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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의 성장통,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세기프렌즈 4기 3차 미션은 ‘인생영화’였다. 세기프렌즈 4기 박성혜는 인생영화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꼽았다. 박성혜 참가자가 시그마와 자이스 렌즈로 담은 인생영화 이야기를 정리했다.
사람들의 마음에 일상탈출의 불씨를 지핀 영화가 있다. 바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다. 인물과 배경이 극적인 대조를 이룬 이 영화의 포스터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소심한 걸음걸이, 덥수룩한 머리, 회색 재킷, 푸른색 넥타이. 특징없는 직장인의 모습을 옮긴듯한 이 사람 대체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
몽상가, The Daydreamer
월터 미티는 ‘라이프(LIFE)’지에서 16년간 필름을 현상하고 관리한 인물이다. 영화 초반부는 월터의 공상으로 가득하다. 할 수 없었던 말, 하고 싶었던 일을 상상하며 자의식을 가두는 일상. 만일 사람들에게 무엇이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인생이 주어진다면 그 동안 꿈꾸었던 삶을 살 수 있을까?
추억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나 눈앞에 닥친 난관을 헤칠 불씨가 된다. 지난 추억을 간직하는 이유에 대해. 여행을 통해 얻고 싶은 깨달음에 관해 하나씩 답을 찾는 월터의 여로는 사람들의 삶과 닮았다. 그래서 영화 내내 눈을 뗄 수 없었다.
찾고 싶었던 것은 나 자신
영화 내내 월터가 세계 여행을 하는 이유는 하나다. 사진작가 숀 오코넬에게 25번째 사진의 행방을 묻기 위해서다. 연락처도 없는 사진작가를 찾아 떠난 무모한 여행. 과연 월터가 찾고 싶었던 것은 사진이 전부일까? 그를 추적하는 과정은 참으로 정성스럽다. 그럴 것이 숀 오코넬은 월터에게 정신적 기여를 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숀을 찾는 과정은 월터의 상상을 구현하는 경험이자 열정을 발견하는 계기다.
오늘 나는 완전한가? 미처 깨지 못한, 과거에는 있었지만 현재에는 없는 내 모습은 무엇일까? 내가 발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며 어떤 세상을 만나게 될까?
월터가 그린란드에서 렌터카를 빌릴 때 남은 차는 빨간 차와 파란 차 두 대뿐이었다. 이것은 영화 <매트릭스>의 패러디 장면이다. “파란 약을 먹으면 여기서 끝나고, 빨간 약을 먹으면 이상한 나라에 남아 끝까지 가게 된다”는 매트릭스 모피어스의 말처럼 월터는 빨간 자동차를 타고 숀을 찾아 달린다. 영원히 모르고 살 수는 있어도 한 번 깨달은 자유는 잊을 수 없는 것일까?
어른을 위한 성장영화
그렇다면 당장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걸까? 전 세계를 찾아 헤맸던 25번 사진이 주방 쓰레기통에 버렸던 지갑 안에 들어있었던 것처럼 월터의 여정은 그의 일상으로 돌아오며 완성된다.
일상으로 복귀는 따분해 보일지 몰라도 새롭게 삶을 시작하는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회귀하는 것은 여정뿐 아니다. 계절도 돌아오고, 나는 부모님이 나를 낳았을 때 나이를 넘겼다. 크고 작은 원을 그리며 흐르는 시간 속에서 어른이 되어도 성장통은 계속해서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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