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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사진 어떻게 탄생할까?
7월 2주차 문화 뉴스 : 자연다큐멘터리 사진 작가 이종렬 개인전 <풍찬노숙>
  • 최고관리자
  • 202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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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학설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종렬 작가. ‘비학설강’은 3년 동안 군부대를 설득한 끝에 가능했던 작업으로, 아침 해가 뜰 때 비무장지대 안쪽의 눈 쌓인 임진강변 위를 날아가는 두루미 가족을 촬영한 사진이다.




조류 사진 어떻게 탄생할까?
7월 2주차 문화 뉴스 : 자연다큐멘터리 사진 작가 이종렬 개인전 <풍찬노숙>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거의 모든 시간을 자연 속에서 보내는 한 자연다큐멘터리 사진 작가는 오래도록 자연을 관찰한 끝에 결국 희귀종인 눈꽃 표범을 마주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작가는 그 순간 셔터를 누르지 않고 조용히 눈꽃 표범을 관찰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어땐 때는 안 찍어. 아름다운 순간이 오면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 속에 머물고 싶지.” 오랫동안 사진 기자 생활을 하다가 자연다큐멘터리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종렬 작가 역시 “내가 원하는 그림이 될 때까지 렌즈를 꺼내지 않는 절제심을 기르는 것”이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말한다. 때문에 그는 자신이 원하는 단 한 장을 위해 몇 년이고 같은 장소를 탐조하면서도 결정적 순간을 위해 셔터를 아낀다. 그런 그가 오는 8월 15일까지 서울 논현동 캐논갤러리에서 그간 담아온 조류 사진을 선보이는 <한 컷에 담은 조류의 미, 풍찬노숙> 개인전을 진행한다. 

   조류 사진 작가는 자연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고, 어떤 순간에 셔터를 누를까?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은 모두 그의 사진 안에 있다.

   에디터・김진빈, 이연주 



▲ 이종렬 작가가 새들의 생활 공간에서 새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함께 생활하며 사진을 촬영하는 자신의 취재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찬란한 아침 두루미’ 작업은 이종렬 작가가 3년 동안 한 자리에서 겨울을 나며 단 한 번 허락된 기회에 담은 사진이다.


   ‘풍찬노숙’은 바람을 먹고 이슬에 잠을 잔다는 뜻으로 객지에서 많은 고생을 겪는 일을 의미한다. 이종렬 작가는 자연에서 자고 먹고 생활하며 취재를 하는 풍찬노숙은 자신이 오랫동안 미련하고 고집스럽게 지켜온, 단순하지만 확실한 취재 방법이라 말한다. 실제로 이종렬 작가의 개인전 <한 컷에 담은 조류의 미, 풍찬노숙>에 대형 프린트로 전시된 작업들을 보고 있으면 새들의 생활권 가까이서 그들의 삶을 면밀히 관찰한 그의 시간이 보인다. 전시된 작업 중 하나인 ‘찬란한 아침 두루미’는 이종렬 작가가 3년 동안 철원에서 겨울을 보내며 촬영한 사진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상고대가 피어 있는 두루미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세 박자가 맞아야 한다. 첫 번째로 많이 추워야 하고 두 번째로 날이 흐리지 않고 좋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조건 아래 편히 쉬고 있는 새 무리와 마주해야 한다. 그가 3년 동안 철원에 머물며 매일같이 같은 자리를 찾은 이유도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셔터 찬스가 3년 동안 ‘찬란한 아침 두루미’를 촬영한 날 딱 한 번만 주어졌기 때문이다. 




▲ ‘눈 오는 날’의 주인공 순희네와 교감했던 순간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종렬 작가.


▲ 이종렬 작가의 작업은 대부분 자연 속에서 새들과 동숙하며 탄생한다.


   “사진이라는 것은 무슨 장면을 찍겠다는 생각이 우선시돼야 하고 그 과정에는 여러 경험, 시간, 노력이 따라야 한다.” 이종렬 작가는 수십 년 동안 자연 생태 사진을 찍는 시간을 보내며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그 시간에서 쌓인 경험들로 새의 서식 환경이나 습성 등을 고려해 사진을 찍는다. 눈을 맞고 서 있는 두루미를 촬영한 ‘눈 오는 날’ 작업 역시 이러한 시간과 경험에 노력이 더해진 결과물이다. 두루미는 자신의 서식지가 있어 겨울 동안 한 장소를 중심으로 생활한다. 다만 낯선 이의 아주 사소한 움직임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종렬 작가는 철원에 머무르는 3년 동안 같은 장소를 찾으며 두루미를 관찰했고 그 과정에서 한 두루미 가족에게 순하다는 의미로 순희네라는 애칭을 붙였다. 철원에 폭설이 내리던 어느 날 이종렬 작가는 군부대의 허가를 받고 순희네를 만나러 갔다. 자주 얼굴을 봐왔던 이종렬 작가의 등장에 순희네는 별다른 경계심을 보이지 않았고, 이종렬 작가는 그들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단 3장만 촬영한 뒤 돌아 나왔다고 한다. 그는 어떤 날은 위장막으로 몇 시간씩 결정적 순간을 기다리기도, 텐트를 치고 새들의 서식지에서 며칠씩 동숙을 하기도 한다. 이종렬 작가가 ‘동숙’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이유다. 



▲ 전시장 한 켠에서는 프린트하지 않은 이종렬 작가의 사진 작업이 영상으로 흐른다.



▲ 실제로 이종렬 작가가 오랫동안 작업에 활용했던 EOS-1Ds 시리즈와 600mm 초망원 렌즈. 현재는 사진과 영상 작업을 병행하기 위해 EOS R5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 이종렬 작가의 사진 에세이 <바람을 먹고 이슬에 잠자다>와 필드 가이드 <두루미 천년학을 꿈꾸다>.


   이외에도 <한 컷에 담은 조류의 미, 풍찬노숙> 전시에는 600mm 렌즈에 텔레컨버터와 익스텐션 튜브까지 장착해 촬영한 저어새의 얼굴 사진, 군산 옥구 염전 옆 논둑에 위장막을 쓰고 엎드려 고작 2m 거리의 새떼를 35mm 광각 렌즈로 담은 사진 등 이종렬 작가가 자연에서 새들과 보낸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모두 캐논 라지 포맷 프린터 PRO-541로 출력한 사진들로 마치 바로 앞에서 새들의 생활을 관찰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전시장 한 켠에서는 프린트하지 않는 이종렬 작가의 사진 작업 한 장 한 장이 영상으로 흐른다. 캐논 4K 프로젝터를 통해 재생되는 자연 풍경 속 야생 조류의 모습은 마치 한 편의 자연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듯 새들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한다. 


   이처럼 우리가 시간을 내 기꺼이 오프라인 전시를 보러가는 이유는 분명하다. 작가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모니터 앞에서는 느낄 수 없는 커다란 고화질 이미지 앞에 서서 오직 작가만이 두 눈으로 봤던 그 순간의 경험을 나누기 위함이다. <한 컷에 담은 조류의 미, 풍찬노숙> 전시를 찾기 전 반드시 이종렬 작가의 작업이나 인터뷰, 강의 등을 찾아보길 바란다. 이종렬 작가의 이야기들과 얼마나 동숙하며 보냈는지에 따라 전시장에서 보이는 작가의 시간과 경험이 다르게 보일 테니.






전시를 보러가기 전 알아둬야 할

+ INFORMATION

이종렬 작가가 말하는 조류 사진의 모든 것


• 자연다큐멘터리 사진 작가 이종렬 인터뷰



• 이종렬 작가의 '한 컷에 담는 조류의 미' 세미나


• 캐논에서 제공하는 '조류 촬영 가이드' 다운 받기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전시의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INFORMATION

<한 컷에 담은 조류의 미, 풍찬노숙>

• 전시 기간 : 2022년 6월 30일-8월 15일
 관람 시간 : 11:00-20:00
 전시 장소 : 강남구 봉은사로 217 캐논플렉스 B1층 캐논갤러리
 관람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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