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스 Otus1.4/100, 완벽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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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이란 무엇인가 

자이스 오투스(Otus) 시리즈는 광학 성능 면에서 135포맷 렌즈의 정점에 있다. 렌즈 제작은 수차와 싸움이다. 수차는 빛을 한 점으로 모이게 하는 ‘렌즈’가 가지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약점이다. 독일 수학자 자이델은 수차를 크게 5가지로 정리했다. 나열하자면 구면수차, 코마수차, 비점수차, 상면만곡수차, 왜곡수차로 흔히 ‘수차’라고 하면 떠오르는 ‘색수차’는 여기서 제외됐다.


각 수차는 발생하는 이유가 다르지만 결과는 비슷하다. 렌즈를 통해 들어온 상을 선명하게 기록하지 못하게 한다. 제조사는 화질이 뛰어난 렌즈를 만들기 위해 수차를 만들어내는 각 요소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보완한다. 수차를 만드는 요인을 하나씩 보완해 나가다 보면 어느새 렌즈를 구성하는 유리 매수는 증가하고 복잡해진다.





Otus1.4/100 

 출시일

2019년 6월

 가격 

650만 원

 렌즈 구성

11군 14매

 최소 조리개

F16

 화각

24° 

 최단 초점 거리

1m

 최단 초점 거리

1:8.6

 크기(최대 구경x전체 길이)

ф101x129mm(ZE 기준)

 무게

1,405g(ZE 기준)




렌즈 구성도



Canon EOS R / 100mm / (F1.4, 1/4000초) / ISO 100 

 모델의 재킷은 무아레가 나타나기 쉬운 모양이었다. 해상력이 뛰어나면 무아레조차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날카로운 초점면과 연기처럼 흩어지는 보케의 대비가 사진에 흥미로운 깊이감을 만든다.


완벽한 사진을 만들기 위해 모든 수차를 철저하게 제어하려면 고급 소재와 고도의 가공 기술이 필요하다. 그만큼 비용도 증가한다. 그래서 제조사는 렌즈의 광학적 완성도와 운용 편의성, 가격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다.


오투스는 애초부터 타협을 고려하지 않은 렌즈다. 수차를 완벽하게 제어해 최상의 화질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만든 작품이다. 표준 초점 거리인 55mm로 시작한 오투스는 85mm, 28mm를 거쳐 이번 100mm 초점 거리까지 총 4개 모델이 있다. 최대 개방 조리개는 모두 동일하게 F1.4다. 빠짐없이 대구경으로 극도로 얕은 심도와 최대 개방임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선명한 묘사, 그림같은 보케를 가졌다.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다.




Canon EOS R / 100mm / (F1.4, 1/60초) / ISO 100 

 플래시를 사용해 강한 대비를 만들고자 했다. 개방 조리개를 사용할 때에는 플래시를 고속동조로 설정하면 야외에서도 촬영이 가능하다. 이번 촬영도 고속동조로 설정했지만 어두운 실내라 셔터 속도 자체는 낮았다.


1.4/100은 아포 조나(APO Sonnar) 렌즈다. APO는 아포크로매트(Apochromat)의 약자다. 이것은 어떠한 구조나 디자인보다는 일종의 기준에 가깝다. 현대 광학기술의 기틀을 마련한 물리학자 에른스트 아베(Ernst Karl Abbe)는 아포크로매틱 렌즈에 대해 “세 가지 파장의 빛에서 초점 거리가 일치하고 두 가지 파장의 빛에서 코마수차 및 구면수차가 제거된 렌즈’라고 정의했다. 각기 다른 파장을 가진 빛은 다시 말해 색이다. 색이 일치한 초점거리를 가지고 있다는 뜻은 색수차를 제어했다는 의미이며 결국 자이델의 5수차에서 제외돼 있던 마지막 수차까지 통제한 모델임을 말한다.




Canon EOS R / 100mm / (F1.4, 1/100초) / ISO 200 

 틈으로 들어온 빛이 계단 측면을 비추고 있었다. 나무 계단의 질감과 벽면에서 반사되는 빛을 이용하고 싶어 모델이 눕도록 요청했다.


대구경 렌즈는 상대적으로 작은 렌즈보다 제어해야 할 수차가 많다.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렌즈가 큰 만큼 그 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많아지고 그만큼 통제해야 하는 수차도 증가하는 셈이다. 렌즈의 F 값은 초점 거리에 비례해 증가한다. 망원에 가까울수록 최대 개방 조리개 수치를 높이려면 렌즈의 구경도 커야 한다. 그리고 렌즈의 수차도 증가한다. 즉 1.4/100은 완벽하게 만들기가 더 어렵다.




Canon EOS R / 100mm / (F1.4, 1/2000초) / ISO 100

▲ 인물 촬영을 할 때 초점 위치는 눈이 우선이다. 개방 촬영인데도 눈썹 표현이 매우 날카롭다. 반면 보케는 매끈하면서도 부드럽다.


그러나 자이스는 오투스 1.4/100의 수차를 아득히 높은 수준으로 통제했다. 최대 개방에서 렌즈는 극도로 선명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수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초점이 맞은 곳에서 흐려지는 부분이 무척 맑고 깔끔하다. 순간적으로 흩어지는 보케는 날카로운 초점면을 더욱 부각시킨다. 100% 확대한 화면을 보더라도 이미 몇 번 샤프니스 처리를 거친 사진처럼 베일 듯 선명하다. 초점면은 물론 보케에서도 색수차는 발견하기 어려우며 화면은 중앙에서 주변까지 균일한 묘사를 보인다.




Canon EOS R / 100mm / (F1.4, 1/1000초) / ISO 100 

 모델이 엎드린 모습을 촬영했다. 밝은 곳에 엎드려 빛이 얼굴쪽으로 반사 되도록 했다.


사실 오투스 1.4/100으로 촬영한 사진을 보고있으면 조금 이상하다. 수차가 보이지 않으니 사진이 조금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 정도다. 이 렌즈로 사진을 찍으면 카메라의 성능이 좀 더 좋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내 카메라가 이렇게 해상도가 뛰어난 제품이었나? 싶은 의문이 드는 것이다.




Canon EOS R / 100mm / (F1.4, 1/400초) / ISO 100

 세로로 길게 난 창을 보자 ‘여기다’ 싶은 예감이 들었다. 창 옆에 기대도록 요청해 얼굴의 실루엣이 선명하게 드러나도 록 했다.


렌즈에게 있어 완벽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빛을 기록하는 장치의 한계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최고로 정제된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닐까? 적어도 오투스는 현재 135포맷 카메라의 표현 한도 이상의 이미지를 전달한다. 미래의 135포맷 카메라의 성능은 또 얼마나 발전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때에도 분명 자이스는 그 한도에 달할 수 있는 렌즈를 만들 것이라 믿는다.





• 사용장비

- Canon EOS R

- Zeiss Otus1.4/100

 


<사진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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