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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사자! 소장 가치가 높은 특별한 사진집 412월 4주차 문화 뉴스 : 에디터의 책장
에디터・이연주
SUMMARY오늘의 문화 소식
ㆍ내 인생을 한 번 더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아가씨의 순간들>
ㆍ마침내 나이 들 자유를 얻은 생추어리 동물들의 초상 <사로잡는 얼굴들>
ㆍ우리는 그들의 사진으로 세계를 기억한다 <현장에서 만난 20th C: 매그넘(MAGNUM) 1947~2006>
ㆍ감독님, 하고 싶은 거 다 해! <너의 표정>
01내 인생을 한 번 더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이재혁, 박찬욱 <아가씨의 순간들>
한국 영화 중 극장에서만 무려 7번을 관람했고 시나리오북과 블루레이, 그리고 출시되는 각종 공식, 비공식 굿즈들까지 빼놓지 않고 모은 작품이 있다. 수많은 덕후를 양성하고 N차 단(체)관(람)을 하게 만든 바로 그 작품.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2016) 이다. 물론 영화 개봉 후 박찬욱 감독이 제작 전 단계부터 후반 작업까지를 기록한 사진집 <아가씨 가까이>가 이미 출간되었지만, 그것은 공식 사진집이 아니었다. 영화 팬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굿즈 전문 제작 업체 '플레인아카이브'가 <아가씨>의 스틸 사진가인 이재혁 작가와 영화사를 오랜 시간 설득함과 동시에 제작 기간이 3년이라는 상세 페이지만 봐도 이번 사진집이 양적인 면에서도, 질적인 면에서도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표지는 히데코 버전의 보라색과 숙희 버전의 주황색으로 나뉘고, 지면은 520페이지에 달한다.
이재혁 작가는 영화 <아가씨>뿐만 아니라 <기생충>(2019), <외계+인>(2022) 등 한국 최정상 영화감독들과 협업한 스틸 사진가로 명망이 높은지라 단시간에 북펀딩 성공이 가능했다. <아가씨의 순간들>은 영화처럼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장 비하인드 스틸은 물론 이재혁 작가와 박찬욱 감독과의 대담, 그리고 사진집 해설까지 만날 수 있다. 기획부터 디자인, 내지 감수 단계까지 박찬욱 감독이 직접 참여해 더욱 의미가 깊고, 초판 한정으로만 판매되고 증쇄는 없을 예정이라 편재 플레인아카이브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만 소량의 재고가 남은 것 같다. 숙희 표지를 사고 싶었으나 펀딩을 놓친 에디터는 지난 히데코 버전을 구매해 책장에 고이 모셔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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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마침내 나이 들 자유를 얻은 생추어리 동물들의 초상
이사 레슈코 <사로잡는 얼굴들>
생추어리(Sanctuary)는 인간으로부터 착취와 학대를 받던 동물들을 구조해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조성한 안식처이다. 동물들을 본래 살던 곳이나 새로운 거주지로 보내는 일반 보호센터와 달리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만들고, 평온하게 삶을 마감할 수 있도록 끝까지 돌보는 것이다. 야생과 흡사한 큰 규모에 인간이 보호자의 역할로 최소한의 개입만 하는 것이다. 사진작가 이사 레슈코는 평소 동물권, 노화, 죽음 등의 주제에 주로 주제로 작업해왔고, 마침내 생추어리에서 편안히 나이 들 자유를 얻은 동물들의 모습을 기록해 <사로잡는 얼굴들>에 담았다.
사진을 찍는 행위와 사냥을 위해 총을 쏘는 행위가 모두 슛(Shoot)이라는 동사를 사용한다는 것을 깨닫고 인간의 추악함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었다는 에피소드로 시작해 공황 발작을 앓고 있는 말(버디), 자신들 돌봐준 사람을 알아보고 신이 나서 껑충 뛰는 돼지(제레미아), 호기심 많고 늘 애정을 갈구하던 염소(멜빈) 등 사람만큼이나 동물들도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사진으로 이야기한다. 구조된 동물들의 몸은 나아도 영혼에는 잘 낫지 않는 상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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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우리는 그들의 사진으로 세계를 기억한다매그넘, 에릭 고두 <현장에서 만난 20th C: 매그넘(MAGNUM) 1947~2006>
우리에게 익숙한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로버트 카파 등이 창립한 세계적인 사진가 그룹 '매그넘(MAGNUM)'이 포착한 20세기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이다.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담은 아름다운 풍경과 전쟁과 산업화로 변해가는 도시, 그런 도시화의 한 가운에 남겨진 빈민의 모습까지 작가들은 역사적인 순간들을 이 책 한 권으로 엮었다.
60년에 걸친 사진 작업 중 300장을 선별한 이 책은 1950년대, 60년대, 7~80년대를 지나 2000년대까지 목차를 나누고 매그넘 소속 작가들에 대한 설명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전쟁과 함께 찍을 자유도 사라진 사진가들이 겪었을 무력감은 사진에서도 나타난다. 그간 우리는 내가 존재하지 않던 이전 시대를 딱딱한 교과서 속 사진으로만 접했을 터. 매그넘이 기록한 사진이야말로 역사적으로든 예술적으로든 좋은 자료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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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감독님, 하고 싶은 거 다 해!박찬욱 <너의 표정>
영화인들에게 사진은 오랫동안 꽤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였다. 단순한 '취미' 그 이상을 넘어서 부전공으로 택하는 사례도 많고 또 유명 영화감독들 사이에서는 사진 모임도 있으니 말이다. 이는 국내만의 현상이 아니다. 스탠리 큐브릭은 영화와는 조금 다른 소소한 흑백 사진을 많이 남기기도 했고, 로저 디킨스, 해리스 사비데스 등 촬영 감독들 역시 찍는 것이 일이지만 개인적인 시간에도 작은 스냅용 카메라를 놓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렇게 영화인에게 사진이란 때로는 영감을 디깅하는 전부가 되기도, 작업을 완성한 후에 남는 일부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박찬욱 감독 역시 대학교 시절부터 사진을 놓지 않았다. 사진 동아리로 활동했는가 하면 사진을 하는 모든 이들이 선망으로 꼽는 브랜드 라이카와 함께 <오! 라이카 2019> 전시를 꾸리기도 했다. <너의 표정>은 박 감독이 국내외 출장을 다니며 마주한 사물의 초상들을 담았는데 사진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정말 어떤 얼굴이 보이기도 해서 그가 보는 세상의 모습은 나와 다른 곳인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영화 <올드보이>(2003)가 좋은 성적을 거둔 덕에 카메라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는 이 거장의 이야기는 월급날을 손꼽아 기다리다 소비를 통해 행복해하는 우리들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데 말이다. 에디터는 2021년 부산에서 진행된 박찬욱 감독의 첫 개인 사진전 <너의 표정>을 관람한 후 현장에서 사진집을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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