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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온 시간이 새로운 무기가 될 때
디저트 사진가 이문희가 말하는 디저트 사진의 모든 것
  • 인터뷰
  • 최고관리자
  • 20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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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논 EOS 5D Mark IV / EF 100mm F2.8L Macro IS USM / 100mm / 매뉴얼 노출(F2.8, 1/1600초) / ISO 1600
컵케이크와 같은 1인용 작은 케이크를 쁘티 가토(Petits Gateaux)라고 한다. 귀여움 가득한 여러 개의 쁘띠 가토를 사랑스러운 분위기로 완성하고 싶어 플레이팅을 하고 꽃잎과 함께 촬영했다.

 
걸어온 시간이 새로운 무기가 될 때

한 영역을 꾸준히 파고드는 도전의 길을 걷는 사람은 그 길 끝에서 결국 전문가가 된다. 이들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는 전문 영역을 기반으로 한 영역의 확장에 있다. 우리는 한 평생 물리학자의 길을 걸어온 이가 방송을 통해 물리학을 쉽고 재밌게 설명하는 MC가 되거나 저자와 독자를 잇는 편집자의 삶을 살아온 이가 어느 날 베스트셀러 소설의 저자가 돼 모두를 놀라게 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도전의 길을 걸으며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운 모든 것이 영역의 확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약 10여 년의 시간 동안 베이킹을 하며 디저트 전문가의 길을 걸어온 이문희 역시 그 길 끝에서 베이킹이 아닌 사진 강의를 시작했다. 그간 베이킹 작품을 자신이 의도한 대로 담기 위해 카메라와 고군분투한 도전의 시간을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누군가를 위한 시간으로 승화한 것. 카메라에 대한 기초 지식만 알면 누구나 쉽게 자신의 베이킹 작품을 본연의 의도대로 담아낼 수 있다는 그녀에게 디저트 전문가이자 사진가로 살아온 10여 년의 시간과 그간의 배움에 대해 물었다.


에디터・김진빈

사진이문희





▲ 캐논 EOS 60D / EF-S 17-55mm F2.8 IS USM / 40mm / 매뉴얼 노출(F2.8, 1/40초) / ISO 320

다섯 가지 초콜릿을 블렌딩해 두 가지 아몬드 장식을 더해 완성한 초콜릿 케이크 ‘케이크 쇼콜라 카라멜 그리젯’ 길이감이 길거나 높이감이 있는 케이크들은 전체적으로 담아내도 좋지만 3층의 반구형 초콜릿 케이크의 맛과 질감을 전달하기 위해 적절한 간격으로 커팅한 후 겉과 속을 동시에 담았다.



지금까지의 사진 작업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도전. 10년 전부터 디저트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300여 가지 다양한 케이크, 구움 과자와 150여 가지 빵을 사진으로 담아왔다. 사진을 찍는 매 순간이 새로운 도전이었다. 디저트 사진에 대한 참고자료도 별로 없던 상황에서 수많은 디저트의 고유한 특성을 살리면서 감성까지 제대로 표현해내기 위해 무수히 반복해 온 시행착오의 과정이 결코 녹록하진 않았다. 다만 그 결과 나만의 크고 작은 노하우를 얻게 됐고, 그 결과물들이 지금의 내 사진들이다.



10년 전 베이킹으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했다. 인생의 전환점과 함께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진을 시작하고 난 후 디저트 전문가로서 어떤 부분이 달라졌나? 디저트를 배우고 만들기 시작함과 거의 동시에 내가 만든 디저트를 기록으로 남겨두고 다른 사람과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에는 블로그가 세상과 소통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라 직접 촬영한 디저트 사진을 블로그에 올렸다. 물론 초창기에 찍은 사진을 보면 많이 서툴고 어색하지만 블로그에 쌓이는 디저트 사진들을 보면서 시간이 갈수록 내 사진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때 사진을 더 잘 찍게 된다면 이보다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단순히 디저트 전문가로서 디저트를 잘 만드는 일을 넘어 카메라를 통해 디저트의 특성을 과연 어디까지 잘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카메라를 정말 잘 다루고 싶다는 목표 의식이 생긴 것이다.



 듣고 보니 지난 10여 년간 디저트 전문가로서 뿐 아니라 디저트 사진가로서도 원하는 결과를 위해 끊임 없이 도전하는 삶을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과정에서 어떤 것들을 배웠나? 

모두가 알다시피 현대는 가히 시각 미디어의 시대 라고 할 수 있다. 사진이나 영상 등 직시, 직관적인 시각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성취감을 표현하고 알리는 일이 자연스러워졌고 또 그러한 행위가 필요한 세상이 됐다. 한편 지난 5년 동안 베이킹 전문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사람도 급속히 많아졌다. 이들 또한 자신이 만든 창작물을 다양한 사진으로 세상에 선보이기 시작했고 품질에 대한 욕구도 자연스레 높아졌다. 여기서 의미하는 품질은 단순히 ‘예쁘게 보이는 것’을 넘어 디저트마다의 개성과 특징, 의도가 잘 표현된 상태를 말한다. 이런 결과를 얻기 위해선 사진과 카메라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와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카메라 원리 이해를 바탕으로 한 올바른 조작법 숙지가 그첫 걸음이 된다.



이에 대한 솔루션 중 하나가 현재 운영 중인 ‘M 모드 디저트 사진 수업’인가? 제과 강의가 아닌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거나 베이킹을 취미로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사진 강의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베이킹을 꾸준히 하다 보니 의외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들 카메라는 한 대씩 갖고 있지만 카메라나 사진 촬영에 대한 기초 지식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았다. 심지어 막연히 비싼 카메라를 사면 사진이 잘 나올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M 모드 디저트 사진 수업’을 통해 디저트를 만드는 동종 업계 사람에게 나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같이 공유하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 또 최신 카메라는 기능이나 성능이 상향 평준화 돼 있어서 조금만 공부하고 노력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사진을 뽑아내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이러한 점도 강의를 만들게 된 중요한 요인 중 하나였다.




▲ 캐논 EOS 5D Mark IV / EF 24-70mm F2.8L II USM / 70mm / 매뉴얼 노출(F3.2, 1/125초) / ISO 500

마카롱을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으로 담아냈다. 사랑스러운 색감과 비주얼의 달콤한 디저트가 주인공이 되는 디저트 사진은 다양한 상상력을 더할 수 있어 표현 방법이 무궁무진해진다.


 캐논 EOS 5D Mark IV / EF 100mm F2.8L Macro IS USM / 100mm / 매뉴얼 노출(F3.2, 1/125초) / ISO 800

동네 카페를 가더라도 카메라와 함께한다.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전에 한 장씩 촬영하는 일도 습관이 됐다. 크레마가 사라지기 전에 순간적으로 담은 사진이며, 커피가 막 나왔을 때의 느낌과 맛을 최대한 담아보고자 했다.



이번에는 디저트 사진 작업에 대해 조금 더 깊게 묻고 싶다. 디저트 사진을 촬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디저트 고유의 색감과 질감을 실제와 유사하게 표현하려 노력하는 한편 만든 이의 스토리가 잘 담기는 지에 신경을 많이 쓴다. 베이킹을 하는 사람에게는 디저트가 단순한 먹거리로 여겨지는 상품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이자 자존심과 같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에서 시각적 미디어의 비중이 커진 근래에는 사진으로 내 베이킹 작품을 멋지게 표현해 세상에 잘 내보이고 싶은 욕구도 비례해서 커졌다. 모두가 예술 사진의 퀄리티까지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내가 만

든 작품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그 어딘가의 수준을 바란다. 각각의 고유한 디저트가 표현하고 있는 색감과 질감은 그저 단순한 베이킹의 결과물이 아닌 베이킹을 하는 사람 본연의 의도다. 이 부분이 최대한 잘 표현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평소 사진 작업에서 최대한 보정이 필요 없는 상태를 지향한다고 알고 있다. 디저트 고유의 색감과 질감을 잘 표현하기 위함인가?

그것도 맞지만 환경적인 요인도 크다. 세상에 완벽한 사진은 없다. 다만 조금 더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 다양한 추가 작업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나를 포함해 베이킹이 본업인 대부분의 사람은 그런 추가 작업까지 고려하면서 사진을 찍기에는 현실적으로 시간과 공간, 비용 등 제약이 너무도 많다. 때문에 사진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제한된 환경에서 카메라 본연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렇게 알게 된 노하우가 몸에 배 지금 내 사진 촬영

스타일이 된 것이다.



사실 모든 사진 촬영이 그렇듯 디저트 사진의 8할은 빛을 컨트롤하는 일이 아닐까. 디저트 사진 촬영 시 촬영할 장소의 빛 환경을 고려할 때 어떤점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디저트 사진의 현실적인 색감이 자연스럽게 전해지면서 공감이 되는 자연광의 따듯한 느낌을 좋아해 자연광을 최대로 활용하려고 노력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자연광 하에서 촬영한 사진이 디저트 본래의 색감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때문에 자연광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되, 가급적 그림자가 생기지 않도록 깔끔하게 빛을 컨트롤하는 부분에 신경 쓴다. 그림자로 인한 과한 콘트라스트는 디저트 본래의 색감이나 질감 전달에 있어 방해 요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 경우 그림자를 컨트롤하기 위해 직접 제작한 폼보드 반사판을 사용한다.



실내 작업이라는 특성상 충분한 자연광이 확보되지 않은 작업 환경에서 디저트 사진을 촬영해야 하는 사람도 많다. 이럴 때는 카메라 장비의 기능 중 어떤 기능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이는 결국 사진의 기본에 대한 문제다. 카메라의 원리와 기능을 이해하고 의도대로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충분한 자연광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말은 사진의 밝기가 원하는 만큼 밝게 나오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 많은 사람이 어둡다고 생각하는 밝기에서 보통은 인공광을 켜고 사진을 찍는다. 이때 셔터 속도, 조리개, 감도의 원리를 이해하고 우선 순위를 학습한다면 인공광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자연광의 따듯한 느낌을 살린 충분히 밝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사진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 촬영 모드를 자동으로 설정한 뒤 셔터만 누르면 카메라가 알아서 원하는 사진을 만들어줄 것이라는 막연한 오해가 있기 때문이다.





▲ 캐논 EOS 5D Mark IV / EF 24-70mm F2.8L II USM / 50mm / 매뉴얼 노출(F3.5, 1/125초) / ISO 2500

카페와 마찬가지로 가족과 집에서 간단한 브런치를 하더라도 사진을 몇 장씩 촬영해본다. 음식을 플레이팅하고 찍어보는 일도 디저트 사진 촬영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으며 꾸준한 연습과 훈련의 과정이 된다.


▲ 캐논 EOS 60D / EF-S 17-55mm F2.8 IS USM / 54mm / 매뉴얼 노출(F3.5, 1/40초) / ISO 800

밤 페이스트와 밤 졸임 등 다양한 재료의 어우러짐이 매력적인 ‘아르데쇼아’라는 밤 케이크를 실제 밤과 섞어 자연스럽게 촬영했다. 아르데쇼아가 실제 밤이 아닌 것은 바로 눈치 채더라도 밤 케이크의 이미지는 최대한 전해보고 싶었다.



디저트 사진에서 빛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가 구도라고 생각한다. 이는 많이 촬영해보지 않고는 감을 익히기 어려운 부분인데 평소 사진 촬영을 위해 디저트를 플레이팅할 때 어떤 것들을 고려하 는지 궁금하다.

실제로 카메라를 어느 정도 다룰 줄 알게 되면 누구나 부딪히게 되는 현실적인 고민이 ‘어떻게 하면 예쁘게 찍을 수 있을까’하는 구도의 영역이다. 내 경우 배경을 단순화해 디저트에 시선이 집중되도록 함과 동시에 디저트 고유의 맛을 표현하는 데 집중한다. 특히 배경이 되는 공간과 소품의 전체적인 ‘색상’ 및 ‘선’을 단순화해 색감과 선을 통일시키려고 한다.



프레임 속 대상의 범위나 촬영 구도를 선정할 때는 어떤 것들을 고려하나?

디저트 사진이 복잡하고 어려워지는 이유는 소품이 디저트를 잘 꾸며준다는 생각의 오류를 범하기 때문이다. 촬영할 때마다 카메라 앵글을 조금씩 바꿔보고 디저트를 크게 담을지, 작게 담을지 고민하는 일이 중요하다. 디저트와 공간을 함께 촬영한 화각이 넓은 사진은 서정적인 분위기 전달에 유리하고 디저트에 집중된 화각이 좁은 사진은 디저트 자체의 질감이나 맛 등의 제품성 전달에 유리하다. 또 높이감이 낮은 쿠키와 높이감이 높은 케이크는 맛이 전달될 수 있는 구도의 포인트가 조금씩 다르다. 납작하고 높이감이 낮은 쿠키는 윗면에서 맛이 보이도록 찍는 편이며 높이감이 있는 케이크는 비주얼 자체가 화려한 경우가 많고 조각으로 커팅하는 경우도 많아 단면에서 맛이 잘 보이도록 찍는다. 이처럼 다양한 카메라 앵글을 통해 담겨지는 질감과 맛, 분위기까지 달라지게 할 수 있다.



 프레임 속 대상의 범위나 촬영 구도를 결정할 때 사용하는 카메라나 렌즈가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가?

내 디저트 사진의 포인트는 적절한 초점 거리의 렌즈 선택에 있다. 캐논 EF 24-70mm F2.8L II USM 을 사용할 때는 70mm 초점 거리를 주로 활USM을 사용할 때는 70mm 초점 거리를 주로 활용한다. 같은 화각이라도 왜곡이 줄어들어 보다 현실감 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디저트 사진은 실제 먹는 환경과 가장 유사한 거리감으로 표현하면 좋다. 마치 눈 앞에서 실제로 보는 느낌으로. 때로는 카페 공간과 함께 디저트를 담아내야 할 때도 있다. 이때는 초점 거리를 짧게 해 화각을 넓게 담기보다 초점 거리를 50~70mm 정도로 둔 상태에서 뒤로 물러나 넓게 담는 방법을 택한다. 광각 영역으로 프레임 안에 과하게 많은 요소가 들어오는 것보다 이렇게 집중해 담는 편이 카페 공간과 디저트를 함께 담을 때 예쁘게 담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제 막 디저트 사진 촬영에 입문하려는 사람에게는 고정 조리개 값을 가진 표준 줌 렌즈를 추천한다고 말한 바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경험상 디저트 사진 입문자는 하나의 카메라와 렌즈로 디저트는 물론 카페 공간 촬영이나 일상 사진까지 잘 담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또 디저트 사진은 실내 촬영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때문에 캐논 풀프레임 DSLR 렌즈 EF 24-70mm F2.8L II USM이나 APS-C DSLR 렌즈 EF-S 17-55mm F2.8 IS USM처럼 사진의 화각과 밝기 컨트롤이 용이한 고정 조리개 값의 표준 줌 렌즈를 권하고 있다.





▲ 캐논 EOS 5D Mark IV / EF 100mm F2.8L Macro IS USM / 100mm / 매뉴얼 노출(F3.2, 1/160초) / ISO 200

디저트 사진 컨설팅을 의뢰한 카페의 대표 상품이었던 도넛에 조금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함께 스토리를 담아보고 싶었다. 도넛을 만드는 셰프의 정성은 물론 도넛을 만드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실제로 디저트 사진을 촬영할 때 어떤 카메라를 사용하는지 궁금하다.

처음에는 일상 생활에서 범용적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캐논 EOS 60D와 EF-S 17-55mm F2.8 IS USM 렌즈로 사진을 시작했다. 실제로 베이킹을 하면서 디저트 사진을 담을 때도 이 조합을 오랫동안 주력으로 사용해왔다. 그러다가 디저트의 맛과 질감을 보다 현실감 있게 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고 그 한계를 넘는 방법을 찾기 위해 2년전쯤 캐논의 대표적인 풀프레임 카메라인 EOS 5D Mark IV와 EF 24-70mm F2.8L II USM, EF 100mm F2.8L Macro IS USM을 구입해 현재까지 사용 중이다.





▲ 캐논 EOS 5D Mark IV / EF 24-70mm F2.8L II USM / 70mm / 매뉴얼 노출(F3.5, 1/125초) / ISO 320

발효도 잘 되고 구움 색도 예쁘게 완성된 깜빠뉴의 풍미와 촉촉한 느낌이 전해지도록 깔끔하게 커팅한 상태로 찍었다. 빵이나 케이크 등의 디저트는 밝은 느낌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캐논 카메라만 사용해온 이유가 있나?

내가 찍은 디저트 사진을 보고 도대체 어떻게 하면 카메라만으로 그런 색감을 표현할 수 있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이 말은 단지 색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 색을 통해 표현되는 느낌에 공감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마들렌, 휘낭시에, 에그타르트 등 구움 과자류나 생크림으로 하얗게 아이싱된 쇼트 케이크류처럼 서로 다른 듯한 디저트에서 느껴지는 공통적인 느낌은 바로 ‘따듯함’이다. 캐논 카메라는 이 특유의 따듯한 느낌을 잘 담아낸다. 이것이 캐논 카메라 고유의 특징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동시에 내가 캐논 카메라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위한 영상까지 직접 제작하고 있다. 디저트 전문가로서 사진, 영상 촬영을 전문 작가나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촬영하는 일이 어떤 강점으로 작용하는가?

베이킹을 하는 사람은 시각 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필요로 하는 시점에 본인만의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길 원한다. 전문 업체나 사진 작가에 의존할 경우 그 의도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저트를 만드는 과정이나 그 직후의 효과를 그때 그때 표현하고 싶을 때도 있는데 이런 다양한 표현 의도와 목적은 본인이 직접 촬영하는 편이 확실한 결과를 내는 방법이다. 또 유튜브와 같은 소셜 미디어는 콘텐츠의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한 속성을 갖고 있다. 이런 속성은 업체 의뢰만으로 충족하기엔 한계가 있다. 계속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직접 사진을 찍고 올리는 방법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국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만의 고유한 브랜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 캐논 EOS 5D Mark IV / EF 24-70mm F2.8L II USM / 65mm / 매뉴얼 노출(F4, 1/40초) / ISO 640

오후 3시 45분에 작업실 테이블에서 찍은 사진. 집안으로 들어오는 자연광만을 활용해 카메라 기능만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자연광의 특성을 이용하면 따듯하면서도 스튜디오 느낌의 밝은 사진 촬영도 어렵지 않다.



듣고 보니 하나의 베이킹 작품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사진가는 베이킹을 한 본인이겠다. 그렇다면 직접 디저트 사진 촬영에 도전해보려는 디저트 전문가에게는 어떤 카메라를 추천하는가?

사람마다 예산과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겠으나, 나는 주로 캐논 DSLR을 추천하는 편이다. 입문기는 캐논 EOS 850D에 번들 렌즈와 함께 EF 50mm F1.8 STM, 중급기는 캐EOS 90D에 EF-S 17-55mm F2.8 IS USM, 상급기는 EOS 6D Mark II 혹은 EOS 5D Mark IV에 EF 24-70mm F2.8L II USM을 추천한다. 다만 이제 막 사진에 입문하는 사람의 경우 아직 사진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거니와, 가격적으로도 덜 부담스러운 입문기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많다. 그러면서 사진이 익숙해진 후 중급기 이상으로 업그레이드하면 되지 않겠나, 라고 생각한다. 내 경우 사진의 목적과 목표가 뚜렷한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구입할 수 있는 최대 예산으로 카메라를 장만하도록 권하고 있다. 카메라와 렌즈는 상급기일수록 사진의 표현력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화질을 처음부터 구현한다는 근본적인 장점을 무시할 수 없다. 또 카메라는 다양하고 정밀한 기능이 집약된 광학 기기로 최소 1-2년은 꾸준히 사용해야 비로소 자유자재로 그 성능과 기능을 다룰 수 있게 된다. 카메라를 자꾸 교체하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또 다시 상위 기종에 적응하는 기간도 필요해진다.



▲ 캐논 EOS 5D Mark IV / EF 50mm F1.8 STM / 50mm / 매뉴얼 노출(F4, 1/100초) / ISO 2000

마들렌의 먹음직한 구움 색과 함께 설탕이 입혀진 질감을 섬세하게 전달하고 싶었다. 높이감이 낮으면서 자그마한 구움 과자들의 질감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디저트 자체를 크게 담고, 맛이 느껴지는 표면 부분이 돋보이도록 부감으로 촬영하면 맛에 대한 상상력이 증폭된다.



다양한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해 디저트 사진 촬영 노하우와 자신의 베이킹 작업을 직접 촬영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으로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사진 강의와 이러한 소통을 통해 궁극적으로 어떤 것들을 전하고 싶은가?

인생을 살아갈수록 내 경험과 노력으로 얻은 가치를 사람들과 진심으로 나누며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도 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쌓은 카메라, 사진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해 누군가 사진으로 이루고 싶은 꿈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디저트 사진을 넘어 인생의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마음껏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도록.



마지막 질문이다. 현재 준비 중이거나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나?

‘M 모드 디저트 사진 수업’의 심화 커리큘럼과 디저트 카페의 종합적인 사진 컨설팅을 준비하고 있다.





INFORMATATION 

M 모드 디저트 사진 수업


‘M 모드 디저트 사진 수업’은 행복한수지씨로 활동하고 있는 디저트 전문가이자 디저트 사진가 이문희가 자신의 10년 노하우를 통해 사진의 기본기를 깊이 있고 재미있게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자 기획한 2회 6시간의 시그니처 사진 교육 프로그램이다. 디저트, 음식, 공예품과 같은 직접 만든 제품 혹은 시제품을 좋은 품질의 사진으로 직접 담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강의로 관련 업계 트렌드에 대한 전문적 이해를 바탕으로 콤팩트하되 이론과 실습을 확실히 숙지할 수 있는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있다. 단순히 카메라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기술뿐 아니라 찍고자 하는 제품의 특성, 사진을 필요로 하는 상황과 의도에 부합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Profile 


 

이문희

2012년부터 8년여 동안 슈크레를 비롯한 다양한 케이크 클래스를 수강하며 디저트 전문가로서 경력을 쌓았다. 2020년 9월부터 자신의 베이킹, 사진 노하우를 토대로 ‘M 모드 디저트 사진 수업’을 오픈해 현재까지 400여 명의 수강생을 배출했다. 2022년 2월에는 올리커에서 ‘M 모드 사진 세미나’를 했다.


인스타그램 : @happysusie_

유튜브 : 행복한수지씨 happysusie

블로그 : blog.naver.com/leemoonhee70




<사진&카메라 전문 잡지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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