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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관리자
  • 202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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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생각해본 적 없는 농장동물의 나이 듦에 대하여 

『사로잡는 얼굴들』


예능 프로그램 <캐나다 체크인>을 보고 동물권에 대해 많은 생각이 스쳤다. 버려졌거나 버려진 동물로부터 태어났거나. 타의에 의해 거리에서 살아가던 개들은 다시 인간의 한계적 시스템에 의해 안락사에 처할 위기에 놓이고, 동물의 권리를 생각하는 또 다른 손길로부터 겨우 새 삶을 살아간다. 이후 『사로잡는 얼굴들: 마침내 나이 들 자유를 얻은 생추어리 동물들의 초상』을 연달아 읽고 나도 모르는 새에 동물권의 범위를 한정적으로 생각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로 익숙한 동물만이 그 범주에 속한다고 여겨온 게 아닌가. 이 책은 사진 작가 이사 레슈코가 10년간 미국 전역의 생추어리에서 담아온 나이 든 농장동물들의 사진집이다. 인간이 만든 시스템 안에서 소는 2~3년도 채 살지 못하며 돼지는 생후 6개월, 닭은 2개월이면 도축된다. 쓰임을 다했다고 여겨지기 때문. 동물을 학대와 도축으로부터 보호하는 독립적이고 비영리적인 조직인 생추어리들은 인간 중심의 세계에서 지워져 버린 농장동물들의 생의 시간을 돌려주고 있다. 이를 사진으로 담아온 이사 레슈코는 촬영 대상이 인지하지 못하거나 협조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절대 사진을 찍지 않았다. 피사체가 동물이든 사람이든 관계 없이 그에 대한 존중감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또 일부러 병들고 나이든 상태를 두드러지게 하는 요소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책의 사진들은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고 마음 한구석을 아프게 한다. 결국 우리의 삶이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 사진의 역할이 있다고 믿는다. 모든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사진은, 단 몇 명의 생각을 바꾸고 행동하게 만드는 것만으로 이야기할 가치가 있다고.





• 저자 : 이사 레슈코

• 역자 : 김민주

• 발행 : 가망서사

• 페이지 : 156P

• 가격 : 2만 8000원





BOOK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 사람이 살아가는데 쓸 수 있는 에너지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닐까?” 그 말을 듣고 덜컥 겁이 났다. 내가 가진 에너지가 어떤 도전이나 멋진 경험을 하기 전에 동이 나 버리면 어떡하나. 서울의 안락한 침대에 누워 네모 반듯한 스마트폰을 바라보면서 말이다. 팬데믹을 통과해 온 지난 몇 년간의 일상은 더욱 닫혔고 삶이 시시하게 느껴졌다.


그런 내게 요즘 한 줄기 불씨를 던진 사진집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험한 곳을 모험하고 기록하는 남자, 지미 친의 다큐멘터리 사진집 『거기, 그곳에 : 세상 끝에 다녀오다』이다. 저자는 20년 이상 카메라를 들고 탐험가들과 함께 전세계 온갖 험한 산맥을 누벼 왔다.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가 하면 요세미티 하프돔에서 베이스 점프를 하고, 남극 대륙의 울베티나 봉을 등 정하기도 했다. 『거기, 그곳에 : 세상 끝에 다녀오다』는 그간 그가 겪어 온 수많은 모험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 망라한 작품이다. 그가 담아낸 드넓은 자연 속 인간의 모습은 마치 점처럼 작다. 그러나 그 인간이 투쟁 정신 하나로 까마득한 절벽을 오르고 설산을 점령한다. 그의 사진 속에는 저 낯설고 거대한 미지의 땅에서 겪은 모든 것을 전달하고픈 마음이 녹아 있다. 도시에 있는 우리에게 말이다.


사진은 큰 힘을 가진 매체다. 가보지 않은 곳을 경험할 수 있고 말로 하지 않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아무런 장비 없이 맨몸으로 절벽을 오르는 알렉스 호놀드의 모습을 보며 무기력함을 떨쳐낸다. 그도 절벽을 오르고 있고, 나도 절벽을 오르고 있다. 디지털카메라매거진 독자들도 그러하다. 우리 모두 이렇게 크고, 아름답고, 두려운 각자만의 세계를 정복하고 있다.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추천한다.






 

• 도서명 : 거기, 그곳에 : 세상 끝에 다녀오다

• 저자 : 지미 친

• 역자 : 권루시안

• 발행 : 진선북스

• 페이지 : 320P

• 가격 : 2만 7000원

 




BOOK
모두에게 건네는 다정한 안부

 

엔데믹을 앞두고 우리는 잃어버린 일상을 하나둘 찾아가고 있다. 이제 야외에서 마스크 없는 생활이 가능하고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언제든 모일 수 있다. 국가간 하늘길이 열리면서 몇 년 간 꿈꾸지 못한 해외 여행도 가능해졌다. 한편 영원히 찾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한 번뿐인 입학식과 졸업식, 꿈꾸던 신혼 여행, 그리고 사랑하는 이가 떠나던 날의 마지막 배웅. 코로나로 놓친 어떠한 순간은 영원히 잃어버린 시간이 됐다. 많은 것이 바뀌고 많은 것을 잃었지만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새로 얻은 것도 있다. 매일 2시경이면 우리집 거실에 따뜻한 빛이 듬뿍 드리우는 점과 해 질 녘 창문 끝에 걸리는 노을이 여느 풍경 못지않게 아름다운 점, 그런 창밖을 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이 하루 끝에 소소한 낙이 된 점까지. 그렇게 집에서 새로운 일상을 발견했다.


<당신의 창밖은 안녕한가요>는 벨기에 사진작가 바르바라 뒤리오가 프로젝트를 통해 팬데믹 시기 각자의 집에서 발견한 창밖 풍경을 사진과 글로 엮은 책이다. 그는 고립감과 절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던 록다운 시기, 각자의 집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사진으로 찍고 사연이나 메시지를 담아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유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시작한지 한 달만에 200만 명 이상이 참여했고 100여 개 도시에서 20만 장이 넘는 창밖 풍경 사진이 모였다. 미국 뉴욕부터 벨기에 브뤼셀, 인도 뭄바이, 호주 시드니, 중국 베이징, 아프리카 보츠와나 카치카우까지. 전지구의 풍경을 함께 공유하며 지구 반대편에 있는 누군가의 일상이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 인적이 없는 텅 빈 도시를 보며 삭막한 현실을 상기하면서도 하늘을 수놓은 오로라 풍경, 창밖으로 지나가는 열기구 등을 보며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씨를 피웠다. 절망에서 희망을 꿈꾸게 하는 일상의 힘. 엔데믹을 앞둔 이 시기에 다시금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 도서명 : 당신의 창밖은 안녕한가요

• 저자 : 바르바라 뒤리오 엮음

• 발행 : 출판사 클

• 페이지 : 400P

• 가격 : 4만 2000원






<사진&카메라 전문 잡지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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