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근, 그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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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풍경 사진가 최우근

풍경 사진은 같은 여행지를 촬영하더라도 사진가가 풍경을 바라보는 눈에 따라 다른 장소처럼 보이기도 한다. 최우근 사진은 익숙한 장소지만 무언가 다르다. 다양한 구도를 생각하고 그 생각을 다시 메모하면서 같은 장소를 새로운 시각으로 기록하는 최우근. 그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머릿속으로 상상한 이미지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담아내는 최우근을 만나 그의 사진 작업과 카메라에 대해 물었다. 




SONY α7R III / FE 16-35mm F2.8 GM / 초점 거리 30mm / (F11, 1.3초) / ISO 100

▲ 순천만 일몰 직후 모습. 생각보다 구름이 없던 탓에 기대했던 일몰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썰물이 남긴 물길에 일몰 직후 하늘에 남아있는 빛이 반사돼 인상적인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사진 작업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설렘’이다. 사진 작업을 하는 시간은 설렘으로 가득 찬 시간이다. 사진 한 장을 위해 구도를 구상하며 촬영을 준비하고 상상하던 이미지를 현장에서 실재하는 이미지로 얻는 과정. 그 설레는 과정을 따라 사진가라는 직업을 택했다. 여행지에서 낯선 환경이 주는 긴장감 덕분에 설렘이 몇 배가 되기도 한다. 이 점이 내가 여행 풍경 사진 작업을 계속하는 이유다. ’설렘’이라는 단어는 내 사진 작업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다. 




SONY α7R III / FE 16-35mm F2.8 GM / 초점 거리 16mm / (F5.6, 1/80초) / ISO 100

 가을이 절정으로 치달을 무렵 거대한 은행나무로 유명한 원주 반계리를 찾았다. 은행나무 외형을 담는 대신 가을이 보여주는 색을 담고 싶어 나무 안쪽에서 보여지는 가을 색을 향해 카메라를 들었다.


최우근 사진을 보고 있으면 마치 그 장소를 다녀온 듯 생생한 느낌이 든다. 스스로 자신이 어떤 사진을 촬영하는 사진가라고 생각하는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담는 사진가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러한 사진을 찍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진가가 좀 더 솔직한 표현이겠다. (웃음) 멋진 풍경을 있는 그대로 복사하거나 예쁘게 포장해서 전달하는 사진보다 작가가 자신만의 시선과 테크닉을 통해 완성한 사진이 좋다고 생각한다. 사진을 보는 사람이 작가가 촬영한 사진에 공감하거나 본인이 가진 경험과 생각을 융화시켜 또 다른 느낌과 물음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좋은 사진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사진가로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 촬영할 때마다 늘 고민한다. 그래서 항상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담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SONY α7R III / FE 16-35mm F2.8 GM / 초점 거리 35mm / (F8, 25초) / ISO 100

 에펠탑을 주변 경관과 함께 담기 위해 이른 시간에 촬영했다. 장노출 촬영을 하기 위해 셔터 속도를 25초로 두고 뒤로 흐르는 구름과 관광객 움직임을 함께 담았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도 50여개 나라를 다니면서 촬영했다고 들었다. 사진 한 장이 나오기까지 어떤 작업 과정을 거치는지, 그 과정에서 풍경 사진가로서 겪는 어려움은 없는지 궁금하다. 

촬영 여행지를 정하면 해당 여행지가 가진 특색을 고려해 구체적인 촬영 장소와 동선을 확정한 뒤 머리 속으로 이미지를 그린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했던 경험과 메모해뒀던 참고 자료, 상상력 등을 총동원해서 최대한 구체적으로 구상한다. 현장에 도착하면 구상했던 장면을 최대한 사진으로 나타내려고 한다. 이렇게 준비를 해도 날씨 같은 천재지변은 컨트롤 할 수 없어 항상 플랜B, 플랜 C까지 생각해 둔다. 천재지변 외에도 미리 확인할 수 없는 공사 현장이나 최근 미국 연방정부에서 실행한 셧다운 같은 돌발 상황은 풍경 사진가를 괴롭히는 변수다. 




SONY α7R III / FE 70-200mm F2.8 GM OSS / 초점 거리 200mm / (F2.8, 1/320초) / ISO 100 

▲ 노르웨이 로포텐 제도에서 운전하던 중 사이드미러로 환상적인 빛내림이 눈에 들어왔다. 촬영하기에 안전한 곳을 찾아 급히 차를 정차한 후 망원렌즈로 로포텐 제도에서 지고 있는 노을을 촬영했다.


영화를 보면서 최우근만의 촬영 장소나 구도를 찾는다고 들었다. 특유의 시선으로 사진을 담아내기 위해 촬영에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창의적인 생각은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어느 순간 번쩍 나타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계속 관찰하고, 생각하고, 고민한 내용이 쌓이면 필요한 순간에 새로운 부분으로 나타난다. 나도 창의력이 뛰어나지 않아 내가 접하는 모든 경험에서 답을 구하고자 노력한다. 영화나 CF, 뮤직 비디오 등을 유심히 보고 책을 읽으며 상상한 내용을 메모하는 이유다. 생각해 둔 장면을 실제로 촬영하기 위해 준비할 때면 항상 메모를 보면서 예정돼 있는 여행지에 적용해 보려고 한다. 사진가에게 나만의 시선을 갖는 일은 진정한 축복이자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남들과 다른 시선을 갖는 과정은 고민의 연속이며 큰 숙제다. 한동안은 이 숙제를 계속하지 않을까. 




SONY α7R III / FE 16-35mm F2.8 GM / 초점 거리 35mm / (F3.2, 1/125초) / ISO 800 

로포텐 제도에 있는 바다를 촬영하던 중 새 떼 한 무리가 순간 날아올랐다. 순백색을 가진 새와 주변에 있는 자연 색이 너무 잘 어울려 바다와 함께 프레임에 담았다.


최우근이 마주한 수많은 여행지 풍경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는지 궁금하다. 

요르단에 있는 페트라로 여행 갔을 때 많은 사람이 가장 유명한 유적지인 ‘알카즈네’에 주목했다. 나 또한 그랬다. 그러나 알카즈네 주변에 있는 베두인 무덤을 들어갔을 때 무덤 안에서 밖을 바라보며 이곳에 묻혔던 베두인의 마지막 심정은 어땠을지 궁금해졌다. 그 심정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 지역적 상징을 더하고 싶어서 무덤 밖으로 낙타가 지나가기를 기다렸고 마침내 원했던 장면을 촬영할 수 있었다. 




SONY α7R III / FE 16-35mm F2.8 GM / 초점 거리 22mm / (F16, 25초) / ISO 100

▲ 노르웨이 북쪽에 위치한 로포텐 제도 지역은 겨울이 되면 하루 종일 해가 뜨지 않는 극야 기간이 시작된다. 로 포텐 제도는 해가 뜨지 않아도 마을 조명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운 곳이다.


노르웨이의 여름과 겨울을 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알고 있다. 수많은 여행지 중 노르웨이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지난 초겨울 노르웨이 북쪽에 있는 로포텐 제도에서 일주일간 풍경 사진을 찍으며 노르웨이가 가진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여행을 할 때마다 멋진 풍경, 친절한 사람, 맛있는 음식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좋은 기억을 얻는다. 로포텐 제도는 그 모든 이유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지역이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좋은 기억을 사진으로 남기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좀 더 준비를 한 뒤 노르웨이에 오래 머물면서 제대로 된 겨울과 여름 풍경을 담기 위해 작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SONY α7R III / FE 70-200mm F2.8 GM OSS / 초점 거리 70mm / (F3.2, 1/400초) / ISO 400 

▲ 하얀색 집이 흐린 날씨에 산으로 둘러싸인 주변 호수와 함께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


최근 풍경 사진을 촬영할 때 소니 α7R Ⅲ로 촬영한다고 알고 있다. 소니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게 된 계기가 있나?

사진을 시작하고 10년 넘게 DSLR로만 작업했다. 1~2년 전부터 현장에서 만나는 작가에게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에 대한 호평을 듣는 횟수가 잦아졌다. 또한 여러 매체에서 정보를 접하면서 소니 미러리스로도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운 좋게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에 선정돼 α7R III를 접했다. 이후 적응기를 거쳐 사용 빈도를 늘렸고 현재는 주로 α7R III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ONY α7R III / FE 16-35mm F2.8 GM / 초점 거리 31mm / (F1/100, 3.2초) / ISO 800 

 로포텐 제도에 있는 눈 내린 호숫가 풍경을 촬영한 모습이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 호수 뒤편에 있는 산이 호수 위에 제대로 반영된 순간을 포착했다.


여행지 풍경 사진을 촬영할 때 소니 α7R Ⅲ가 갖는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풍경 사진 출사를 위해 짐을 꾸릴 때마다 장비 무게가 상당한 부담이었다. 특히 장시간 트래킹이나 산행이 필요한 곳에서 촬영할 때면 100g이 1kg 이상으로 느껴졌다. 이때 a7R III가 가진 콤팩트한 사이즈와 가벼운 무게는 확실한 솔루션이 됐다. 또한 고해상도 바디에서 나오는 화질과 디테일, 그리고 넓은 DR이 구현하는 보정 관용도는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이미지를 실제로 옮기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우려했던 배터리 성능 또한 거친 환경에서 촬영했을 때조차 하루에 2개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곳곳에 배치된 커스텀 버튼이나 간편한 포커스 이동을 위한 조이스틱 등도 사용 패턴에 잘 맞아 신속하게 촬영해야 하는 순간에 빛을 발하고 있다. 




SONY α7R III / FE 16-35mm F2.8 GM / 초점 거리 16mm / (F18, 10초) / ISO 100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오름 이라고 생각한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제대로 나타내고자 일출 순간에 저 멀리 보이는 성산일출봉과 함께 촬영했다.


주로 어떤 초점 거리 렌즈를 사용해, 피사체와 어느 정도 거리감을 두고 촬영하는 편인가? 

풍경 사진에서 80% 가량을 FE 70-200mm F2.8 GM OSS와 FE 16-35mm F2.8 GM으로 촬영한다. 입체적인 풍경을 평면으로 압축해서 표현하고 싶을 때는 200mm 망원렌즈를, 반대로 원근감을 극대화해서 표현하고 싶을 때는 16mm 광각렌즈를 사용한다. 인물이 포함되거나 도시에서 스트리트 포토를 촬영하는 경우에는 50mm나 55mm 단초점렌즈를 사용해 위 두 렌즈 화각을 사용하면서 나오는 단조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하고 있다. 




SONY a7R III / FE 70-200mm F2.8 GM OSS / 초점 거리 130mm / (F8, 1/640초) / ISO 100 

 맑은 날, 동해바다는 늘 잔잔하다. 항상 비슷한 사진뿐이었는데 이 날은 맑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성난 파도가 높게 일었다. 덕분에 일출이 가진 빛과 함께 멋진 파도를 포착할 수 있었다. 


마지막 질문이다. 사람들에게 어떤 사진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에서 누구도 볼 수 없는 사진을 찍는 사진가로 기억되고 싶다. 지금은 사진가뿐 아니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전문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고, 그 차이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신만이 가진 생각이 담기지 않은 사진은 그저 ‘좋아요’를 받는 일회성 소비에만 그칠지도 모른다. 내가 찍은 사진이 누군가에게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진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담는 사진가가 되어 나만의 색과 프레임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내 사진을 봐주는 모든 사람에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새로운 시각을 전달하고 싶다.




PROFILE 


최우근 Choi Wookeun


풍경, 여행 및 상업사진을 찍고 있으며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2018년에는 개인전 <나에게 온 시간들>을 열었고,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에도 선정됐다. 사진을 통해 조금 더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사랑하는 모든 부분, 아름다운 순간을 사진으로 기록하고자 한다.



• Instagram:@spookylens

• 웹사이트 : www.spookylens.com

 



• 사용장비 


SONY α7R III

풍경 사진가 최우근은 미리 생각해둔 이미지를 그대로 담아내는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 α7R III를 사용한다. 그가 소니 미러리스를 선택한 이유는 α7R III가 가진 고해상도 바디에서 나오는 화질과 디테일,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언제 어디서든 휴대할 수 있는 편의성 때문이다.


FE 16-35mm F2.8 GM 

FE 70-200mm F2.8 GM OSS 

Sonnar T* FE 55mm F1.8 ZA

풍경 사진가 최우근은 촬영 목적에 따라 다양한 화각을 가진 렌즈를 사용한다. 입체적인 풍경을 평면으로 압축하고 싶을 때는 FE 70-200mm F2.8 GM OSS를, 원근감을 극대화하고 싶을 때는 FE 16-35mm F2.8 GM를 주로 사용한다. 스트리트 포토는 주로 Sonnar T* FE 55mm F1.8 ZA로 담는다.

 



탐나는사진가들


자신만의 뚜렷한 작품 세계를 가지고 꾸준한 작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젊은 사진가에게 다양한 협업 기회를 제공하는 디카톡의 사진 작가 지원 프로젝트입니다. 디카톡은 사진 및 디지털카메라 관련 월간지 <디지털카메라매거진> 한국판에 매달 젊은 사진가 1명과 나눈 이야기를 담은 연재 인터뷰를 게재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젊은 사진가의 작업을 세상에 알리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해 젊은 사진가가 환경적 제약 없이 작품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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