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사진가 권오철, 밤하늘의 경이로움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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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옐로나이프, Sony A7S + Canon 8-15mm F4 / 2대 스티칭 / F4 동영상 중 한 프레임 캡쳐 / ISO 25600 


밤하늘의 경이로움을 전달한다

사진가 권오철은 천체를 전문으로 촬영한다. 일과 천체 사진을 병행하다가 2009년 캐나다 옐로나이프 오로라 원정대의 강사로 초청된 이후 전업 사진가로 전향했다. 천체 사진만을 전문으로 하는 사진가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그래서 국내에서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그의 사진은 인정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NASA가 선정하는 ‘Astronomy Picture odf the Day’와 내셔널지오그래픽에 그의 사진이 실렸다. 다양한 사진기자재 전문 제조사도 앞다투어 그를 자사 제품을 알리는 대사로 임명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매거진이 천체 사진가 권오철에게 그의 작업에 대해 물었다.




대한민국 학암포, Rollei SL66E + Carl Zeiss Distagon HFT 50mm F4 / Kodak E100VS / (F5.6, 50분) / ISO 100 


전문가용 디스플레이 제조사 에이조(EIZO)의 컬러엣지 앰버서더 프로그램에 선정되셨습니다. 올해에는 소니 ‘글로벌 이미징 앰버서더’ 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평가가 작업을 지속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미치나요?

현재 쓰고 있는 소니 카메라가 9대이고, 에이조(EIZO) 모니터 역시 약 10년 전부터 계속 써오던 것입니다. 그래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만 앰배서더 프로그램으로 제 작업이 더 많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천체 사진의 특성상 개발된 제품 기능의 극한까지 활용하기 때문에 제조사측 담당자들과 바로 바로 연락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좋습니다. 





작가님의 이름은 천체 사진가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기도 하고 한편으로 타임랩스 하면 가장 첫 번째로 손 꼽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 두 분야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도 하지만 사진과 영상, 각각 다른 영역이기도 합니다. 천체를 담을 때 이 두 가지 매체가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매력은 무엇인가요? 또한 작가님께서는 어떠한 영역에서 더 큰 즐거움을 느끼시나요?

우리가 TV에서 보는 영상도 1초에 30장의 사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입니다. 제 작업은 한 장 한 장의 사진을 모아 타임랩스 영상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영상의 어느 한 프레임을 빼서 사진으로 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사진과 타임랩스 영상을 페이스북 같은 곳에 올려보면 사진이 ‘좋아요’ 가 더 많이 나온다는 겁니다. 천체를 표현하는데 타임랩스 영상이 역동적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강한 인상을 준다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사람들은 사진 한 장을 찬찬히 살펴볼 때 흘러가는 영상을 보는 것보다 더 큰 인상을 받는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사진 한 장을 목적으로 하는 것과 타임랩스 작업은 들어가는 품이 천지차이기 때문에 좀 억울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 작업을 팔아서 밥벌이를 해야 하는 전업 사진가의 입장에서 아무래도 수입에 신경 쓸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 시장보다는 영상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거든요. 또한 스스로도 영상 작업에 좀 더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영상으로 그리고 이제는 영화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2016년에는 오로라를 주제로 천체투영관용 VR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고요. (<생명의 빛 오로라>, 과천, 부산, 대구 등 전국의 과학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우주의 역사에 관한 영화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안면도, Rollei SL66E + Carl Zeiss Distagon HFT 40mm F4 FLE / Kodak E100VS / (F4, 30분) / ISO 100


천체 사진은 대상이 되는 피사체의 영향을 크게 받는 작업일 듯합니다. 천체 사진에서 작가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요소, 혹은 천체 사진에 작가의 스타일을 반영한다는 것은 어떠한 것인가요? 작가님께서 최근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러한 면에서 가장 고민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천체 사진가로서의 사명을 “밤하늘의 경이로움을 사진으로 다른 이들에 전달하는 행복한 직업” 으로 정했습니다. 내가 밤하늘을 봤을 때의 느낌을 어떻게 하면 내 작업의 결과물에서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느낄 수 있게 할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 눈으로 본 화각 정도를 가장 선호합니다. 제 안경 테두리 화각을 어림해보니 약 21mm 정도의 렌즈와 비슷하더군요. 망원경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천체 사진과 다른 점입니다.


예전 필름 시절에는 눈으로 본 것만큼 사진으로 재현하기 어려워서 별의 일주운동을 궤적으로 담는 작업을 했습니다. 작가의 스타일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궤적 사진은 눈으로 본 것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럴 여지가 훨씬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추상 작업이거든요. 밤하늘 별의 밀도, 위치에 따른 궤적의 길이와 모양이 만들어내는 느낌은 무척 다양합니다. 지금의 디지털 카메라는 인간의 눈으로 본 하늘보다 훨씬 많은 별을 표현해 줍니다.


게다가 포토샵 등의 후반 작업을 거쳐 매우 강한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그런 사진들이 유행하고 있습니만, 제 경우에는 너무 과도하지 않게 눈으로 본 기억 속의 인상을 재현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다 밤하늘을 잘 재현하기 위해 사진에서 타임랩스 영상으로, 이제는 밤하늘 전체를 영상으로 담는 VR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Ancient Bristlecone Pine Forest, Sony A7R2 + 삼양 XP 14mm F2.4 / (F2.8, 15초) / ISO 6400


작가님께서 온라인 사이트에 올리신 글 중 ‘의자’ 를 고민하는 글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편집시간 때문에 의자를 고민한다고 하셨는데 천체 사진과 타임랩스에서 편집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나요? 그리고 편집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1년에 밖에서 자는 날이 평균 100일 정도더라고요. 집에서 편집하는 날이 2/3 정도입니다. 그렇게 해도 촬영한 것을 모두 편집하지는 못합니다. 사진 한 장 한 장 편집하는 것도 만만치 않지만 그것을 수 천장씩 하는 것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동일한 작업은 자동화된 일괄작업(batch process)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이것도 용량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제 방에는 컴퓨터 4대가 돌아가고 있어서 전기요금 누진제 시절에는 40만원 넘게 전기요금이 나오기도 하더라고요. 편집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거듭 말씀 드리지만, 내가 본 밤하늘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 있습니다. 인공위성, 비행기, 차량의 불빛과 같이 그런 느낌을 방해하는 인간의 흔적들은 다 지워냅니다. 여기에 시간이 가장 많이 들어갑니다.




권오철 작가가 편집 시 사용하는 모니터 구성. 에이조 CG241과 CG2730을 메인 모니터로 활용한다. 지금까지 그가 편집한 수많은 작업이 에이조 모니터를 거쳤다. 정확한 표준 때문이다.


천체 사진에서 편집에 대한 부분이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작가님께서는 편집 장비를 어떻게 구성하셨나요? 또한 편집에 있어서 좋은 디스플레이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편집 장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니터입니다. 사람도 몸 천 냥에 눈이 구백 냥이라고 하잖아요. 대부분의 사진을 모니터 또는 휴대폰 액정을 통해서 보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각각의 디스플레이는 다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내가 기준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 모니터가 기준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면, 이 모니터로 보정한 모든 사진은 다른 디스플레이에서 제 의도와 다르게 보이게 됩니다. 


디스플레이 종류는 많지만 표준으로 삼을 만한 품질을 만족하는 모니터는 많지 않습니다. 제 편집 장비 구성은 사진과 같습니다. CRT에서 LCD로 넘어올 때부터 쓰던 에이조(EIZO) CG241 모니터(24인치)는 좌우로 듀얼 모니터로 구성했고, 크기가 큰 27인치 에이조 CG2730은 좌우로 구성하기 힘들어서 상하로 듀얼 모니터를 구성했습니다. 메인 모니터에 주 편집창을 띄우고 각종 설정창을 보조 모니터에 띄웁니다.




스페인 La Palma, Sony A7R2 + 삼양 XP 14mm F2.4 / (F2.4, 15초) / ISO 3200


한국에서는 천체 사진가가 굉장히 드문 직업인데 범위를 세계로 넓힌다면 어떠한가요? 별이 잘 보이는 곳을 찾으시다 보면 그곳에서 다른 천체 사진가를 만나기도 할 것 같습니다. 촬영지에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천체 사진을 취미로 하는 분들은 많지만 밥벌이로 하는 것은 제가 대한민국에서 유일할 것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천체 사진으로 직업을 삼은 경우는 양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TWAN (The World At Night) 라고 전세계의 유명 천체 사진가들이 모인 단체가 있습니다. 지금은 한사십 명 정도인데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모인 적은 없습니다. 한 번은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 앉더라고요. 그 사람도 제가 낯이 익었나 봅니다. TWAN 멤버였습니다.



천체 사진을 촬영하는데 장비의 발전과 변화가 가져온 새로운 영역이 있나요? 앞으로 천체 사진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할까요?

천체 사진은 장비의 발전과 같이 변화합니다. 새 카메라가 나오면 가장 먼저 테스트하는 곳이 천체 사진쪽일 겁니다. 그만큼 카메라가 발전하는 것에 따라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집니다. 소니에서 2014년에 출시한 초고감도 A7S 카메라는 밤하늘의 오로라를 사진이 아닌 동영상으로 표현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었습니다. 이전에는 사진이나 타임랩스로 담았기 때문에 그 움직임을 실제와 같이 표현할 수 없었지요. 디지털카메라는 더욱 고감도, 저노이즈, 보다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 등을 목표로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런 발전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곳이 천체 사진입니다. 기기의 발전은 누구나 쉽게 천체 사진을 시도할 수 있게 합니다. 지금도 최신 휴대폰으로는 은하수를 촬영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더욱 더 좋아질 겁니다. 아무래도 앞으로 직업으로서의 천체 사진가가 먹고 살기는 힘들어지겠지요.




PROFILE 


권오철


천체 사진가. 초•중•고 과학 교과서에 다수의 천체 사진을 수록하였으며 방송•기업홍보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 그의 타임랩스 영상이 담겼다. 저서로는 <별이 흐르는 하늘> <신의 영혼 오로라> <진짜 너의 꿈을 꿔라>가 있다.


• 홈페이지 : www.kwonochul.com

• 페이스북 : www.facebook.com/kwon572



<사진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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