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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빛 가득한 이국적인 장소 용산공원
발길따라 가보는 출사지 PLACE 10
  • 에세이
  • 최고관리자
  • 2022-10-27
  • 790
  • 0

▲ 후지필름 X-Pro 3 / TAMRON 17-70mm F/2.8 DiIII-A VC RXD / F7.1 / 1/250초 / ISO 160

안내소와 방문소를 거쳐 처음으로 마주하는 풍경. 엔틱한 디자인의 빌라와 넓고 반듯한 공간감이 1980년대 미국 드라마 속 어느 한적한 마을을 떠오르게 한다.


어느덧 10월이다. 습기를 잔뜩 머금었던 공기는 가벼워졌고 축 늘어져 있던 가로수들도 생기를 찾았다. 울긋불긋한 단풍은 아직 이르지만 가만 가만 다가오는 가을을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다. 높고 푸른 하늘 아래 맑은 햇살이 쏟아지는 이즈음을 즐기기 위해 용산공원을 찾았다. 용산공원은 이국적인 배경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이곳의 진짜 주인공은 빛이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는 덕분에 언제 어느 때나 채광이 좋다. 그 눈부신 빛을 머금은 붉은 벽돌 빌라들 사이를 걷다보면 플라타너스의 붉은 물결만큼이나 호사스러운 가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용산공원의 정식 명칭은 용산공원 부분개방 부지. 서빙고역 1번 출구 길 건너편에 위치한 용산 미군 기지의 일부다. 2019년까지 임대를 마친 미군 기지가 부지 반환 절차를 밟으면서 그 일부가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군사 지역이기에 접근할 수 없었던 비밀스러운 공간. 높은 펜스로 둘러싸여 마치 섬처럼 분리되었던 이곳은 시민들의 품에 돌아가면서 SNS를 뜨겁게 달군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방문소에 들러 방문 목걸이를 받고 공원에 들어서면 서울의 한복판이 미국의 어느 마을로 바뀐다. 엔틱한 창문을 낸 붉은색 벽돌 빌라, 영어로 쓰여진 표지판, 드넓은 광장 등 우리 주변에 만나보기 어려운 낯선 요소들이 이국의 풍경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을 충족한다. 이곳저곳에서 각자의 설렘을 기록하는 사람들의 셔터 소리가 쉴 새 없이 퍼진다. 공원 안쪽에서는 실제 이곳에 머물렀던 미군 장교들의 생활도 탐방 가능하다. 주택 내부를 공개한 오픈하우스 ‘오손도손’은 미군 가족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전시 공간이다. 거주했던 미군 장교와 그의 가족들이 남긴 한국 생활에 대한 추억, 감정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용산공원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완성하는건 무엇보다 빛과 나무다. 공원 어느 곳에서나 넉넉한 빛이 머무른다. 그리고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고목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한적한 공간감과 꾸며지지 않은 아름다움이 겪어보지 못한 이국의 감성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 상상해보시라. 아침저녁으로 낭만적인 빛을 만나는 일상. 창밖으로 보이는 탁 트인 잔디밭과 광장의 여유로움. 단순히 사진만 촬영하고 떠나기엔 너무나 아쉽다. 탁자에 앉아 그들처럼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따뜻한 오후 햇살의 일광욕과 선선한 바람을 즐겨보길 권한다.

  

사진・글  박지인 






▲ 
후지필름 X-Pro 3 / Super Takumar 50mm F/1.4 / 1/800초 / ISO 160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공원에는 언제 어느 때나 빛이 넉넉하게 머문다. 빛을 한껏 머금은 붉은 벽돌이 가을다운 분위기를 낸다.




▲ 후지필름 X-Pro 3 / Super Takumar 50mm F/1.4 / 1/2000초 / ISO 160
해가 기우는 시간이 되면 곳곳에 낭만적인 빛이 스며든다. 플레어를 통해 엔틱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보는 건 어떨까.



▲ 후지필름 X-Pro 3 / TAMRON 17-70mm F/2.8 DiIII-A VC RXD / F3.5 / 1/600초 / ISO 160



▲ 후지필름 X-Pro 3 / Super Takumar 50mm F/1.4 / 1/1000초 / ISO 160
이 공간의 자연스러움을 완성하는 요소는 오래된 나무다. 시간의 흔적이 담긴 꾸며지지 않은 아름다움이 미국 현지인들의 생활상에 몰입하게 한다.

 


후지필름 X-Pro 3 / Super Takumar 50mm F/1.4 / 1/200초 / ISO 160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모습의 표지판. 관광객들이 인스타그램 인증 사진을 촬영하는 대표적인 스팟이다.



▲ 후지필름 X-Pro 3 / Super Takumar 50mm F/1.4 / 1/800초 / ISO 160
광장에는 관광객들이 여가 시간을 보내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탁자와 의자를 배치했다.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팝송을 듣거나 책을 읽고 있으면 미국 어느 작은 마을에 여행 온 기분이 든다.





SHOOTING MEMO

 촬영 장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221
 촬영 시간 : 오후 3시 - 오후 65

사람들 사이에서 용산공원 혹은 미군기지 장교 숙소 공원으로 통용되고 있지만 두 지명으로 검색하면 주소를 찾을 수 없거나 다른 장소로 가기 십상이다. 정확한 명칭인 용산공원 부분개방 부지로 검색하거나 위의 주소를 사용해야 장소를 올바르게 찾아갈 수 있다. 또한 내부 수용 인원이 300명으로 제한되어 있어 주말에는 웨이팅을 해야 할 확률이 높다. 이 점을 감안하고 움직이자.




<사진&카메라 전문 잡지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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