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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건네는 것들
발길따라 가보는 출사지 PLACE 04
  • 에세이
  • 최고관리자
  • 202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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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X-PRO 3 / XF18-55mmF2.8-4 R LM OIS / 64mm / F4 / 1/1900 / ISO 640 
개항 이후 일본을 중심으로 한 열강들의 건축물들이 현재까지도 보존되고 있다. 켜켜이 시간이 쌓인 허름한 벽과 낡은 가옥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어디론가 멀리 떠나기 어려운 시기, 그래도 한 나절만이라도 훌쩍 떠나고 싶다면 인천 개항누리길 여행을 권하고 싶다. 중구청을 중심으로 길게 뻗은 일본풍거리와 한적하고 여유로운 언덕 위 자유공원, 홍예문 카페골목 등 알찬 여행 코스가 그곳에 있다. 모든 구간을 정복하겠다는 스파르타식 여행 계획을 세울 필요는 없다. 골목을 따라 늘어서 있는 연대를 짐작하기 어려운 낡고 이국적인 건물들이 여행자의 혼을 쏙 빼 놓을 테니까. 마음 닿는 곳에 머물며 유유자적 여유를 즐기는 여행이 이곳에 어울린다.

개항누리길의 역사는 약 14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1883년 외세의 강압에 의해 개항되면서 인천은 조선을 속국화하려는 열강들의 각축장이 됐다. 일본을 비롯한 열강들이 이곳에 수탈을 위한 수단으로 앞다투어 건물을 세웠고 지금도 이곳에는 이들이 건축한 은행과 회사, 별장, 호텔 등이 원형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존되어 있다. 개항누리길 사람들은 우리 역사의 한 켠을 감추는 대신 새롭게 단장해 교육과 문화 체험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곳곳에 남아있는 목조가옥들을 전시관과 카페, 식당, 공방 등으로 꾸며 사람들에게 과거의 정취와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여행자들은 오랜 시간 속 색 바랜 풍경이 전하는 옛 이야기들을 책 읽듯 탐닉하며 사진을 남기고 거리에는 웃음과 낭만적인 분위기가 넘실거린다.

 

거리의 끝, 언덕 위 자유공원을 넘어 계속 걸으면 홍예문으로 이어지는 카페골목이 나타난다. 제법 경사진 길을 걸으며 목젖까지 차오른 갈증을 풀기에 제격이다. 골목의 카페들은 하나같이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어디든 멋진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장해준다. 기왕이면 넓은 창이 있는 카페를 선택하자. 넉넉하고 푸근한 햇빛을 맞으며 더욱 풍성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아픈 역사를 간직한 거리에서, 결코 극복할 수 없는 그것들을 끌어안고 살아가고 있는 개항누리길의 모습에서 힘든 시절도 결국 지나가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절망과 슬픔에 대해 말하기에 우리의 경험은 늘 부족하겠지만, 떠올려보면 그 옛날 나를 괴롭혔던 무언가도 하루하루 멀어지며 아무렇지 않은 듯 사사로운 일이 되지 않던가. 역사는 이렇듯 애써도 알기 어려운 사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건넨다.


사진・글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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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X-PRO 3 / XF18-55mmF2.8-4 R LM OIS / 59mm / F3.6 / 1/280 / ISO 160
개항누리길 끝에 위치한 홍예문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지역의 명물이다. 홍예문을 통과하여 폭이 좁은 2차선 도로가 지나가며 홍예문 위쪽 길에 서면 인천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자유공원과 이어져 있는 골목에 현대적인 카페들이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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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X-PRO 3 / XF18-55mmF2.8-4 R LM OIS / 27mm / F3.6 / 1/8500 / ISO 640
구 일본우선주식회사 인천지점. 인천 개항 초기부터 설립된 상선 회사 사옥이다. 일제 강점기 당시에는 일본병참사령부로 사용되었다. 현재는 인천 아트플랫폼 공간의 일부로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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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X-PRO 3 / XF35mm F1.4 R / F2.2 / 1/240 / ISO 800
골목 사이사이로 아기자기하고 예쁜 가게들이 숨어있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목조 구조물과 레트로한 분위기의 소품들이 젊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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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 X-PRO 3 / XF18-55mmF2.8-4 R LM OIS / 47mm / F3.6 / 1/640 / ISO 160
거리 한 켠에 전동카트를 운영하고 있는 여행사가 있다. 50분이 소요되는 코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이드가 직접 전동차를 운전해 개항누리길 곳곳에 들러 그곳에 얽힌 이야기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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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필름 X-PRO 3 / XF35mm F1.4 R / F1.4 / 1/100 / ISO 640
홍예문 카페골목의 카페들은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어 1년 내내 좋은 채광을 누릴 수 있다. 창 밖으로는 정원을 가꾸고 있는 곳이 많아 고즈넉한 풍경을 즐기며 여유로운 휴식을 가지기에 좋다. 





SHOOTING MEMO

 촬영 장소 : 인천 중구 관동1 24 개항누리길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장소. 옛 일본영사관인 중구청과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 일본 제18은행 인천지점, 일본 제58은행 인천지점 등 근대문화유산을 둘러볼 수 있다. 역사책으로만 보았던 개화기 시절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최근 레트로 문화를 즐기는 이들의 발걸음이 잦다. 거리 한 켠에 위치한 의상 대여점을 이용하면 더욱 풍성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사진 촬영에 제한은 없지만 다른 이들의 관광에 방해되지 않도록 유의하자. 





<사진&카메라 전문 잡지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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