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와 12mm F/2.8 Zero-D 5인5색 체험기

최고관리자 92


제로 왜곡에 도전하다 

중국 무시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한다. 실제 산업분야에서 중국의 역할은 무척 크다. 완제품은 각 나라에서 생산한다고 해도 그것을 구성하는 부품은 중국에서 납품 받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휴대폰에 사용하는 배터리다. 중국 주요 대학교 도서관의 전등은 밤에도 꺼지지 않는다고 한다. 10억이 넘는 인구 중에서 경쟁에 경쟁을 거쳐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밤을 새워 공부하기 때문이다.


라오와(LAOWA)는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한 렌즈다. 혜성처럼 나타났는데 그 수준이 예사롭지 않다. 디지털카메라매거진이 국내 사진 전문 리뷰어를 초대해 라오와 12mm F/2.8 Zero-D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5인 5색. 저마다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라오와 렌즈 리뷰.





 LAOWA 12mm F/2.8 Zero-D

 가격 

129만원 

 초점거리

12mm

 최대개방 조리개 

F2.8

 렌즈 구성

10군 16매

 최단 촬영 거리 

18cm

 조리개 날개 매수 

7매

 크기(ØxH)

74.8x82.8mm

 무게

609g

 문의

라오와코리아




매크로 촬영 매니아들이 만든 렌즈


라오와(LAOWA)는 중국 장경광학(长庚光学)의 렌즈 브랜드로 한자 로와(老蛙)를 중국어로 읽은 것이다. 라오와를 우리말로 풀이하면 ‘늙은 개구리’가 된다. 뜬금없이 렌즈 이름에 왠 늙은 개구리인가 싶은데 실은 마오쩌둥의 시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호랑이처럼 웅크린 개구리를 바라보며 그 모습에 빗대 자신의 포부를 적었는데 여기에서 착안해 라오와라는 이름을 지었다.


장경광학은 회사를 소개하는 글에 매크로 촬영 마니아가 모여 만든 곳이라고 적었다. 촬영을 하면서 기존 렌즈에 아쉬웠던 점을 직접 보완해서 렌즈를 개발한 셈이다. 제품을 보면 그들의 의욕이 느껴진다. 특히 15mm F4 1:1 Macro Shift의 경우 초광각이면서 매크로 촬영이 가능한 독특한 사양인데 작은 피사체와 그를 둘러싼 외부 환경을 한 번에 담으려는 목적이 느껴진다. 여기에 시프트 기능까지 넣어 초광각 특유의 원근감마저 수정하려고 했다. 욕심이 대단하다.


대체 어떤 과정을 거쳤기에 처음부터 이렇게 개성 있는 렌즈를 만들 수 있었는지 자세하게 설명을 듣고 싶지만 아쉽게 그 부분까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여러모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브랜드다.

이번에 다룬 12mm F/2.8 Zero-D는 촬영 화각이 122°에 이르는 초광각 렌즈다. 이쯤 다가가면 되겠지 싶은 거리에서도 촬영하고자 했던 피사체는 저 만치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엄청나게 화각이 넓다. 그럼에도 이름에서 밝히고 있듯 왜곡(Distortion)이 제로에 가깝다.


찌그러진, 뒤틀린 정도로 풀이할 수 있는 이 ‘디스토션(Distortion)’은 화면이 둥글게 말리거나 반대로 안쪽으로 깊숙하게 휘어진 것 같은 현상을 말한다. 촬영 위치에 따라 기울어진 것처럼 보이는 원근감(Perspective)와 구분해야 한다. 덕분에 12mm F/2.8 Zero-D로 건물을 촬영하면 직선이 분명하게 표현된다. 아래에서 위로 혹은 위에서 아래로 바라보지 않고 정면으로 촬영하면 이 렌즈의 초점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이번 기사는 기자 한 명이 렌즈를 사용해 보는 것이 아니라 전문 리뷰어 4명과 디지털카메라 매거진 기자 1명이 각각 사용해본 소감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각각 이 렌즈를 어떻게 느꼈는지 그 차이를 살펴보자.




5인 5색 렌즈 리뷰

CANON 5D Mark IV / 12mm / (F8,30초) / ISO800

150컷 합성으로 별 궤적 표현


단단한 만듦새와 뛰어난 화질

라오와 렌즈를 처음 만졌을 때 ‘잘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하나 대륙의 실수가 탄생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듦새가 단단하고 포커스 링과 조리개링의 차분한 저항이 만족스러웠다. 금속 후드가 외관 완성도를 높여 전체적인 느낌이 독일제 고급 렌즈를 떠올리게 했다. 카메라 바디에 장착하면서 문득 렌즈접점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부분은 조금 의아하다. 렌즈를 이렇게 잘 만들었는데 접점이 없다니?








DSLR 사용자에게 접점 부재는 곤란한 부분이다. 파인더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노출뿐이고 초점은 라이브 뷰 기능을 활용해야 했다. 커다란 DSLR을 들고 LCD 창을 바라보며 초점을 맞췄더니 시간이 꽤 소요됐다. 하지만 이러한 불편함을 잊게 할 만큼 화질은 뛰어났다. 조리개를 조금만 조여도 주변부 디테일이 살아났고 왜곡도 상당히 억제됐다. 




PROFILE


김해진


오랫동안 미술학원 입시강사를 하다 대학 선배의 권유로 사진을 시작했다. 월간지 사진기자로 5년 사진생활을 했고 현재 아웃도어 매거진 THRU, 자동차 디테일 전문 매체 ‘오토 그루밍’등 여러 업체의 사진과 영상을 맡고 있다.



SONY A7R II / 12mm / (1/25 초) / ISO 400


새로운 차원을 열다

초광각은 항상 생각지도 못한 화면을 그려준다. 광각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기존에 알던 세상이 아닌 또 다른 차원이 펼쳐진다. 라오와의 새로운 12mm F2.8 렌즈가 그렇다. 12mm라는 초점거리는 광활한 화각을 보여주는데, 처음 접한 사람은 적지 않게 당황하게 된다.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모든 것을 프레이밍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렌즈는 많은 상상력과 동시에 절제력이 필요하다. 전경에서 후경까지 파인더를 보는 눈과, 거리를 조절하는 발을 이용해 한껏 다가섰다가 물러나는 재미는 기존 렌즈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즐거움이다.








왜곡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렌즈의 수차적인 결점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왜곡 수차이고, 두 번째는 피사체와의 거리로 인한 원근 왜곡이다. 전자는 렌즈의 성능에 따라 크게 달라지게 되고, 두 번째는 모든 렌즈에서 완벽하게 동일하게 나타난다. 그렇기에 초광각 렌즈는 직선을 곡선이 아닌 직선으로 표현해주는 왜곡 수차 억제력이 크게 중요하다.


라오와 12mm F2.8은 이 부분을 압도적으로 표현한다. 높게 올라간 거대한 건물의 표면이 휘지 않고 그대로 나타난다. 너무나 당연한 것 같은 이야기이지만 이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온 렌즈는 거의 없다. 


사진에 있어서 결과물만큼 중요한 것이, 카메라와 렌즈를 다루는 즐거움이 아닐까? 특히 수동 렌즈에서는 손에 닿는 차가운 금속 재질의 경통, 원하는 만큼 부드럽게 돌아가면서도 정확하게 멈추는 초점링, 명확하게 단계를 구분하면서 조리개 변화를 손으로 전달해주는 조리개링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라오와 렌즈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분명히 만족 할 만한 퀄리티를 보여준다. 내 손의 움직임이 그대로 렌즈와 호흡하는 즐거움이 있다.




PROFILE


올리브페이지(김재민)


<올페의 감성 꽃사진> 저자, 네이버 사진 부분 파워 블록, 다양한 사진/카메라/렌즈 관련 칼럼, 강좌, 리뷰를 진행 중이다.



SONY A7R II / 12mm / (30초) / ISO 100


킥스타터를 통해 태어난 초광각 렌즈를 소개합니다

해외정식 출시 후 렌즈를 해외직구 하는 경우를 종종 봤는데 이제 라오와 코리아를 통해 국내에서도 정식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렌즈는 캡을 제외하고 외관이 거의 금속이라 묵직하면서 견고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안쪽을 난반사 방지 처리한 후드는 체결 감각이 분명하지 않아 아쉽다.


초광각 렌즈는 왜곡수차보정(핀쿠션, 배럴디스토션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주변부에서 중심부까지 왜곡이 보인다. 특히 광각으로 갈수록 더 심해지는데 많은 기술이 들어간 제품일수록 수차보정이 더 잘 되어있다. 그래서 사진가는 조금 더 많은 비용을 들이더라도 왜곡수차 보정이 잘 되어있는 제품을 구입하고는 한다.








물론 취향에 따라 왜곡된 이미지를 선호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쪽은 왜곡수차 보정이 잘 된 렌즈다. 수차 보정 유무에 따른 이미지가 상당히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전통건축물을 광각렌즈로 근접해 촬영하면 처마가 보다 드라마틱하게 담긴다. 그러나 왜곡이 심하면 조금 과장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라오와 12mm F2.8 Zero-D렌즈가 왜곡수차 보정이 잘 되어 있지만 그래도 피사체에 아주 가까이 근접하면 주변에 왜곡이 조금 생기기 마련이다. 다만 왜곡률이 적어 결과물이 편안하다. 이 렌즈의 조리개날은 7매로 빛 갈라짐은 14개로 나타난다. 빛 갈라짐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날카로운 느낌은 아니지만 F16정도 조리개를 조이면 꽤 선명해진다.


12mm F2.8 Zero-D를 사용해본 사람의 의견은 대체로 가격에 대한 부분이 많았다. 그것이 이 렌즈의 첫인상이 됐던 것 같다. 이 렌즈는 풍경, 건축 등을 촬영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일부분 아쉬운 면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사용해 본 중국 렌즈로써는 선입견을 깰 만한 성능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PROFILE


최일현


사진을 시작한지 20년. 디지털 1세대로 DSLR 카메라에 입문해 각종 공모전에서 입상했다.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으로 장비에 관심이 생겨 10여년 이상 관련 제품 전문 베타테스터 및 리뷰어로 활동 중이다.



CANON 5D Mark IV / 12mm / (1/80초) / ISO 125


광각렌즈의 편견을 깨준 라오와

같은 공간 다른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렌즈가 있다면 바로 광각렌즈가 아닐까 한다. 라오와 12mm F2.8 Zero-D를 처음 손에 들고 느낀 감각은 ‘묵직하다’였다. 화각이 넓은 광각렌즈는 넓은 풍경을 담는데 최고이지만 왜곡이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12mm F2.8 Zero-D는 122° 화각을 지원하면서도 왜곡이 거의 없어 보는 이에게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렌즈는 왜곡을 줄이고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저 분산 렌즈 3개와 비구면 렌즈 2개를 포함한 10군 16매 구성이다. 최대 개방 조리개는 F2.8로 밝아 실내 촬영에도 적합하며 색수차 또한 매우 낮은 수준이다. 크기도 작고 무게도 609g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아 항상 가방에 넣고 여행을 떠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렌즈의 성능을 알아보고자 다대포 바다로 떠났다. 수동으로 초점을 맞추고 조리개를 조절하는 재미와 뷰파인더를 통해 볼 수 있는 넓은 화각은 놀랍기만 했다. 재미있는 점은 사진을 후보정 할 때 여타 렌즈처럼 왜곡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됐다는 것이다. 12mm F2.8 Zero-D는 왜곡 없이 눈에 보이는 그대로 담을 수 있었다.


최소 초점거리도 18cm로 짧아 실내 촬영도 재미있다. 좁은 카페에서 찍은 사진이 정말 넓게 느껴진다. 왜곡이 없다는 점은 실내 촬영이 많은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빛 갈라짐도 충분해 야경촬영을 즐기는 사람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12mm 렌즈 너머로 바라보는 풍경은 그 동안 줌렌즈와 85mm 단초점 렌즈만 사용했던 내게 구입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요소인 것은 틀림이 없다.




PROFILE


아이작(이동주)


아이작군의 LIFE 속으로 블로그 운영자. 대한민국 대표 아빠 블로거. 루다, 루미의 자라는 모습을 예쁘게 간직하고 싶어하는 아빠진사.



SONY A7R II / 12mm / (8초) / ISO 100


꼭 완벽해야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라오와 렌즈를 보면 자신들이 사용하고 싶은 제품을 뚝딱뚝딱 만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보통 이런 제품은 패키지나 외견으로 볼 때 완벽하지 않더라도 콘셉트가 명확하고 특정 영역에서 무척 개성 있는 경우가 많다. 조그마한 공방에서 스스로 공작기계로 제품을 깎아 파는 상품은 심지어 노트 한 쪽에 손으로 쓴 설명서를 첨부하기도 하는데 그에 비하면 라오와는 무척 세련된 경우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패키지만 봐서는 LAOWA 12mm F/2.8 Zero-D의 매력을 절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삼각대를 들고 나가 조리개를 조여보지 않는다면 이 렌즈의 참 맛을 제대로 경험하기 어렵다.








최대개방 조리개가 밝은 초광각 렌즈는 초점 맞추기가 의외로 까다롭다. 해상도가 그리 높지 않았던 35mm 필름 시절이라면 F2.8로 개방했을 때 심도 만으로도 화면 전체에 초점이 맞은듯한 느낌이었지만 5000만화소에 육박한 요즘이라면 아무리 초점거리 12mm 렌즈라도 정확하게 포커스를 해야 결과물이 나온다.


12mm F/2.8 Zero-D는 꽤 잘 만든 렌즈다. 가격이 비슷한 35~85mm대 렌즈의 F2.8과 비교하면 물론 해상력에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비교 대상은 가격이 아닌 초점거리다. 동일 초점거리에서 조리개를 동일한 수치로 조이고 촬영했을 때 이 렌즈는 비네팅, 왜곡, 선예도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특히 비네팅 부분이 색상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어두워 질 뿐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비네팅에 위색이 더해지는 초광각 렌즈도 제법 많다.




PROFILE


김범무


디지털카메라매거진 편집장. 울예술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그 후로 쭉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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