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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더 빛나는 미술관 자작나무숲
발길따라 가보는 출사지 PLACE 07
  • 에세이
  • 최고관리자
  • 2022-07-18
  • 758
  • 0

 

후지필름X-Pro 3 / 빌트록스 AF 85/1.8 II XF / F1.8 / 1/1100초 / ISO 160

많은 이들이 자작나무를 겨울철 촬영 소재로 떠올리지만 강한 햇빛, 짙은 초록색과 함께하는 여름철의 자작나무는 한층 더 싱그럽게 빛이난다.


제철 음식이라는 단어가 있듯이 여행에도 제철 여행이 있다. 봄이면 봄, 여름이면 여름, 가을과 겨울 제 때마다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맞이하는 장소들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맘때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 중이라면 당신에게 숲을 권하고 싶다. 7월은 한여름의 짙은 신록이 절정을 맞이할 때다. 여름 햇빛이 거세질수록 선명해지는 그늘이 멋진 대비를 이루고, 한껏 덩치가 부푼 푸른 나뭇잎 사이로 새어 든 햇살은 어둑한 가운데 윤슬처럼 맑게 반짝인다.

일상과 멀어지는 느린 풍경과 숲이 발하는 상큼한 공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은 단연 강원도, 여기에 사진에 대한 기대까지 채우고 싶다면 횡성의 미술관 자작나무숲이 특히 가볼 만하다. 눈부신 백색 자작나무와 잘 꾸며진 정원, 통나무집 카페와 작품 전시장까지 흥미로운 소재들이 한데 모여 있다.

음료 한 잔을 포함한 미술관 입장료는 2만원. 매표소에서 짧은 오솔길을 지나면 이윽고 하얗고 붉은 꽃이 무더기로 자라고 있는 넓은 정원과 통나무로 지어진 카페가 보인다. 이 풍경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그야말로 작품처럼 서 있다. 카페 안에서 바깥을 바라보는 풍경도 예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차가운 커피 한 잔으로 더위를 식히며 연신 셔터를 눌렀다.

정원에서 언덕으로 이어지는 길은 자작나무가 숲을 이룬다. 많은 이들이 자작나무와 함께 겨울을 연상하지만 여름철 햇살을 머금은 자작나무의 하얀 색은 더욱 눈부시게 빛난다. 뜨겁고 습한 이 계절의 공기도 왠지 서늘하게 느껴지는 공간. 곳곳에 놓인 벤치에 앉아 느긋하게 이를 보고 있자니 눈과 마음이 환해진다. 가벼운 카메라 하나 어깨에 메고 광각과 망원 단초점 렌즈를 번갈아 가며 찬찬히 숲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초점에서 벗어나 보케로 표현된 나무의 껍질과 초록 잎은 이름 모를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미술관 초입과 자작나무 숲 언덕 위에 자리한 두 개의 전시장도 놓치지 마시길. 카페 옆 1전시장은 다양한 분야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기획전시장으로 운영되고 있고, 언덕 위 2전시장에서는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는 미술관장 원종호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문득 시계를 보니 4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서울로 돌아가면 분명 해가 떨어져 있으리라. 횡성에서 숲과 함께 보낸 느긋하고 여유로운 휴식의 하루. 이곳에서 한 달, 딱 한 달만 지내보고 싶다.

  

사진・글  박지인 





▲ 후지필름 X-Pro 3 / XF23mmF2 R WR / F10 / 1/170초 / ISO 160

매표소 앞 오솔길을 지나 미술관 안쪽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잘 꾸며진 넓은 정원과 낭만적인 통나무집 카페가 나타난다.





▲ 후지필름 X-Pro 3 / XF23mmF2 R WR / F2 / 1/2200초 / ISO 400
카페 안쪽에서 바라본 정원의 일부. 넓은 창 너머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다른 계절의 풍경도 기대하게 되는 장면.




▲ 후지필름 X-Pro 3 / XF23mmF2 R WR / F2 / 1/550초 / ISO 250
사람의 손길이 익숙한 고양이들이 정원 곳곳에서 뛰어놀고 있다. 털에 민감한 이들은 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후지필름 X-Pro 3 / XF23mmF2 R WR / F2/ 1/75초 / ISO 500 

원종호 미술관장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2 전시장. 숲과 나무에 대한 깊은 이해가 돋보이는 작품이 가득하다. 사진을 하는 이의 밝은 눈이 아니더라도 큰 감명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




▲ 후지필름 X-Pro 3 / XF23mmF2 R WR / F2 / 1/550초 / ISO 250
자작나무숲과 정원 곳곳에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의자나 벤치가 놓여 있다. 여기에 앉아 숲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감각이 느껴진다.





SHOOTING MEMO

 촬영 장소 : 강원 횡성군 우천면 한우로두곡5길 186
 촬영 시간 : 오전 11시- 오후 4시 

1991년 원종호 미술관장이 자작나무 묘목을 심는 것을 시작으로 2004년 정식 개장하고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사립 미술관. 카페와 정원, 자작나무숲, 전시장, 게스트하우스까지 공간은 비교적 넓지 않지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오랫동안 사진가로 활동해 온 원종호 미술관장의 감각이 돋보이는 뛰어난 풍광으로 인기가 많다. 특히 최근에는 가수 BTS의 2021 Winter Package 촬영지 중 한 곳으로 알려지면서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카메라 전문 잡지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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