아두었다.





• 사용장비

Canon EOS RP

RF 35mm F1.8 MACRO IS STM

RF 24-105mm F4L IS USM

- peak design Cuff & Leash

 


<사진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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