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사진가 양종훈,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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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변화시키는 사진의 힘

양종훈은 어떤 사진가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사진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진가”라고 답했다. 그는 시각장애인, 에이즈 환자 등 그들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사진 한 장으로 그들을 위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예술가와 사회 활동가를 넘나들며 인간에 대한 관심을 사진으로 표현하는 양종훈을 만나 다큐멘터리 사진과 카메라에 대해 들어봤다. 





사진에도 다양한 분야가 있다. 왜 다큐멘터리라는 분야를 택했는지 궁금하다. 

제주도에서 태어나 7살 때 처음 서울에 올라왔다. 그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목포를 거쳐 광화문 앞 지하도를 내려가는데 별천지 같은 서울에 충격을 받았다. 그때부터 모르는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늘어갔다. 한 20년 전부터는 교도소 수감자, 소년원 아이들, 호주 원주민들, 에이즈 환자처럼 갇혀 있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려면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며 사진을 찍어왔다. 왜 다큐멘터리 사진가가 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늘 어릴 적 호기심이 지금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라 말한다. 다큐멘터리는 항상 궁금했고 촬영은 그 궁금증을 해소하는 일련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마음으로 보는 세상> 프로젝트가 인상 깊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미국 유학 당시 오하이오 대학교에서 시각장애인 부부를 만나 사진집을 만든 적이 있다. 사진집을 제작하면서 프로필 사진을 시각장애인 남편에게 찍으라고 했다. 그때는 수동 카메라로 세팅을 맞춰가며 촬영해야 했는데 무리 없이 잘 찍었던 기억이 난다. 어느 날 광화문을 지나다가 2007년 동아미술대전 사진전 공모 내용을 봤고 그때가 생각나 시각장애인을 교육해 그들이 촬영한 사진을 전시하겠다는 기획안을 냈다. 좋은 기회를 얻어 전시까지 진행했다. 


전시가 끝날 무렵 시각장애인 한 분이 “내가 사진 찍으면 법에 걸리는 줄 알았어요”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 한 마디가 나를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다. 시각장애인은 보통 일주일이면 카메라 매뉴얼을 손에 익힌다. 세상에 못할 일은 없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알리고 그들에게 새 삶을 찾아주기 위해 <마음으로 보는 세상> 사진전을 이끌어왔다. 현재까지 50여 명이 참여했고 올해도 12월 말까지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고내 삼춘> 작업처럼 양종훈은 사람들의 삶을 사진을 통해 보여준다. 사람들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 촬영하는 다큐멘터리 인물 사진은 ‘친해지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

<고내 삼춘>은 제주 해녀 12명이 물질 하러 가기 전 준비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은 사진 작업으로, 전시도 진행했다. 사진을 다 찍는 데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사진은 12장이지만 셔터 속도가 1/125초, 1/60초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해녀들이 사진 촬영을 거부했다. 그들이 내 카메라 앞에 서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 마음을 열기까지 1년이 걸릴 수도, 20년이 걸릴 수도 있다. 투자가 없으면 결과도 없다는 생각으로 피사체에 먼저 다가가 마음을 열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친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고향 제주에서 히말라야까지 다양한 곳을 오가며 삶을 담아왔다. 유독 기억에 남는 곳이 있는지 궁금하다.

히말라야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히말라야는 어릴 적 만났던 제주도 모습과 닮았다. 특히 히말라야 사람들이 순간순간 버텨가며 사는 모습이, 그 옛날 제주도 사람들 모습과 비슷해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스와질란드도 잊지 못한다. UN NGO 활동으로 방문했을 때 그곳 사람들이 타지에서 온 나를 테스트한 적이 있다. 녹슨 쇠난로에 물과 밀가루로 빈대떡을 구워줬는데 만든 사람이 에이즈 환자였다. 개의치 않고 빈대떡을 맛있게 먹은 뒤 좀 더 달라고 했더니 그제야 마음을 열었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는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승부수를 걸 듯이. 논리와 순발력이 있어야 하고 너무 튀지 않도록 복장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무리 위험하고 어려운 순간이라도 있는 듯 없는 듯 끈기 있게 투자를 해야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스스로 생각하는 ‘가장 좋은 사진’이란 무엇인가?

가장 좋은 사진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이기에 좋은 사진을 보고 감상에 젖을 시간이 없다. 좋은 사진은 남들이 평가하는 일이지 내가 직접 좋은 사진을 찾아 취해 있을 여유는 없다고 본다.





다큐멘터리 사진을 위한 카메라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신속성이다. 전문 모델이 아닌 일반인을 찍다 보니 대화를 나누거나 일상에서 순간적인 포즈를 재빠르게 포착해 촬영한다. 다큐멘터리 사진 촬영에 있어 매번 속도감 있는 사진만을 촬영하진 않지만 10장 중 1~2장은 그런 장면이 꼭 필요하다. 소니 α7R III는 신속하게 원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데 적합한 바디다. 특히 Eye-AF 덕에 인물에 초점이 딱딱 맞아 촬영 스트레스를 덜 수 있었다. 또 α7R III를 통해 보케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됐다. 결과물도 사용감도 뛰어나다. 가벼우면서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은 전부 있다. 이제까지 수많은 카메라를 사용해봤는데 내 마음과 가장 잘 맞는 카메라다.




주로 사용하는 소니 FE 85mm F1.4 GM 렌즈가 가진 장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소니 FE 85mm F1.4 GM은 인물과 보케가 확실히 구별된다는 점이 좋았다. 보통 50mm 렌즈가 사람 시야와 비슷하다고 하는데, 나는 85mm가 가장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85mm는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기도 좋다. 향후 인물 촬영에서도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6시 내고향 속 코너 양종훈人을 진행할 때는 FE 24-70mm F2.8 GM을 활용하기도 한다. 가끔 망원렌즈가 필요한 순간도 있지만 웬만한 경우 이 렌즈로 모두 커버 가능하다.





사람들에게 어떤 사진가로 기억되고 싶나?

사진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진가’로 기억되고 싶다. 시각장애인, 에이즈 환자 등 사진으로 이들을 위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사진 그 자체가 아니라 사진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일이 바로 ‘예술’이 아닐까 한다. 올해 안에 스와질란드 에이즈와 관련한 책자를 만드는 일이 목표다. 20년 동안 지속해서 진행해온 제주 해녀에 관한 연구도 심도 있게 하고 싶다. 무엇보다 한 달에 한두 번이라도 제주에 방문해 풍경을 멋지게 찍어보려고 한다. 소니 카메라로 담을 피사체가 한가득이다.




PROFILE 


양종훈


상명대학교 대학원 교수이자 다큐멘터리 사진가. 양종훈은 제주도에서 태어나 바다와 산을 보면 자연스레 카메라를 든다. 그에게 바다는 어머니 품과 같고 산 역시 너무 아름다운 피사체다. 로버트 카파가 촬영한 전쟁 사진을 보고 사진이 주는 힘을 깨달았던 그는 한라산 중턱과 정상에서 바라보는 느낌이 다르듯 한 피사체가 가진 여러 느낌을 기록해두는 일에 의미를 두고 사진 작업에 임하고 있다.




• 사용장비 

- SONY α7R III

 



<사진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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