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주성, Less is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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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ss is More
풍경 사진가 형주성

Less is more. 단순할수록 아름답다고 했다. 사진에서는 프레임 안 요소를 배제할수록 사진가가 전하려는 바가 명확해지며, 보는 이의 집중도 역시 배가된다. 절제된 프레임에서 전해지는 안정감과 명확한 의도. 풍경 사진가 형주성 사진이 많은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유다. 그는 어떤 작업에서는 극도로 절제된 직선만을 활용하는가 하면, 때때로 선이 가진 패턴을 이용해 사진에 자신의 시선을 부여한다. 그리고 그는 그런 공간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사진을 위한 여행 중에도 다음 여행을 계획한다는 풍경 사진가 형주성에게 그의 사진 작업과 카메라에 대해 물었다. 




DJI Mavic Pro / (F2.2, 1/2000초) / ISO 100 

▲ 바다를 가로지르는 부산 랜드마크, 광안 대교를 버드아이뷰로 촬영했다.


지금까지의 사진 작업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균형(Balance). 뷰파인더로 세상을 바라볼 때 특정 대상에 깊은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보이는 풍경을 어떻게 하면 단순하면서도 강렬하게 표현할지 관찰하는 편이다. 풍경 사진에서 균형은 보는 이가 피사체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열쇠다. 사진을 찍을 때 수직 수평을 맞추고 주 피사체를 프레임 가운데 배치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는 이유다. 단순할수록 아름답다고 했다.


나는 유사한 형태가 반복됨으로써 얻는 안정감을 좋아하며, 단순한 풍경이 사진에 힘을 실어준다고 믿는다. 도심 여행을 막 시작했을 때는 직선 패턴으로 이루어진 횡단보도, 빽빽하게 솟은 빌딩숲 속에서 대칭과 배열을 담아왔다. 현재는 인공물이 배치된 자연 풍경이나 자연적인 현상으로 만들어진 특정 패턴을 찾아 여행을 떠나곤 한다. 




FUJIFILM X-T2 / XF 18-55mm F2.8-4 R LM OIS / 초점 거리 환산 약 82.5mm / (F4, 1/4700초) / ISO 400 

 각양각색 도쿄 횡단보도는 마치 하나의 일러스트처럼 보인다. 경계를 넘어가는 사람을 향해 셔터를 눌렀다.


많은 사진가가 여행과 사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라고 한다. 형주성에게 여행과 사진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새로운 장소를 가보고 싶은 열망과 갈증으로 국내외 많은 장소를 오가고 있다. 여행을 단순히 문화를 체험하고 소비하는 관광이나 휴양으로 여기기보다 그 나라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모습과 풍경을 찾아 기록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올해 초까지는 아시아 도시 풍경을 주제로 사진 작업을 해왔다면 최근에는 도시에서 벗어나 북미 자연 풍경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 있다. 


자연 풍경은 직선으로 이루어진 인공적인 도시와는 정반대로, 곡선으로 이루어진 자연물이 만들어내는 패턴과 풍경이 프레임을 구성하는 데 많은 영감을 준다. 현지에서 느낀 영감을 많은이와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내 여행이 가진 의미이자 내가 사진을 촬영하는 이유다.




FUJIFILM X-T2 / XF 18-55mm F2.8-4 R LM OIS / 초점 거리 환산 약 27mm / (F3.2, 1/1100초) / ISO 100 

 도시 랜드마크를 활용해 강박적인 풍경 을 연출하고 싶었다. 잠실 빌딩들 사이 를 찾아다녔고 마침내 발견한 장소에서 셔터를 눌렀다.


형주성은 도심 여행지와 광활한 자연을 다채롭게 담아내는 한편, 누구나 알법한 랜드마크에서도 특유의 시선으로 사진을 담아낸다. 스스로 자신이 어떤 사진을 촬영하는 사진가라고 생각하는가? 

절제된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똑같은 장면을 마주하고도 최대한 내가 보여주고자 하는 대상을 강조하기 위해 사진에 여백을 부여한다. 여백은 대상을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안정감을 준다. 많은 사진가가 사진에 자신이 가진 실제 모습을 투영하듯, 나 역시 차분한 성격이 이러한 구도를 만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다만, 풍경 사진 특성상 원하는 않는 조형물이나 피사체를 프레임 안에서 정리하는 일이 쉽지 않다. 빛이 대상을 비추고 그림자가 여백을 만들어주는 시간을 기다리거나, 우리 눈으로 쉽게 보지 못하는 부감으로 보는 장면을 주로 담는 이유다. 




Canon EOS 5D Mark IV / EF 24-70mm F2.8L II USM / 초점 거리 55mm / (F9, 1/160초) / ISO 160 

▲ 캐나다 알버타 주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사람 발길이 닿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갈 수 있었을까. 


풍경 사진은 사진 분야 중에서도 주변 환경이나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다. 머릿속으로 그려 놓은 풍경을 매번 마주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머릿속으로 그려 놓은 풍경을 실제로 마주한 적이 얼마나 되는지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계획한 장소에 가기 전에 항상 구글어스를 활용해 지형을 파악하고 주간에 해 방향이 어떤지 고려해 촬영에 나선다.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해도 대부분 작업이 예상에서 벗어난다. 예측할 수 없는 날씨와 우연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결정적 순간은 찰나처럼 스치기도하고 지칠만큼 기다려도 오지 않을 때도 있다. 아쉬울 때도 많지만 예측할 수 없는 날씨와 순간이 미리 구상한 그림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러한 점이 풍경 사진이 가진 매력이기도 하다. 




FUJIFILM X-T2 / XF 18-55mm F2.8-4 R LM OIS / 초점 거리 환산 약 30mm / (F3.2, 1/1700초) / ISO 200 

▲ 도쿄 횡단보도를 내려다 볼 때 수많은 차가 지나가는 장면을 지켜보 면서 우연한 타이밍이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리며 연신 셔터를 눌렀다.


형주성 사진은 유독 풍경이 가진 직선과 곡선이 도드라진다.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안정감을 느끼게 만드는 동시에 사진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다. 여행지 풍경을 형주성 시선으로 담기 위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풍경을 평범한 눈높이로 바라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프로 사진 작가부터 일반 여행자까지 풍경을 사진으로 담는 이는 많다. SNS에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 넘쳐나는 이유다. 똑같은 장소를 담은 사진이라도 보는 이가 쉽게 지나치지 않도록 시선을 붙잡기 위해 항상 새로운 눈높이로 바라보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일반적인 눈높이로 바라보는 풍경은 지나치기 쉽지만 낯선 눈높이로 바라보는 풍경은 집중도가 높다. 더불어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대상이 작은 점으로 보이거나 풍경이 선으로 명확히 구분된다. 때문에 촬영 전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가능한한 높은 곳에 올라 촬영 가능한 곳을 미리 파악하는 편이다. 




FUJIFILM X-T2 / XF 18-55mm F2.8-4 R LM OIS / 초점 거리 환산 약 82.5mm / (F4, 1/340초) / ISO 100 

▲ 수많은 사건이 교차하는 거대한 횡단보도에서 그들만의 규칙을 발견했다.


형주성이 마주한 수많은 풍경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언제인가? 왜 그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자 했는지 궁금하다. 

도쿄를 처음 방문했을 때 촬영한 횡단보도를 잊을 수 없다. 짙은 아스팔트 위에 뚜렷하게 그려진 새하얀 횡단보도. 그 위를 걷는 수많은 사람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각자 제 갈 길을 가는 모습은 지금껏 보아온 횡단보도와는 다른 인상을 줬다. 거대한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을 위에서 내려다보았을 때는 마치 사람들이 그들만의 규칙대로 움직이는 듯 보였다. 도쿄에 몇 번 방문하는 동안 도쿄 횡단보도는 도로 형태에 따라 모습이 제각각 다른 패턴을 보인다는 점을 알게 됐다. 그 후로 도쿄에 갈 때마다 횡단보도 주변에 있는 시설이나 카페를 찾아 횡단보도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로 작업을 이어왔다. 횡단보도라는 반복적인 패턴 위에서 일어나는 예측할 수 없는 장면은 선이 반복돼 만들어 내는 패턴과 높은 곳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내 작업 방식을 만들어준 계기기도 하다. 




DJI Mavic Pro / (F2.2, 1/1000초) / ISO 100 

▲ 전라북도 진안의 구불구불한 산길을 드 라이브 하던 중 촬영했다.


여행지 풍경을 촬영할 때 주로 어떤 카메라를 사용하나? 

특정 브랜드 바디를 고집하진 않는다. 촬영 상황에 맞춰 바디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편이다. 다만, 렌즈 교환식 카메라의 경우 얼마나 다양한 렌즈군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성능이나 무게, 방진방적 등 다양한 여행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조건들도 중요하다. 풍경 사진에는 다양한 환경에서 부족함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캐논 EOS 5D Mark IV를 활용한다. 단점을 찾기 어려운 카메라로 빠른 AF가 특히 만족스럽다. 


도심 풍경을 촬영할 때는 비교적 가벼운 후지필름 X-T2와 X100F를 활용한다. 후지필름 카메라는 특유의 직관적인 다이얼과 조작성을 가졌으며 조용한 셔터음과 빠른 연사가 바쁜 도심 풍경을 포착하는 데 유리하다. 최근에는 카메라가 위치할 수 없는 곳까지 촬영할 수 있어 풍경 사진 스펙트럼을 넓혀주는 DJI 드론 Mavic Pro로 여행지 풍경을 담고 있다.




Canon EOS 5D Mark IV / EF 24-70mm F2.8L II USM / 초점 거리 53mm / (F8, 1/125초) / ISO 320

▲ 캐나다 어느 호수에서 만난 고요한 풍 경. 바람이 덜 불었다면 완벽한 반영을 만들어냈을 것 같다.


여행지 풍경을 촬영할 때 주로 어떤 렌즈를 사용해, 피사체와 어느 정도 거리감을 두고 촬영하는 편인가? 

다양한 촬영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전천후 렌즈인 EF 24-70mm F2.8L II USM 렌즈를 주로 사용한다. 풍경 사진에서는 카메라를 위치시킬 수 있는 장소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줌렌즈를 선호하지만, 대부분 35mm 초점 거리 근방으로 촬영하는 편이다. 풍경 사진에서 35mm는 너무 넓지도 타이트하지도 않은, 과감함과 생략을 적절하게 담아내는 화각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카메라 가방에 렌즈를 하나만 챙겨야 한다면 고민 없이 35mm를 선택할 것 같다. 




DJI Mavic Pro / (F2.2, 1/800초) / ISO 100 

 작은 모래알이 모여 만들어낸 커다란 자연의 선율.


앞으로 어떤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인지 궁금하다. 

최근까지는 캐나다 자연 풍경을 찾아다니며 여행을 해왔다. 곧 미국에서 도시 사람들을 주제로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풍경 속으로 들어가 거리에서 보이는 이야기를 관찰하고 영상으로 풀어볼 생각이다. 사진가 형주성은 현재도 여행 중이다. 여행 중에도 다음 여행을 계획하는 열정을 갖고 앞으로도 여행지에서 마주한 풍경으로 사진 작업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다. 




DJI Mavic Pro / (F2.2, 1/2000초) / ISO 100

 밀도 높은 홍콩 아파트. 벌집 같은 주거 형태가 보이지 않는 그들의 삶을 대변하고 있었다.


마지막 질문이다. 사람들에게 어떤 사진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간결함을 추구하는 사실주의 사진가로 기억되고 싶다. 




PROFILE 


형주성 Hyung Jusung


새로운 시선으로 풍경을 담기 위해 국내외를 오가며 여행하는 사진가.


• Instagram:@jusunghyung

 


• 사용장비 


Canon EOS 5D Mark IV

풍경 사진가 형주성은 캐논 EOS 5D Mark IV를 두고 “단점을 찾기 어려운 부족함 없는 퍼포먼스 카메라”라고 칭했다. 그는 사진과 영상 모두에서 우수한 성능과 빠른 AF, 열악한 환경에 대응하는 방진방적 성능 등을 이 바디가 가진 장점으로 꼽았다.


FUJIFILM X-T2

풍경 사진가 형주성은 도심 여행지를 방문할 때 작고 가벼운 후지필름 X-T2를 챙긴다. 그는 평소 후지필름 카메라가 가진 직관적인 조작계를 좋아하며, 빠른 포커싱과 연사 성능으로 도심 속 피사체를 정확하고 빠르게 포착하고자 할 때 이 바디를 선호한다.


DJI Mavic Pro

평범하지 않은 눈높이로 담은 사진을 선호하는 풍경 사진가 형주성. 최근에는 여행에 4K 촬영을 지원하고 기동성까지 겸비한 DJI 드론 Mavic Pro를 항상 챙긴다. Mavic Pro는 카메라가 위치할 수 없는 곳에서 촬영해 사진 스펙트럼을 넓혀준다고.

 



탐나는사진가들


자신만의 뚜렷한 작품 세계를 가지고 꾸준한 작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젊은 사진가에게 다양한 협업 기회를 제공하는 디카톡의 사진 작가 지원 프로젝트입니다. 디카톡은 사진 및 디지털카메라 관련 월간지 <디지털카메라매거진> 한국판에 매달 젊은 사진가 1명과 나눈 이야기를 담은 연재 인터뷰를 게재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젊은 사진가의 작업을 세상에 알리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해 젊은 사진가가 환경적 제약 없이 작품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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