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Self-Portra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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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Portrait
거리 사진가 김종우

사진가는 뷰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프레임 안에 있는 수많은 요소 중에서 자신의 의도를 투영할 만한 피사체를 찾아 사진으로 담아낸다. 거리 사진가 김종우가 자신의 거리 사진 작업을 자화상(Self-Portrait)이라 정의 내린 이유다. 그는 수많은 사람과 이야기가 오가는 거리 풍경에서 너무 넓지도, 좁지도 않은 85mm 망원의 눈으로 오롯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거리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담아내고 사진에 자신을 투영하는 거리 사진가 김종우에게 그의 사진 작업과 카메라에 대해 물었다. 




SONY α7 III / Zeiss Batis 1.8/85 / (F1.8. 1/100초) / ISO 200 / <Hazy memories 모든 게 희미했다> 

▲ 종로에서 명동을 향해 하염없이 걷다 만난 장면. 만두를 찌는 스팀으로 인해 묘한 분위기가 형성돼 분주히 음식을 준비하는 아주머니들의 이야기를 어렴풋이 바라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사진 작업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자화상(Self-Portrait). 사진 작업을 할 때 거리에서 마주한 이야기를 뷰파인더를 통해 나만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종종 그 모습에 반영된 내 자신을 마주하곤 한다. 똑같은 피사체를 여러 날, 여러번 마주해도 매번 새로운 감정을 느끼는 이유다. 또 거리에 담긴 이야기 속을 거닐며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다시 한번 정의하곤 한다. 나는 단순히 의식주 생활 영위를 위한 쳇바퀴 같은 기계적인 삶이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곳에서 스스로를 여러 번 돌아보고 매번 재정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내 사진 작업은 자화상이다. 




SONY α7 III / Zeiss Batis 1.8/85 / (F1.8. 1/100초) / ISO 200 / <Darkness is your lantern 빛은 어둠 속에서 빛난다>

 인적이 거의 없는 상수동 골목에서 늦은 밤에도 홀로 빛나고 있는 랜턴. 그 옆엔 여전히 OPEN이라는 문구가 반짝였다. 식당은 진작 닫았는데 말이다.


종우 시선으로 담은 한국 거리 사진은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어 더욱 인상적이다. 스스로 자신이 어떤 사진을 촬영하는 사진가라고 생각하는가?

거리를 걸으며 마주하는 모든 존재가 가진 이야기를 담고, 나누는 스토리텔러(Storyteller)라고 정의하고 싶다. 단순히 캔디드 포토를 촬영하는 사진가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거리 풍경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문화 그 자체이며, 거리 사진가는 마주하는 모든 존재에 깊은 존경심을 가져야 한다. 그들을 무시하거나 짓밟는 일은 절대 용서 받지 못할 행위다. 


또 거리 사진가는 사람들의 삶뿐 아니라 그들이 남긴 사소한 흔적까지 이야기를 구성하는 소중한 요소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서울에서 작업하는 동안 간밤에 내린 비로 만들어진 작은 웅덩이에 목을 적시는 비둘기, 늦은 밤에만 짧게 빛을 발하는 랜턴처럼 우리네 삶뿐 아니라 거리가 품은 흔적에도 집중했다. 쉽게 지나치는 존재도 사진가가 피사체를 정의 내리는 데 있어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SONY α7 III / Zeiss Batis 1.8/85 / (F1.8. 1/250초) / ISO 100 / <She again started telling her story 창 너머 이야기를 들여다보며>

 늦은 밤 종로를 배회하다 만난 이야기. 때로는 깨끗한 창문보단 삶이 그대로 녹아 든 지저분한 창문이 가슴에 더 와닿고는 한다.


종우 사진이 가진 색과 톤은 차가운 느낌인데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따듯한 인상을 받았다.자신만의 색과 톤을 유지하기 위해 고민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어느 분야에서든 자신만의 테마와 색채가 가진 방향성을 정의하고 그 부분을 계속 끌어나가는 일관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그러기 위해 촬영에서는 거리에서 마주한 피사체가 보여주는 이야기에 집중하고 그곳의 분위기를 느껴본다. 노력을 들인 시선은 그 갑절의 영감으로 보상받는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볼 가치가 있는 부분이다. 


색을 다루기 위해 툴을 이용하는 시간도 굉장히 중요하다. 나는 항상 보정 관용도가 높아 나만의 느낌으로 색을 다룰 수 있는 RAW 파일로 촬영한다. 물론 카메라가 기본으로 제공하는 색 보정 기능을 활용하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뷰파인더로 바라본 거리를 프레이밍하는 일만큼 중요한 부분이 색 컨트롤이라고 생각한다. 채도와 대비, 색온도와 색공간만 조금씩 조절해도 현장에서 느꼈던 영감을 재현해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자신만의 색채와 느낌을 갖고 올곧게 발전시켜 나가는 점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다. 이런 가치야말로 스스로를 정의하는 가장 훌륭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SONY α7 III / Zeiss Distagon T* FE 35mm F1.4 ZA / (F1.4. 1/60초) / ISO 100 / <Interchange of hard work with rest 고단한 삶의 흔적>

▲ 이른 아침 출근길에 종로에서 만난 택시 기사의 흔적. 새벽 근무를 마치고 귀가를 준비하는지 아니면 새벽 일찍 운행을 시작했는지 알 수 없지만, 고된 삶의 여운이 너무 와닿았다. 35mm였기에 창문 반영과 함께 담아낼 수 있었다.


유독 비 오는 날 혹은 비 온 뒤 촬영한 사진이 많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맑은 날보다 비 내리기 전후 어두컴컴한 하늘과 굵은 빗방울로 가득 채워진 거리를 좋아한다. 우비나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고 감촉을 느껴보는 일도 내가 가진 괴상한 취미 중 하나다. (웃음). 비는 생명력의 상징이다. 자연뿐 아니라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뒤덮힌 도시에서도 그 상징성을 엿볼 수 있다. 비에 젖은 촉촉한 아스팔트나 거리에 있는 보도블록은 지금 막 세수하고 나온 사람처럼 개운하게 빛나곤 한다. 


그런 순간을 담아내는 일이 좋았다. 폭우나 폭설이 내리는 시기에는 평소 보이지 않던 새로운 요소를 발견하곤 한다. 촬영 환경이 열악할수록 평소 발견하기 힘든 값진 존재가 눈 앞에 나타난다. 굳이 멀리 떠날 필요도 없다. 집 앞 골목을 걷는 일만으로도 진득한 이야기를 가득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SONY α7 III / Zeiss Distagon T* FE 35mm F1.4 ZA / (F1.4. 1/40초) / ISO 250 / <Secret between you and me 너와 나의 비밀> 

▲ 자택이 있는 노원역에서 하차해 집까지 걸어가던 도중 문득 어떠한 영감이 떠올라 담았던 시선. 이 시선을 담기 이전에 버스 정류장의 두꺼우면서도 부드러운 창을 통해 여러 실루엣을 담아보곤 했는데 때마침 한 소녀와 청년이 같은 자리에 앉아 있어 자동차 후방 라이트를 이용해 이야기를 각색해보았다.


최근 서울 종로를 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김종우가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 본 서울 종로는 어떤 모습인가? 

돌이켜보면 종로에 특별한 애착이 생긴 시기는 14년 전쯤이다. 어릴 때 악기를 배우러 할아버지와 낙원상가를 종종 찾았다.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장기를 두는 모습이나 오래된 낡고 좁은 건물들 사이에서 빛나는 네온사인, 갓 쪄낸 만두를 내놓는 아주머니, 줄지어 늘어선 포장마차까지 모든 요소가 신기했다. 


종로는 신촌 거리나 중구 을지로, 명동을 향해 천천히 걷기에 더할 나위 없는 좋은 허브다. 게다가 서울이 어떤 도시인가를 명확히 보여주는 아름다운 곳이다. 개성 넘치는 수많은 이야기로 가득해 종종 뷰파인더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적에는 호기심으로 찾던 곳이 이젠 내 삶의 근간을 이루는 곳이 됐다. 언제 찾아도 새로운 감정이 들고 색다른 영감을 선물해주는 종로를 절대 떠날 수 없을 것 같다.




SONY α7 III / Zeiss Batis 1.8/85 / (F1.8. 1/40초) / ISO 125 / <Fade out 바라보다>

▲ 종로를 걷는데 갑작스레 비가 내렸던 날. 우산이 없던 사람들은 분주히 택시를 타기 시작했다. 승객을 태우기 위해 차분히 주차하고 숨을 고르는 택시 기사의 어렴풋한 모습에서 노련함이 느껴졌다.


서울 종로처럼 오래 걷고 보며 담아보고 싶은 도시가 있는지 궁금하다. 

충북 단양에 있는 소박한 골목을 천천히 걸어보고 싶다. 지금은 여러 프로젝트 때문에 서울에서 지내지만 주말에 틈틈이 단양에 살고 있는 고모와 함께 있으려고 노력한다. 아름다운 대자연을 온전히 품고 있는 좁디 좁은 골목은 서울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 불편하기 때문에 매번 차로 다녀야 하지만 그런 불편함마저 편안하게 느껴진다. 언젠가 오로지 사진 작업만을 위해 단양에서 지내보고 싶다. 




SONY α7 III / Zeiss Sonnar T* FE 55mm F1.8 ZA / (F1.8. 1/400초) / ISO 100 / <Kissing the horizon 살아남기 위한 키스>

▲ 대단한 폭우가 지나간 이른 한강 공원의 아침. 갈증에 목을 적시는 비둘기를 만났다. 사실 아침 물안개를 바라보기 위해 향했던 곳인데 뜻하지 않게 마주쳤던 비둘기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지켜보며 반영과 함께 담아보았다.


현재 소니 α7 III를 사용하고 있다. 소니 미러리스를 사용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소니 α7 III가 시간이나 날씨에 관계없이 거리에서 받은 영감을 재현해내는 도구로써 완벽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다른 무엇보다 빠르고 정확한 AF 성능과 높은 보정 관용도, 강력한 배터리 성능이 가장 큰 장점이다. 거리 사진을 찍다 보면 의도한 프레임이 아닌 불쑥 튀어나온 순간이 아름다울 때가 있다. 소니 α7 III를 쓰면서부터 예기치 못한 순간에도 완벽한 포커싱으로 그 순간을 온전히 담을 수 있었다. 


또 타 브랜드 제품은 빈약한 배터리 성능으로 부드럽게 이어가던 걸음의 밸런스가 깨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소니 α7 III는 한 번 충전으로 며칠을 촬영할 수 있어 좋다. 여분 배터리를 아직까지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을 정도다. 소니가 실행하고 있는 사진가 친화적인 마케팅 정책 역시 소니를 사용하는 이유다. 일례로 미국에선 프로 및 아마추어 사진가를 지원하는 ‘Alpha Collective’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한국에서도 프로 사진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그 영역이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SONY α7 III / Zeiss Distagon T* FE 35mm F1.4 ZA / (F1.4. 1/60초) / ISO 100 / <People has been smaller and smaller 인간은 작아 지고, 건물은 높아만 간다>

▲ 하늘 높이 치솟은 롯데월드타워와 피곤함에 고개를 푹 숙이고 바닥만 보며 걸어가던 한 사람을 대조적으로 담았다.


거리 사진을 촬영할 때 주로 어떤 렌즈를 사용해, 피사체와 어느 정도 거리감을 주고 촬영하는 편인가? 

가장 선호하는 렌즈는 자이스 Batis 1.8/85과 Distagon T* FE 35mm F1.4 ZA다. 85mm는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서 피사체를 온전히 마주보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담아내는 렌즈다. 사진가가 바라본 한 가지 존재에 집중할 수 있다. 적당한 거리감 덕분에 자연스러운 촬영이 가능한 렌즈기도 하다. 주인공을 위한 깊이감과 디테일 표현에 85mm만큼 좋은 초점 거리도 없다. 85mm와 함께 매일 지니고 다니는 35mm는 피사체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 디테일을 담아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밝은 개방 조리개 덕분에 빛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마주한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SONY A7 III / Zeiss Batis 1.8/85 / (F2.8. 1/500초) / ISO 100 / <Walking into the silent street 거리 탐험가>

 이른 토요일 아침 신촌 거리를 걷고 있는 친구 뒷모습을 거리 풍경을 배경으로 함께 담았다. 금요일이 휩쓸고 간 토요일이라 그런지 거리는 생각보다 한적하고 고요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인지 궁금하다. 

세계 곳곳의 거리를 천천히 둘러보고 그곳에서 받은 영감을 서울에서 풀어보고 싶다. 영감을 하나 둘씩 엮어 작은 스토리북을 만들고자 계획 중이다. 또 인스타그램을 통해 거리에서 마주하는 이야기 속에 있는 특정 콘셉트를 가진 모델을 주인공으로 삼아 기존 이야기를 새로운 이야기로 재해석해보는 일련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Street Portrait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느낌으로 풀어갈 생각이다. 




SONY A7 III / Zeiss Batis 1.8/85 / (F1.8. 1/100초) / ISO 100 / <His heavy rain 그의 장마>

▲ 폭우가 내리던 날 중계동 거리를 걸으며 늦은 시간 퇴근하는 셀러리맨을 만났다. 그날따라 유독 비가 많이 내렸는데, 덕분에 그가 가진 삶의 무게감이 더욱 짙어졌다. 


마지막 질문이다. 사람들에게 어떤 사진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우리가 살아가는 거리 속 이야기를 나만의 느낌과 분위기로 전하고 나누는 개성 있는 스토리텔러로 기억되고 싶다. 누군가를 흉내내지 않는, 나만의 프레이밍과 색감으로 가득 채워진 영감을 이야기하는 사진가로 말이다. 또 서울 이야기를 담는 스토리텔러로 많은 이의 영감 속에 남고 싶다. 내가 담은 여러 이야기가 많은 이에게 영감과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착화제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PROFILE 


김종우 Kim Jongwoo


언제나 좋은 커피와 함께 걸으며, 거리에서 마주하는 일상의 이야기를 담는 사진가.


• Instagram:@rye_whiskey

 


• 사용장비 


SONY α7 III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거리 사진가 김종우가 소니 α7 III를 언급하며 한 말이다. 그는 순간을 포착하는 빠르고 정확한 AF 성능, 색 컨트롤을 위한 높은 보정 관용도, 거리 사진가의 밸런스를 깨지 않는 강력한 배터리 성능을 소니 α7 III가 가진 장점으로 꼽았다.


Zeiss Batis 1.8/85

Zeiss Distagon T* FE 35mm F1.4 ZA

거리 사진가 김종우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서 피사체를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자이스 Batis 1.8/85 렌즈를 주로 사용한다. 이와 함께 피사체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 디테일을 담아내기 좋은 자이스 Distagon T* FE 35mm F1.4 ZA를 챙겨 거리로 나선다고.

 



탐나는사진가들


자신만의 뚜렷한 작품 세계를 가지고 꾸준한 작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젊은 사진가에게 다양한 협업 기회를 제공하는 디카톡의 사진 작가 지원 프로젝트입니다. 디카톡은 사진 및 디지털카메라 관련 월간지 <디지털카메라매거진> 한국판에 매달 젊은 사진가 1명과 나눈 이야기를 담은 연재 인터뷰를 게재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젊은 사진가의 작업을 세상에 알리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해 젊은 사진가가 환경적 제약 없이 작품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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