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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바주카, 미러리스에서 다시 활약하다
지난 2017년 출시한 100-400mm F5-6.3 DG OS HSM–C는 자칭 ‘라이트 바주카’라고 불리는 모델이었다. 시그마 야마키 카즈토 대표의 지시가 아닌 개발 스태프의 건의로 만들었다는 일화가 있던 이 모델은 초점 거리에 비해 작고 가벼울 뿐 아니라 성능도 우수했다. 렌즈 후드를 손잡이처럼 만들어 직진식으로 쭉 뽑아 사용할 수 있게 한 아이디어가 돋보이기도 했다. 약 3년여 시간이 흘러 시그마가 같은 초점 거리, 같은 조리개 수치를 갖춘 렌즈를 출시했다.
CHECK 01
◇ 카메라의 부담을 덜어줄 삼각대 마운트 대응 디자인100-400mm DG DN은 삼각대 마운트를 장착할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삼각대 마운트는 별매 옵션으로 장착이 가능하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마운트 부분을 커버로 덮어놓을 수 있어 보기에도 좋다.
CHECK 02
◇ 직진 줌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그립 형상을 갖춘 렌즈 후드
손을 피사체 방향으로 뻗으면 렌즈의 초점 거리가 변한다. 과거에는 이러한 줌 방식을 채택한 렌즈도 많았다. 100-400mm DG DN은 회전형 줌 방식이지만 후드에 손가락을 걸 수 있는 곳을 마련해 직진식 줌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니 A7R Ⅲ/170mm / (F6, 1/500초) / ISO 400
이번 모델의 이름은 100-400mm F5-6.3 DG DN OS–C(이하 100-400mm DG DN)로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이름에서 달라진 점을 발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다만 렌즈는 이전 모델과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생겼다.
새로운 모델은 풀프레임 센서를 탑재한 미러리스 카메라 전용으로 처음부터 완전히 새롭게 만든 렌즈다. 렌즈 구성은 15군 21매에서 16군 22매로 좀 더 복잡해졌고 FLD 유리를 더해 묘사력을 끌어올렸다. 무게는 1,160g에서 1,140g(소니 E 마운트 기준)으로 20g 정도 가벼워졌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소니 A7R Ⅲ/141mm / (F6, 1/2000초) / ISO 1600
100-400mm DG DN은 초음파 모터가 탑재되지 않았다. 대신 스태핑 모터로 AF 렌즈를 구동한다. 일반적으로 스태핑 모터는 초음파 모터와 비교해 더 자연스럽고 정교하게 작동하지만 상대적으로 힘이 부족해 망원렌즈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시그마는 렌즈를 새롭게 설계하면서 내부 AF 렌즈군을 경량화해 스태핑 모터로 충분한 속도를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100-400mm DG DN은 AF 속도에 대한 의식 없이 직관적으로 움직이는 피사체를 쫓을 수 있다. 아울러 라이브 뷰 상황에서 AF-C나 동영상 촬영시에도 자연스럽게 초점을 옮긴다.
라이트 바주카라는 별명에 걸맞게 렌즈는 ‘가늘고’ 가볍다. 망원렌즈를 활용할 때 힘든 점 중 하나는 상대적으로 두꺼운 렌즈 둘레이기도 하다. 반면 100-400mm DG DN은 렌즈 둘레가 86mm 정도로 부담이 없어 줌 링을 조작하기 쉽다. 또한 필터 크기도 67mm로 작아 비용 부담이 덜하다.
렌즈의 묘사력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를 갖춘 콘템포러리 라인임에도 뛰어나다. MTF 차트에서도 알 수 있듯 해상력이 높고 중앙에서 주변까지 변화 폭이 크지 않다. 다만 최대 망원에서 400mm 초점 거리에 이르는 렌즈임을 기억하면서 셔터 속도를 충분히 확보해 두지 않으면 흔들림이 담길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DG DN–C 렌즈 최초로 적용된 광학식 손떨림 기능이 화상을 안정화 해 주지만 가급적이면 초점 거리에 맞춘 넉넉한 셔터 속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DG DN 시리즈의 라이트 바주카 역시 기존 모델의 경쾌한 촬영을 이어간다. 오히려 그 사이 급격히 발전한 미러리스 카메라의 AF 성능으로 인해 이전보다 더 직관적인 촬영이 이뤄졌다. 야생 동물 촬영 현장에서 혹은 스포츠 경기장에서 100-400mm DG DN은 촬영자가 더 많은 장면을 선명하게 담아내도록 도와줄 것이다. 쉽고 가볍게.
SPECIFICATION
렌즈 구성도
<사진&카메라 전문 잡지 ⓒ 디지털카메라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