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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여행과 숨 고르기
발길따라 가보는 출사지 PLACE 03
  • 에세이
  • 최고관리자
  • 2022-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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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니 a7R III / 시그마 24-70mm F2.8 DG DN | Art / F9 / 1/1000초 / ISO 100
하루에 두 번, 간조 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바닷물에잠겨 있던 시멘트 간이 도로가 드러나고, 사람들이 이 길을 이용해 바다 건너 섬까지 걸어갈 수 있다.


다사다난하지 않은 해는 없었을 것이다. 작년도 마찬가지. 나와 주위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났고 그 일들을 받아들이고 해결하느라 조금은 지쳤다. 그래서 잠깐 쉬기로 했다. 이제 3월이니까. 다시 달려야 하니까. 3월은 지나간 한 해의 잔해 속에서 새 생명이 돋아나는 달. 어쩌면 달력을 바꾸는 1월보다도 새로운 시작에 어울리는 시기다. 훌쩍 다녀올 수 있는 가까운 휴식처를 찾던 중 가까운 지인이 탄도항을 권했다. 일몰이 아름답다고. 이맘때면 거칠고 진득한 바닷바람이 분다고. 그래, 환기를 시키기엔 더없이 좋겠구나. 지인의 권유대로 일몰 시간에 맞춰 탄도항으로 향했다. 

탄도항은 대부도 남쪽 끄트머리에 자리한 항구다. 그러나 배가 오가는 항의 모습보다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관광지의 모습으로 더 유명하다. 이곳에는 국내 처음으로 세워진 3기의 풍력 발전기와 간조 때마다 드러나는 시멘트길이 있다. 거대한 하얀색 발전기와 바다가 갈라지면서 만들어지는 바닷길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약 20분 정도 길을 따라 걸으면 바다와 맞닿은 누에 섬에 도착한다. 등대 역할을 하고 있는 섬 한 켠의 전망대에 올라서면 대부도의 자연경관을 담은 사진을 감상하거나 망원경으로 주변의 크고 작은 섬을 둘러볼 수 있다.

탄도항을 방문한 그날은 우연히 간조와 일몰 시간이 절묘하게 맞았다. 수평선 너머 바다가 빨갛게 달아오르자 길 위는 순식간에 사람들로 가득 찼다. 그리고 약속이나 한 듯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일몰을 등지고 마치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그림 같은 인스타그램 사진을 만들었다. 그리고 해변을 덮쳐 오는 낙조. 붉은 빛으로 물드는 구름을 보며 여기저기서 아,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뭔가 새로운 일을 벌이기 위해서는 마음에 공간을 내는 일이 필요하다. 나는 바다가 사람에게 여유를 준다고 믿는다. 아득히 먼 수평선과 그 사이를 메우는 푸른 빛. 눈으로 가늠할 수 없는 그 광활한 공간과 부피 앞에서 나의 존재는 한없이 작아진다. 지금까지 끌어안고 있던 슬픔이나 억울함 같은 감정도. 그렇게 마음에 바람이 통하는 틈이 만들어진다. 그날 함께 일몰을 감상했던 탄도항의 여행자들도 바다의 경이를 보며 단단하게 조여왔던 일상 속 고삐를 풀고 조금은 여유를 찾지 않았을까. 돌아오는 봄에 맞춰 시작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 깊은 심호흡과도 같은 바다 여행을 권해본다.
 

사진・글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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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니 a7R III / ZEISS Batis 2/40 CF / F9 / 1/80초 / ISO 100
시멘트로 만들어진 간이 도로에서 벗어나면 갯벌이 펼쳐져 있다. 서해 바다 특유의 모습을 담고 싶다면 잘 닦여진 길에서 벗어나 특별한 소재를 찾아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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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니 a7R III / 시그마 24-70mm F2.8 DG DN | Art / F11 / 1/100초 / ISO 100
이곳의 상징물 중 하나인 풍력 발전기. 국내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으로 유명하다. 하얀 건물에 태양빛이 반사되는 모습이 빛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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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니 a7R III / 시그마 24-70mm F2.8 DG DN | Art / F8 / 1/400초 / ISO 50
간조와 일몰이 겹치는 시간대를 선정해 찾아가면 빛을 향해 사람들이 걸어가는 듯한 감상적인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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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a7R III / 시그마 24-70mm F2.8 DG DN | Art / F2.8 / 1/1000초 / ISO 50
파도가 길 근처로 들이치기 시작하면 곧 이곳에서의 시간이 끝날 것임을 알 수 있다. 최대한 길에서 빨리 벗어나도록 하자. 파도가 들어오는 속도는 생각 이상으로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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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a7R III / 시그마 24-70mm F2.8 DG DN | Art / F2.8 / 1/1000초 / ISO 50
사람들의 틈 사이로 해가 수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모습을 관찰하며 셔터를 눌렀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들린다. 노을에는 분명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따스하고 깊은 맛이 있다.





SHOOTING MEMO

 촬영 장소 :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탄도항
• 촬영 시간 :  오후 5시 – 오후 6시 30분

탄도항의 해변에는 흡사 ‘모세의 기적’처럼 간조 때만 드러나는 길이 있다. 이때를 미리 알아보고 가면 두 발로 바다를 건너 섬까지 가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다만 다시 물이 돌아오는 시간도 철저하게 조사해 두도록 하자. 만조가 되기 전 빠져나오지 못해 섬이나 발전기에 고립되는 경우도 종종 벌어진다고 한다.





<사진&카메라 전문 잡지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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