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살아 있는 골목 풍경 기록법

최고관리자 192


이야기가 살아 있는 골목 풍경 기록법

카메라는 단순히 기록만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 일상을 기록하고 순간을 붙잡아두려는 사람에게 지금을 어떤 방식으로, 어떤 시선으로 담아내고 기억할지 영감을 주는 러닝메이트와 같다. 디지털카메라매거진이 독자의 슬기로운 미러리스 생활을 위해 매달 특정 촬영 환경에 맞는 후지필름 미러리스 조합을 선정하고, 그에 맞는 촬영법을 전한다. 이번 호에서는 휴대성과 기동성이 좋은 X-T30과 광각 단초점렌즈, 망원줌렌즈를 활용해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골목 풍경을 기록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MONTHLY PICK

FUJIFILM X-T30


우리는 매일 걷는 길이 유달리 새로워 보일 때, 혹은 오랫동안 함께해온 무언가가 곧 사라지려 할 때 종종 카메라를 들어 기록을 남긴다. 골목 풍경 촬영 역시 카메라를 매일 소지하고 다니며 붙잡아두고 싶은 순간에 셔터를 누를 수 있어야 한다. 후지필름 미러리스 X-T30은 플래그십 미러리스인 X-T3와 같은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다. 그만큼 뛰어난 화질과 성능을 갖췄음에도 작고 콤팩트해 휴대성이 좋다. 틸트식 터치 LCD 모니터와 조그 스틱으로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는 기동성도 탁월하다.




PICK UP LENS




알쏭달쏭 렌즈 이름, 왜 이렇게 긴가요?


렌즈 이름에는 해당 렌즈가 가진 기능을 약자로 표기한다. 때문에 렌즈 이름만 해석해봐도 렌즈가 가진 기능을 알 수 있다. 다만 기능 명칭과 약자는 브랜드마다 상이하다. 이번 골목 풍경 기록법에서 사용한 두 렌즈를 살펴보자. 두 렌즈 앞에 붙은 XF는 후지필름 렌즈군을 나타내는 단어다. XF가 붙으면 최고의 화질을 실현하는 APS-C 미러리스 대응 플래그십 모델, XC가 붙으면 무게와 가격 부담을 줄인 APS-C 미러리스 대응 보급형 모델이다. 바로 뒤 두 가지 숫자는 각각 초점 거리(mm), 최대 개방 조리개(F)를 의미한다. 


이 숫자로 단초점렌즈와 줌렌즈, 고정 조리개와 가변 조리개 여부도 구분한다. XF 16mm F2.8 R WR에서 R은 ‘Ring’ 약자로 렌즈 경통에 조리개 링이 탑재돼 있다는 뜻이다. WR은 ‘Weather Resistant’ 약자로 어떤 날씨에도 강한 고저온 내후성, 방진방적 성능을 말한다. XF 55-200mm F3.5-4.8 R LM OIS에서 LM은 ‘Linear Mortor’ 약자로 빠르고 조용한 리니어 모터를 탑재한 모델이라는 뜻이다. OIS는 ‘Optical Image Stabilizer’ 약자로 손떨림 보정 기능을 탑재했음을 의미한다. 이외에 PZ는 ‘Power Zoom’을 APD는 ‘Apodization’ 즉, 아포다이제이션 필터를 탑재한 모델이라는 뜻이다.




렌즈 코팅은 왜 중요한가요?


오후에 골목 풍경을 촬영하다 보면 종종 태양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역광 상황에서 촬영할 때가 있다. 이때 프레임 내에 광원을 포함하면 광원을 중심으로 노이즈가 발생하는 플레어(Flare)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심할 때는 색색으로 조리개 모양 이미지가 나타나는 고스트(Ghost)와 안개가 낀 상황처럼 뿌옇게 묘사되는 포그(Fog) 현상이 사진에 명확히 드러나기도 한다. 이는 화질 저하로 이어진다. 렌즈 제조사는 독자적인 코팅 기술을 개발해 렌즈와 공기 굴절률에 차이로 발생하는 광 반사 즉, 고스트와 포그 현상을 포함하는 플레어를 제거함으로써 렌즈가 가진 성능을 최대치로 유지한다. 


왜곡률이 클수록 반사도 커지기 때문에 광각렌즈는 특히 코팅이 중요하다. 또한 반사율이 낮아지고 광 투과율이 높아진 만큼 렌즈 하나에 더 많은 광학 렌즈를 탑재할 수 있어 코팅이 보다 다양한 렌즈군 디자인에 도움을 준다. 후지필름은 빛 분산 도장 작업으로 렌즈에서 강한 빛이 반사되지 않으며, HT-EBC(Electron Beam Coating) 혹은 Nano-GI(Gradient Index) 코팅 기술을 적용해 최대 개방 조리개로 촬영해도 플레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HT-EBC는 다중 반사 방지 코팅으로 이 코팅을 적용한 렌즈는 99.8% 광투과율을 실현한다. 반면 Nano-GI는 기존 EBC 라인과 다른 완전히 새로운 코팅 방식을 의미한다.





FUJIFILM X-T30 / XF 16mm F2.8 R WR / 환산 약 24mm / (F16, 1/30초) / ISO 160


골목 풍경을 기록할 때는 골목이 어떤 특징을 가졌고 사진가가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 촬영할지에 따라 렌즈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편이 좋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건물간 간격이 좁고 전체적인 풍경 기록에 집중할 때는 XF 16mm F2.8 R WR(이하 XF 16mm F2.8)처럼 넓고 드라마틱한 연출이 가능한 광각렌즈가 좋다.


XF 16mm F2.8은 환산 약 24mm 초점 거리를 가진 광각렌즈다. 24mm는 적당한 왜곡과 넓은 화각을 가진 초점 거리로 골목 전체 풍경을 넓으면서도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하게 연출하기 충분하다. 이번 촬영은 사진에 그 골목, 그날만이 만날 수 있는 골목 풍경과 특징이 드러나는 점이 중요했다. 그 골목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촬영하되 조리개와 셔터 속도를 조절해 사진가 의도를 가미한다. 움직이는 피사체가 있다면 셔터 속도를 느리게 설정해 대비를 줘보자. 


또한 카메라를 시야보다 약간 아래, 사선 방향에 둬 광각렌즈가 가진 왜곡을 활용하면 보다 드라마틱한 프레임 구성이 가능하다. 반면 일렬로 늘어선 상점을 담을 때는 그리드 표시 기능을 켜거나 수평기를 이용해 수직과 수평에 유의하며 촬영한다. 이처럼 좁은 골목을 촬영할 때 광각렌즈가 빛을 발한다. 골목이 가진 저마다의 색을 잘 표현하기 위해 촬영 의도에 따라 흑백 사진과 컬러 사진을 구분해 사용하자. X-T30은 두가지 흑백 모드를 지원하며 흑백 조정 기능으로 톤까지 조절 가능하다.




SCENE 01

골목 특징을 잘 드러내는 공간을 드라마틱하게 연출


아직까지 전철과 기차를 위한 철길 건널목이 남아 있는 용산 백빈 건널목. 기차가 지나다니는 풍경을 환산 약 24mm 광각렌즈로 역동적이게 담기 위해 틸트식 터치 LCD를 활용해 사람 시선보다 살짝 낮은 위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구도를 잡았다. 광각 특유의 적당한 왜곡이 드라마틱한 풍경을 만들었다. 셔터 속도를 일부러 느리게 설정해 정지해 있는 사람과 빠르게 달리는 열차에 대비를 줬다.





▶ 그 골목, 그날만이 만날 수 있는 풍경과 피사체에 집중한다


일본 도쿄 진보초 책방 거리. 책에 집중하는 모습은 이곳에서 흔한 풍경이다.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광각렌즈로 시선을 약간 비틀어 정보를 많이 담는 방법을 택했다.





비오는 밤 도쿄 풍경. 현지인들은 매일 보는 풍경이지만 여행객인 나는 비가 내려 진득한 색감을 가진 이곳 풍경을 다신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눈과 카메라로 담았다.




환산 약 24mm / (F2.8, 1/30초) / ISO 3200




환산 약 24mm / (F2.8, 1/75초) / ISO 160


SCENE 02

넓은 화각을 이용해 좁은 골목 풍경도 넓게 묘사


광각렌즈가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은 아주 좁은 골목을 촬영하는 경우다. 좁은 골목에서 위 사진처럼 알록달록 상점으로 즐비한 거리를 넓게 담으려면 건너편으로 가서 최대한 넓게 담으려는 수고가 따른다. 좁은 실내 공간에서 창밖 골목 풍경을 담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 렌즈처럼 왜곡이 거의 없는 적당히 넓은 광각렌즈를 활용해 골목 풍경을 시원하게 묘사해보자. 이때 수평과 수직에 특히 유의한다.




환산 약 24mm / (F2.8, 1/220초) / ISO 160


▶ 상점 거리를 담을 때는 수평과 수직에 유의한다


일렬로 늘어선 상점 풍경을 안정적인 구도로 담으려면 수평과 수직에 유의한다. 바디 내에서 그리드 표시를 켜거나 수평기 기능을 활용해 상점 간판과 길 라인, 나무와 표지판 라인 등에 신경 쓴다.




환산 약 24mm / (F2.8, 1/30초) / ISO 3200




환산 약 24mm / (F2.8, 1/540초) / ISO 160


▶ 피사체와 색, 톤 중 어느 지점에 포커스를 둘지 결정한다


흑백 사진은 전체 풍경 즉, 피사체 자체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반면 컬러 사진은 전체적인 톤과 피사체와의 조화에까지 시선이 간다. 포커스를 둔 부분에 맞춰 흑백과 컬러를 적절히 활용한다.









SCENE 03

보정 없이 필름 카메라 흑백 사진처럼 연출하는 법


바디 내 메뉴에서 [필름 시뮬레이션]을 흑백 촬영 모드인 [아크로스] 혹은 [모노크롬]으로 설정한 뒤 [메뉴]-[흑백 조정] 기능을 활용하면 흑백톤을 최대 [+9], [-9]까지 조절할 수 있다. +로 갈수록 세피아를 연상시키는 따듯한 웜톤이 되며, -로 갈수록 차가운 쿨톤이 된다. 여기에 그레인 효과를 [강], [약], [OFF]로 조절하면 별도 보정 없이도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흑백 사진처럼 연출할 수 있다.





FUJIFILM X-T30 / XF 55-200mm F3.5-4.8 R LM OIS / 환산 약 84mm / (F 3.5, 1/1500초) / ISO 200


골목 풍경을 기록할 때는 골목 특징, 사진가 의도에 따라 렌즈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편이 좋다고 했다. 좁은 골목을 촬영하더라도 어떤 특정 순간에 집중한 촬영을 자주하는 편이라면 망원렌즈가 가진 특징을 활용해 다양한 묘사를 시도해보기 좋은 XF 55-200mm F3.5-4.8 R LM OIS(이하 XF 55-200mm F3.5-4.8)를 활용해보자.


XF 55-200mm F3.5-4.8은 환산 약 84mm부터 약 305mm까지 초점 거리를 가진 망원줌렌즈다. 이 렌즈는 준망원 영역부터 장망원 영역까지 다양한 망원 영역을 커버해 특정 피사체만 당겨 담거나 압축효과, 배경 흐림 등을 활용해 골목 풍경을 묘사하기 좋다. 북아현동처럼 고지대에 있는 골목을 담을 때는 근거리 풍경과 먼 풍경 사이 공간감을 지워 마치 화면이 압축된 상황처럼 표현하는 망원렌즈가 유리하다. 화각은 좁지만 먼 거리 풍경까지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망원렌즈는 특정 부분만 당겨 담기 때문에 감각을 익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매분 매초 변하는 골목 풍경을 기동성 있게 담으려면 단초점렌즈보다는 줌렌즈가 효과적인 이유다. 망원렌즈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은 얕은 피사계심도다. 어떤 요소와 순간에 집중할지에 따라 초점 거리와 조리개 수치를 달리해 촬영하자. 피사계심도는 렌즈 초점 거리, 조리개 수치, 피사체까지 거리, 피사체와 배경 사이 거리로 결정되기 때문에 사진가 의도에 따라 실전에서 감각을 익혀두는 편이 좋다. 또한 일렬로 늘어선 골목 풍경과 달리 특정 순간에 집중할 때는 앵글과 구도를 비틀어 색다른 구도를 시도해보자.




FUJIFILM X-T3 / XF 55-200mm F3.5-4.8 R LM OIS / 환산 약 143mm / (F 4.0, 1/140초) / ISO 200


SCENE 01

망원렌즈가 가진 압축효과로 먼 풍경까지 한번에 묘사


망원렌즈는 멀리있는 피사체도 프레임 안에 도드라지도록 묘사하는 점이 특징이다. 초점 거리가 길어 멀리 있는 피사체를 당겨 담을 수 있으며 근거리와 먼 풍경 사이 공간감을 지워 마치 화면이 압축된 상황처럼 표현한다. 망원렌즈는 화각이 좁아 프레임이 단촐해진다는 편견에서 벗어나자. 압축효과를 이용하면 사진가가 지금 위치한 골목과 먼 거리 풍경까지 한번에 묘사해 정보양을 늘릴 수 있다.




환산 약 91mm / (F18, 1/300초) / ISO 125


▶ 줌 기능과 빠른 AF를 활용해 특정 순간에 집중한다


장망원렌즈 사용 시 화각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정 순간에 집중하는 촬영이 잦다면 단초점렌즈보다는 줌렌즈가 유리하다. 이 렌즈는 환산 약 84mm 준망원 영역부터 약 305mm 장망원 영역까지 커버한다. 또한 조그 스틱을 탑재했고 리니어 모터를 사용해 빠르고 조용한 포커싱이 가능하다. 줌 기능과 빠른 AF를 활용해 골목이 보여주는 특정 순간을 기동성 있게 포착해보자.




환산 약 84mm / (F3.5, 1/680초) / ISO 160


SCENE 02

어떤 순간에 집중할지에 따라 피사계심도를 효과적으로 이용


초점 거리가 긴 망원렌즈는 기본적으로 피사계심도가 얕다. 골목 풍경을 기록할 때는 풍경 속 어떤 요소와 순간에 집중할지에 따라 초점 거리와 조리개 수치를 달리해 촬영한다. 전체 풍경을 선명하게 묘사해야 의미가 드러나는 풍경이 있는가 하면 사진가가 부분만 드러내고 싶은 특정 피사체가 있기 마련이다. 피사체를 얼마나 잘라 담을지, 배경을 얼마나 흐릴지는 전적으로 사진가 시선에 달렸다.




환산 약 259mm / (F6.4, 1/125초) / ISO 160


▶ 전체 풍경을 묘사할 때는 거리를 두고 조리개를 조인다


전체 풍경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싶다면 피사체와 거리를 두고 망원줌렌즈가 가진 최대 광각 영역(이 렌즈는 환산 약 84mm)으로 설정한다. 또한 조리개를 조여 전체에 선명하게 초점이 맞도록 한다.




환산 약 300mm / (F6.4, 1/220초) / ISO 160




환산 약 300mm / (F4.8, 1/100초) / ISO 640


▶특정 순간에 집중할 때는 가까이 다가가 조리개를 개방한다


매일 타고 놀던 그네, 항상 같은 자리에 있는 우산처럼 특정 순간에 집중할 때는 피사체에 다가가거나 최대 망원 영역(이 렌즈는 환산 약 305mm)으로 설정한다. 조리개는 개방해 피사체를 더욱 부각시킨다.






SCENE 03

특정 순간에 집중할 때는 수평과 수직 강박에서 탈피


일렬로 즐비한 상점 거리를 담을 때는 수평과 수직이 중요하다고 했다. 반면 특정 순간이나 피사체에 집중할 때는 수평과 수직 강박에서 벗어나 다양한 앵글을 시도해봐도 좋다. 예시처럼 수많은 차와 사람이 지나다니는 풍경에서 특정 순간에 집중할 때는 수평과 수직을 지키려 하기보다 오히려 앵글을 비틀고 색다른 구도를 시도해 드라마틱하게 연출하는 편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사진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