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프렌즈가 말하는 뉴트로, 결국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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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프렌즈가 말하는 뉴트로, 결국 시간 

뉴트로(New-tro)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결합한 단어로 옛 것을 향유하지만 향유하는 계층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고 인식되는 문화 현상이다. 요즘 이슈가 된 델몬트 주스 병이나 다시 유행하고 있는 필름 카메라 등 우리 주변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을 떠올릴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른 ‘뉴트로’는 평생 가는 문화라는 생각이 든다. 영사기와 비슷하게 생긴 프로젝터, 타자기 같은 키보드, 각진 안경테, 씨티팝 등 이전 시대의 무언가를 새롭게 경험하는 일이 당연하면서도 신기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이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우리 모두가 그 속도를 따라잡으려 하지는 않으며, 반대로 그 속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필름 카메라와 수동 초점 렌즈를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진의 역사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일 



제주도에서 만난 친구와 함께. 


뉴트로 열풍을 대표하는 문화가 필름 카메라가 아닐까. 필름 카메라를 이야기하고 보니 슬픈 일화가 셍긱난다. 초등학생 때 엄마, 누나와 함께 처음으로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지금은 모델명이 기억나지 않는 니콘 콤팩트 카메라로 테디베어 박물관에서 사진을 찍고 난 뒤 택시를 타고 천지연 폭포를 가는 중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진을 찍으면 폴라로이드 필름처럼 그대로 결과물이 필름에 남아 있다고 생각해서 필름실을 열었다. 그날 엄마한테 혼난 뒤로 다시는 필름 카메라에 손을 대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지나 군대를 전역한 겨울, 누나와 함께 제주도를 찾았다. 원래 사진 찍는 일을 좋아하기도 했고 어릴 때가 생각나기도 해서 처음으로 자의에 의해 아빠의 Nikon F90을 챙겼다. 여행하는 동안 필름 4롤을 사용했는데 처음 사용했던 필름 카메라의 결과물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정말 잘 나와서 학교에 복학한 뒤 필름 생활에 더 빠져들었다.




▲ Mamiya RB67에 Kodak Portra 160 필름을 장착해 촬영한 중형카메라 첫 사진. 




▲ Mamiya RB67로 촬영 




▲ Mamiya 6로 촬영




▲ FUJIFILM GW690로 촬영


이후 135 판형에 만족하지 못하고 6x7, 6x8 그리고 4x5 대형 판형까지 욕심을 냈다.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갔을 때 학교에서 쥐어준 카메라가 Nikon D90이었다. 그 카메라로 사진을 시작했다. 그래서 필름이 가진 느낌이 더 궁금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뉴트로 열풍과 필름 카메라에 대해 생각해보며 사진의 역사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을 받았다. 한 장 한 장 생각하면서 찍는 그 느낌이 뉴트로가 아닐까 한다. 




전통적이지만 새로움을 추구하는 자이스 

▲ Carl Zeiss Planar T * 50mm f/1.4 ZF.2로 촬영




▲ Carl Zeiss Planar T * 50mm f/1.4 ZF.2로 촬영




▲ Carl Zeiss Planar T * 50mm f/1.4 ZF.2로 촬영




▲ Carl Zeiss Planar T * 50mm f/1.4 ZF.2로 촬영




▲ Carl Zeiss Planar T * 50mm f/1.4 ZF.2로 촬영


니콘을 쓰면서 Carl Zeiss Planar T* 50mm f/1.4 ZF.2를 사용했다. 처음으로 사용한 자이스 렌즈다. 정확히 어떤 이유로 수동 렌즈를 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이 작은 렌즈는 핀만 맞으면 해상력이 꽤 좋았고 색 표현력이 그야말로 발군이었다. 여행을 다녀온 뒤 자동 초점이 가능한 렌즈로 바꾸면서 처분했지만 시작을 함께해준 기분 좋은 렌즈였다. 




▲ Zeiss Milvus 1.4/50로 촬영




▲ Zeiss Milvus 1.4/50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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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eiss Milvus 1.4/50로 촬영


니콘 50mm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자이스 맛을 한 번 안 뒤에는 사실 자이스 매력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결국 엄청난 무게와 크기에 무거운 가격까지 더해진 Milvus 1.4/50를 샀다. 니콘 마운트에는 조리개 링이 달려 있다. 270도 가까이 되는 초점링 각도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디자인, 그리고 핀만 맞으면 발휘되는 엄청난 해상력과 보케가 가진 완벽함은 다시 자이스에 빠지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독일의 파란 방패. 자이스는 전통적인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올드 렌즈부터 새로운 렌즈군까지 그리고 씨네 렌즈부터 포토 렌즈까지 21mm, 25mm, 32mm와 같은 전통을 고수하는 브랜드다. 자이스만의 표현력은 전통적이지만 새롭다. 자이스야말로 완벽히 뉴트로인 회사가 아닐까. 




PROFILE 


세기프렌즈 정광준


세기프렌즈는 다양하고 차별화된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을 통해 사진 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세기P&C의 서포터즈 활동이다. 매달 정기 모임을 가지며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SNS 채널을 통해 세기P&C 브랜드들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블로그 : rct93.blog.me



<사진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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