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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삶을 만나는 것을 추구한다
세기 프렌즈 전아름, 사진과 함께하기에 다양해진 '나'의 삶.
  • 에세이
  • 최고관리자
  • 202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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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삶을 만나는 것을 추구한다 

세기프렌즈는 세기P&C 공식 서포터즈의 이름이다. 세기프렌즈는 기존 체험단 활동에서 그치지 않고 이야기 중심의 콘텐츠와 외부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세기P&C는 사진과 이야기를 연결해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서포터즈를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이전 기수 세기프렌즈 참가자를 초청해 콘텐츠 제작의 노하우를 전달하는 것과 같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세기P&C의 바람에 부응하듯 세기프렌즈 4기 1차 미션의 우수 콘텐츠로 선정된 전아름 참가자는 사진과 글을 통해 마음속 이야기를 진솔하게 전달했다. 그가 시그마 렌즈로 담은 이야기를 정리했다.   




나는 누구인가? 

공동저자로 참가한 에세이 ‘동료가 필요해’가 출간된 후로 내 이야기를 쓰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무척이나 컸다. 가끔 어떤 영감이 와서 글을 쓰다가도 예전에 서툴게 썼던 글보다 무미건조해진 것을 발견하고는 깊숙이 파일을 넣어두고 다시는 열어보지 않기도 했다. 세기프렌즈 미션을 통해 글을 쓰고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두렵고 설레기도 한 일이다. 


나를 어떤 사람이라고 소개해야 할까? 미션을 받고 몇 주 간 고민했고 구글에 ‘나는 누구인가’라는 키워드로 검색도 해보았다. 외모나 직업처럼 관찰되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고 하는 스님도 있었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나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자아실현과 보여주기 욕망은 서로 대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 안에는 모두 존재한다. 그래서인지 어떤 하나의 관점으로 나를 표현하자면 나의 일부만을 나타낼 수 있을 뿐이다.


나 자신에 관하여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는 있다.





노을, 그리고 성산대교 

 

2018년 8월, A6000을 사고 처음 한강공원에서 찍은 사진이다.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것인지 이 날의 노을은 무척 아름다웠다. 공원 곳곳에 대포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역시 한강공원이라 많이 찍으러오는군’이라고만 생각했다. 안경을 쓰지 않아 멀리 보이는 해가 크다고만 생각하고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다. 그리고 집에 와서 파일을 옮겼는데 


‘아니! 누가 해를 한 입 먹었지?’


깜짝 놀라 검색을 해보니 부분일식이 있는 날이었다. 이 날 이후로 자주 한강공원에 나가 노을을 담기 시작했다.







 
해가 길어지는 계절이 오면 퇴근길이 바빠진다. 시장에서 닭강정을 사고 맥주와 삼각대, 책을 챙겨 나온다. 노을을 보며 닭강정을 먹고 맥주 한 모금 하고 사진을 찍는다. 정말 사랑하는 시간이다. 






날씨에 따라 성산대교의 배경은 계속해서 바뀐다. 마치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 해가 완전히 넘어가면 성산대교에 불이 켜지기를 기다린다. 구름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항상 예쁜 모습을 보여주는 성산대교가 고맙다.   





자연

 

꽃나무 하나에 대여섯 명씩 매달려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저게 뭐라고 저렇게 진지한 얼굴들을 하고 있나 웃음이 난다. 하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비슷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3월엔 매화, 4월엔 벚꽃, 5월엔 장미. 계절을 대표하는 꽃도 물론 좋지만, 공원 산책 중 만난 이름 모를 꽃들도 감동을 준다. 위대한 디자이너도 사진가도 아닌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생각하며 자존감이 내려갈 때 이름 모를 꽃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 그저 생존해 있는 것만으로도 설렘과 감동을 주는 꽃. 장미만 꽃이 아니고, 발밑에 핀 아주 작은 꽃도 꽃이다.





 

‘가을은 애매해서 싫어’라는 말을 자주 했다. 노랑도 빨강도 녹색도 아닌 그 어중간함이 싫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애매함이 나 자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십 대가 인생의 황금기라 말하며 쉴 틈 없이 29세까지 보내고 나니 모든 것이 재미없어진 시기였다. 아직 서른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가을이라니!  






 

자연을 자세히 관찰하다보면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사람마다 계절을 느끼는 시기가 다르다. 누군가는 두툼한 재킷을 꺼내 입어야 가을이라 하고, 누군가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더라도 순간 부는 시원한 바람에 가을을 느낀다.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은 나라에서는 특정 날짜 기준으로 계절을 나누기도 한다. 나는 내가 가을 같다 느끼지만 누군가 보기엔 봄일 수도 있다. 설사 가을이라 하더라도 겨울 지나 다시 봄이 온다는 것이 내게는 큰 희망이었다. 





굿즈 


 

유화를 1년쯤 배웠을 때 내 그림을 표지로한 노트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필 왜 노트였냐 하면 내가 문구 마니아이기 때문이다. 작은 가방에도 쏙 들어가고, 무겁지 않고, 무지라서 글씨나 그림 모두 가능한 그런 형태의 노트를 만들고 싶었다.  





노트를 선물 받은 사람에게 그림에 대한 느낀 점을 듣거나, 노트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때 기쁘다. 앞으로 여섯 권을 더 만들어서 노트에 실린 12개의 그림으로 달력을 한번 제작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 중이다. 그렇게 된다면 총 12년 간 노트를 제작한 셈인데 그 자체로 멋질 것 같다.  





나와 가까이 있는 것들 



나는 나 가까이의 것을 찍는다. 월화수목금 회사를 다니는 평범한 사람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권태로운 일상 속에서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 인생이 시시하고 지루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내 스스로에게 증명하고 싶다. 반짝 뜬 햇살에 기뻐하고, 창문을 열었다가 뭉게구름을 발견하고는 뛰쳐나가 산책을 하고, 퇴근 후 홀로 카페 투어를 하고, 꽃 따라 나무 따라 몇 시간씩 걷기도 하고, 가끔은 여행도 가면서. 나와 가까이 있는 것들과 내 발 밑을 단단히 지탱해주고 있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
 

이렇게 나의 소개를 마치려고 한다. 오랜 시간 걸쳐 글과 사진을 준비하며 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세기프렌즈를 통해 앞으로 새롭게 알게 될 나의 모습도 기대된다.





PROFILE 

세기프렌즈 4기 전아름 


세기프렌즈는 다양하고 차별화된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을 통해 사진 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세기P&C의 서포터즈 활동이다. 매달 정기 모임을 가지며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SNS 채널을 통해 세기P&C 브랜드를 알리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카메라 전문 잡지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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