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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부터
박신우 작가의 LL(locals' locations) 활화산 작업에 대하여
  • 인터뷰
  • 최고관리자
  •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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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Charco Azul, La P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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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Papagayo, Lanzar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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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Papagayo, Lanzarote

 
산으로부터
박신우 작가의 LL(locals' locations) 활화산 작업에 대하여 

사진 작가의 작업은 어느 지점에서 발현될까. 생각의 씨앗부터일까 씨앗이 발아되는 순간일까. 박신우 작가와 인터뷰를 마친 뒤 내면의 세계를 이루는 모든 순간, 그러니까 아직 발아되기 전 생각의 씨앗부터 작업이 발현된다고 믿게 됐다. 선산으로부터 뿌리를 내린 ‘LL(locals' locations) 활화산’ 작업에서 자연 재앙이 인간에게 주는 의외의 유익으로 삶의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을 깨닫기까지. 그의 작업이 발현된 여정에 대해 들었다.



에디터·김진빈

사진·박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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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 Cumbre Vieja Volcano, La P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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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 PorÌs de Candelaria, La P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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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 Cumbre Vieja Volcano, La Palma 



‘LL(locals' locations) 활화산’은 어떤 관점에서 시작된 작업인가?

2019년에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할아버지와 사셨던 동네 산에 자신을 화장해 뿌려 달라고 하셨다. 장례 절차를 진행하다가 법적으로 국가가 정해준 곳이 아니면 유골을 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선산이라는 개념 안에서 자라왔기에 산은 늘 죽어서 가는 영원한 집이라 생각해왔다. 사람이 죽은 후엔 자신의 육체에 대한 선택권을 가질 수 없다는 데서 큰 상실감이 오더라. 어렸을 때부터 쌓여온 정체성의 일부가 깨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평소 산 꼭대기가 그리는 삼각형을 보는 걸 좋아했는데 불현듯 활화산에는 꼭대기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지점이 내가 느낀 상실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활화산이 궁금해졌다. 복잡한 마음들, 여러 가지 괴로운 마음이 작업의 시작인 셈이다.



2019년에 일본 규슈 남부의 활화산들을 처음 마주했을 때 생각했던 것과 어떤 차이가 있었나?

당연히 분화구 등반이 가능할 줄 알았다. 일본은 활화산 단계를 5단계로 나눠서 상시 관측이 가능한 벨트를 구분하고 이를 등재해 놓는다. 내가 간 곳은 모두 3단계로 지도에 반경 2km 지역을 동그라미 쳐 놓고 출입을 통제했다. 멀리서 활화산의 강렬한 운동 에너지를 망원렌즈로 클로즈업해 강한 콘트라스트로 찍는데 한편으론 계속 아쉬움이 남더라. 산이 인간의 영원한 집이라 믿었는데 실은 인간은 실향민 같은 존재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복잡한 마음에 해답을 찾기 위해 떠난 여정이지 않나. 그런데 마치 북한처럼 그곳엔 가지도 못하니.



일본에서의 사진 작업은 활화산의 역동성에만 집중했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주변시가 생기면서 와이드 앵글로 디테일을 담기 시작했고 활화산을 조금 더 복합적으로 이해하게 됐다. 마치 우리가 사랑에 빠지면 처음에는 사랑에 빠진 그 모습만 보이다가 점차 시야가 넓어지면서 장단점이 같이 보이듯이.



그러한 부분이 사진 작업에 어떻게 내재됐나? 

활화산 자체에 대한 관심이 컸기 때문에 다큐멘터리적 관점으로 접근했다.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의 삶을 듣고 이야기에 해당하는 장소를 매칭하는 방법으로 작업했다. 활화산과 이를 이루는 문화를 1:1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삶 즉, 공간을 가까이서 들여다 보고 싶었다.



활화산이라는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그들은 왜 활화산 주변에서 살아가나?

48년 평생을 활화산 섬에만 산 사람은 살아왔으니까 산다더라. 근방에 살다가 활화산으로 들어온 케이스도 있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활화산 가까이 살아서 위험을 알지만 대부분이 그냥 산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시에 살다가 온 사람들은 이 활화산의 무서움과 불편함을 인지하지만 애초에 여기 살던 사람은 그냥 사는 거다.



도시에 살다가 온 사람들은 어떤 답을 내놓았나? 

사실 첫 번째 인터뷰이였던 모리 키부네에게서 이 여정의 답을 찾았다. 그는 도시에 살 때는 잃어버린 것이 많았는데 활화산 근처로 오면서 잊고 있던 인간에 대한 어떤 물질 감각을 새롭게 깨달았다고 했다. 뭔가 멋있고 화려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 인간이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존재가 현실 세계에 존재한다는 아주 1차적인 사실을 자각한 것이다. 그후 나를 두렵게 하고 굴욕감을 주는 이 활화산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갈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해졌다면서 자신은 이제 행복하다고 말하더라. 이 인터뷰를 통해 도무지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무언가도 결국 내가 어떻게 관계를 설정할지에 달렸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올해 후지필름 GFX 챌린지 한국 우승자로 선정된 뒤에는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화산섬들을 다녀왔다. 3년 전과 작업을 대하는 방식이나 태도에 있어 어떤 점이 달랐나?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걷는 것의 차이를 깨닫게 됐다. 우리가 활화산을 찍는다고 하면 사람들이 응당 기대하는 이미지가 있다. 사진가로서 그런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내 사진을 통해 활화산을 경험하기에 내가 보고있는 것을 더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활화산은 없고 작가만 남는 작업보다는 반대로 나는 없고 활화산만 남기기 위해 내 스타일과 불필요한 풍경 묘사를 배제하고 최대한 디테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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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화산재가 덮여 죽은 바나나 농장, Tajuya, La P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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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 Tajuya, La P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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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 Cumbre Vieja Volcano, La Palma 



이번에도 활화산과 이를 이루는 문화를 담는 방식으로 작업했나?

일본 작업에서 활화산에 대한 답을 모두 얻었기에 스페인 작업에는 질문지를 가져가지 않았다. 그간 물어봐야 알 수 있었는데 이제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스페인에서는 조금 더 주관적 해석이라든지 개인의 인상에 관한 사진을 더 많이 기록하려고 분리해서 갔다.



작업에서 하나의 도시를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 인간, 공간, 시간 세 가지 ‘간’을 살펴본다고 알고 있다. 이번 스페인 여정에서는 인간이 빠져 있는 것인가?

빠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번 여정에서 찾은 3개의 섬이 모두 다른 모습이었다. 테네리페 섬은 중앙에 높은 활화산과 국립공원이 있고 윤식당2를 촬영하기도 한 유명 관광지로 제주도 같은 분위기다. 란사로테 섬은 서쪽은 200년 전 화산 활동으로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새카만 땅이지만 동쪽은 주민은 거의 없는 호텔이나 리조트 같은 관광지구가 전부다. 라팔마 섬은 자료가 많지 않을 정도로 로컬들의 공간으로 사람 사는 냄새가 났다. 이번 작업에서 인터뷰는 하진 않았지만 라팔마 섬은 로컬의 삶, 테네리페 섬과 란사로테 섬은 여행자의 삶으로 기록했다.



그렇다면 시간의 개념은 어떻게 표현됐나? 

일본 작업의 경우 가고시마, 야쿠시마, 구마모토처럼 지역으로 목차를 나눠 여행책 같은 느낌을 줬지만 스페인 작업에서는 사진 작가로서 뭘 찍는지 표현하고자 했다. 주로 밤, 나무, 땅, 물의 고요한 수면 같은 피사체에 관심이 많은데 스페인에서 담은 사진을 쭉 펼쳐놓고 이미지를 글로 옮겨보니 내가 월, 화, 수, 목, 금, 토, 일을 찍고 있더라. 월요일에는 달과 같은 밤의 아름다움, 화요일에는 불 같은 뜨거운 성질의 것들, 금요일은 한자 쇠가 의미하는 인간 문명 등. 스페인 작업의 타이틀을 ‘숭고와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이라고 정한 만큼 내가 가이드라고 생각하고 작품을 보는 이에게 일주일 동안 활화산의 풍경을 여행시켜주자는 마음으로 시간의 개념을 썼다. 11월 초에 발간될 사진집 『LL 활화산 일본 & 스페인』에서 이 모든 여정을 확인해 주길 바란다.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가 ‘자연 재앙이 인간에게 주는 의외의 유익’이라고 알고 있다. 재앙과 유익이라는 상충되는 단어가 등장하는 게 아이러니한데 어떤 의미이며, 이에 대한 답을 지난 여정에서 찾았는지 궁금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답을 찾았다. 대부분 산은 높이와 규모로 위대함과 웅장함을 이야기한다. 활화산은 아니다. 산이 낮아도 폭발 규모에 따라 잠재력 같은 부분이 강화된 형태로 표현된다. 현실 세계에서 사람들은 수치화 가능한 무언가로 자신의 성공을 바라보지 않나. 자연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고. 다만 이 개념으로는 활화산을 평가할 수 없다. 자연 재앙이 인간한테 주는 의외의 유익 중 하나가 이 지점이다. 모든 걸 인간 중심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걸 깰 수 있다는. 또 활화산의 특징 중 하나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거다. 화산은 최소 몇 백 년 단위로 밖에 예측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앞서 말한 모리 키부네가 활화산을 대하는 태도처럼 불안한 존재를 어떻게 이해하고 공존하며 살 것인가가 중요하다. 활화산 주변 사람들은 활화산을 관측하고 과학적으로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좋은 관계를 설정하며 산다. 삶의 불안한 문제를 안고 사는 우리에게 유익한 의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활화산이라는 불안한 존재와의 관계 설정 방식에서 우리가 삶에서 끌어안고 사는 불안과의 관계를 설정하는 방식을 깨달은 것인가?

활화산 주변 사람들이 활화산에 과학적, 수치적으로 접근하고 이를 넘어서는 것에 있어서는 인간이 어쩔 수 없다 여기는 그 관계 설정이 인간의 불안을 다스리는 데, 자연적인 요소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데 유익하다는 걸 느꼈다. 우리는 우리가 모르기 때문에 마냥 무섭고 두려운 것들을 덮어 놓는 데 과학적 접근이 그런 것들을 꺼내 볼 용기를 주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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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 Jameos del Agua, Lanzar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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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쿠라지마 미나미다케(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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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Tajuya, La P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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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쿠라지마 미나미다케(2019) 


스페인 작업에서 후지필름 라지 포맷 미러리스 GFX100S와 적외선 카메라 GFX100 IR 두 대를 활용했다. 두 카메라가 작업에서 각각 어떤 역할을 했나?

이 여정 자체가 숭고와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활화산 여행이었다. 내가 말하는 숭고는 어떤 고귀한 가치를 의미한다기보다 종교적인 감정이다. 거대한 자연 앞에 섰을 때 두렵고 떨리는 마음. 그러니까 두렵고 떨린다는 건 진짜 몸이 떨리는 두려움을 말한다. 이를테면 고소 공포증이나 바다 한가운데서 느끼는 공포일 수도 있다. 이러한 공포를 적외선 카메라로 담으려고 했고, 그럼에도 활화산 주변 풍경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가시광선의 영역에서 GFX100S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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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이후 적외선 카메라가 친숙해졌지만 사진 작업에 있어 어떤 힘을 가질 수 있는지는 아직까지 생소하다. 적외선 카메라로 어떤 지점을 주지시키고 싶었나?

COVID-19는 눈에 보이지 않는 호흡기 질병이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거리 두기를 하며 자기 자신을 더 숨기고 은연 중에 사람을 바이러스로 인식하게 되지 않나. 어떻게든 같이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인데 오히려 상호간 공격적인 마인드가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가족이라 할지라도 적외선 카메라로 체온을 측정하고 통과한 사람만이 내 옆에 올 수 있으니까. 적외선 카메라는 ‘여기에 사람이 있어요’라는 특정성을 강하게 띄는 표제, 표어 기능을 해왔다. 그만큼 적외선 카메라는 더는 누구도 신뢰할 수 없는 사회에서 사람을 신뢰하게 만들어주는 도구이지만 한편으론 관계를 흐트러트리는 양가 감정이 드는 물체이기도 하다. 두려움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활화산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제거하고 다가갈 용기를 갖게 만들 좋은 도구라 생각했다.



작업에는 어떻게 표현됐나? 

수요일에 촬영한 결과물 중 라팔마 섬에서 파도를 640mm로 당겨 촬영한 사진이 있다. 높은 파도 안에서 헤엄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활화산에 마그마가 폭발했을 때 이런 느낌이었을까 상상하게 되더라. 파도 역시 사람들에게 무섭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한 이질적인 마음을 들게 하는 요소니까. 이 파도를 파도로 보이게 하고 싶지 않았고 일종의 어떤 신비를 표현하고 싶었다. 가시광선의 영역인 눈으로 보면 파도지만 이걸 적색 톤으로 반전시켜 화산의 마그마 같이 보이게 표현한 것이 이 작업의 가장 중요한 의미다. 활화산의 어떠함보다 중요한 것이 그 어떠함이 나에게 가지고 온 변화였고 사진 작가의 표현 도구인 시각적 언어로 이를 표현하고 싶었다.



사람들이 어떠한 생각으로 그러한 작업물을 바라봐 주길 원하나?

란사로테의 아름다운 파파가요라는 해수욕장에서 찍은 사진도 있다. 우리 눈과 같은 가시광선의 영역으로 보면 이렇게 아름다운데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하면 붉게 물든 것처럼 찍힌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바다는 파랗고 청명하지만 활화산을 경험한 내게 보이는 바다는 이런 이미지였다. 이런 세계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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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FX100 IR로 담으면 적색으로 담긴다는 점 외에 표현 방식에 다른 차이는 없나?

적외선 카메라도 종류가 있다. 우리가 코로나로 익숙해진 열화상 카메라는 열 에너지를 시각화해 수치화한 이미지고, GFX100 IR 같은 적외선 카메라는 열화상 기능은 없고 일반 카메라가 담는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길기 때문에 표면 안쪽까지 빛이 투과돼 눈에 보이지 않는 흔적까지 사진에 담는다. 안개 속에서 사진을 찍으면 가시광선 카메라는 안개로 표현하지만 적외선 카메라는 안개 뒤쪽에 있는 풍경까지 묘사해낸다. 활화산도 일반 카메라로 보면 까맣게만 보이지만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하면 거기에 있는 바위나 지층이 훨씬 더 잘 드러난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마침내 보게 되었을 때 공포스럽고 두렵지만 새롭게 깨어나는 몸의 감각이 있을거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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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고시마 센간엔에서 본 사쿠라지마(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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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쿠라지마 미나미다케(2019)


활화산의 마그마 조각을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만드는 픽셀 시프트 멀티샷 기능을 활용해 촬영하기도 했다. 초고해상도 작업으로 어떠한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나?

처음에는 1억 화소로 촬영해서 많은 사람에게 활화산의 스케일을 크게 보여주려고 했다. 막상 활화산으로 초토화된 마을을 가보니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담지 않고 크기로만 승부하려 했던 게 부끄럽게 느껴졌다. 활화산을 보고 숙소로 돌아오면 온몸에 화산재가 묻어 있다. 활화산 앞에서면 나라는 존재가 작고 초라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에만 집중했는데 오히려 내 방에 딸려온 작은 부스러기를 보면서 활화산이 너무 크게 느껴지더라. 픽셀 시프트 멀티샷으로 손가락 크기보다 작은 이 돌들을 신체보다 크게 프린트해 보여주고 싶었다. 삶의 크기를 비교해볼 수 있도록.



‘LL 활화산’ 작업의 다음 여정은 어떤 형태가 될까? 

두 번의 여정을 통해 활화산에 대한 궁금증이 모두 풀리기도 했고 나 역시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고 있다. 작업이 끝난 뒤에 많은 사람이 다음에도 활화산에 갈 거냐고 물어보는데 사실 이제는 활화산이 그렇게 궁금하지 않다. 산과 관련된 작업을 이어간다면 이집트에 있는 시내산에 가보고 싶다. 기독교인 내게 육체적인 산이 나에게 정기를 주는 선산이라면 영혼의 집은 시내산이기 때문에 시내산을 보고 싶다.



확실히 박신우 작업의 뿌리는 산이라고 느껴진다. 

일본 사진 작가 스기모토 히로시는 바다의 수평선을 장노출로 심플하게 찍는다. 그는 바다의 수평선을 볼 때마다 자신의 정신적 고향이 떠오른다고 이야기한다. 그게 나에게는 산인 거다.






PROFILE 

박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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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사진을, 대학원에서는 영상을 전공했다. FUJIFILM Global - 2021 GFX Challenge Grant Award에서 한국 우승자로 선정됐으며 2018년에 론리 플래닛과 스위스 관광청이 주관한 라이징 포토그래퍼 파이널리스트 3인에도 선정됐다. 청주 국제 공예 비엔날레(2017), 일현 미술관(2009, 양양) 외 다수의 기획전 및 개인전을 가졌다. 2019년에는 책 『local's locations 분당』을 만들었다. 현재 한예종 멀티미디어 영상과에서 사진도 가르치고 있다.






GFX 2022 CHALLENGE GRANT PROGRAM


 박신우 작가 글로벌 인터뷰 영상

 
후지필름 GFX 챌린지 그랜트 프로그램은 사진가가 후지필름 GF X 시스템과 함께 창의적인 작품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 프로그램이다. 박신우 작가는 2021년도 한국 우승자로 선정돼 G F X100S, G F X100 IR과 함께 활화산 작업을 진행했다. 오는 11월 30일(수)까지 후지필름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2022년도 GFX 챌린지 그랜트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으니 자신만의 뚜렷한 작업 세계가 있다면 라지 포맷 미러리스만의 스케일로 표현해볼 기회를 놓치지 말자.




<사진&카메라 전문 잡지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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