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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mm 단렌즈 하나 들고 떠난 "겨울 여행"
With SIGMA fp × 90mm F2.8 DG DN | Contemporary
  • 에세이
  • 최고관리자
  • 2023-02-02
  • 2,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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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그마 fp / 90mm F2.8 DG DN–Contemporary / F5.6 / 1/1000초 / ISO 200 

숲으로 들어가는 사방댐 둘레길. 눈 쌓인 길과 초록 잣나무 숲의 조화가 아름답다.


▲ 시그마 fp / 90mm F2.8 DG DN–Contemporary / F2.8 / 1/640초 / ISO 200

이른 아침 숲은 어둡고 고요하다. 가끔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이 적막을 깬다.




“모든 것엔 제철이 있어서”


차에서 내리자 살갗이 은근하게 시렸다. 눈 소식이 있은 후 4일이 지났으니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가평에는 다행히 눈이 남아 있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눈을 보기까지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몰라, 그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설경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계획했다. 그렇게 도착한 가평. 준비해 온 시그마 fp와 90mm F2.8 DG DN–Contemporary(이하 90mm F2.8 DG DN–C)를 가방에서 꺼내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을 면밀히 들여다봤다.

사진・글  박지인 




행선지를 고르며 오래전 폭설이 내린 다음날 촬영에 나섰던 날을 떠올렸다. 사진에 있어 나는 언제나 맥시멀리스트였다. 그날도 휴대할 수 있는 모든 촬영 장비를 가져갔고 눈밭을 구르듯 헤매다 렌즈 한 번 교환해보지 못한 채 몸만 축내고 돌아왔다. 그 경험으로 눈 위를 걸을 때는 모든 순간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힘을 주면 몸은 미끄러진다. 눈 덮인 산과 들은 힘을 뺀 사람들에게만 그 모습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허락해준다. 한 걸음 한 걸음 가볍고 신중하게 걸어야 하는 이번 여행에서 어떤 카메라가 내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할 때 먼저 떠오른 카메라가 시그마 fp였다. 약 420g의 무게, ‘포켓터블 풀 프레임’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울 만큼 작은 크기를 가진 시그마 fp는 휴대로부터 자유로우면서 풀프레임 센서의 높은 이미지 퀄리티를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좋은 촬영 메이트다. 렌즈는 시그마 fp의 휴대성과 이미지 퀄리티를 누리면서 겨울이라는 계절이 가진 특징을 온전히 표현하기 위해 90mm F2.8 DG DN–C를 선택했다. 망원 계열의 렌즈는 좁은 화각으로 사진가가 선택한 피사체를 부각시키기에 용이하고 특히 90mm F2.8 DG DN–C는 0.5배 확대 배율을 지원해 매크로 촬영에 준하는 디테일을 담아낼 수 있다.





▲ 시그마 fp / 90mm F2.8 DG DN–Contemporary / F2.8 / 1/250초 / ISO 200

겨울이면 유난히 양떼 목장이 인기다. 몰려온 사람들이 궁금했던지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던 양을 빠르게 포착했다.



▲ 그마 fp / 90mm F2.8 DG DN–Contemporary / F2.8 / 1/80초 / ISO 100

여름에는 밝고 싱그러운 초록을, 겨울에는 차가운 백색을 뽐내는 자작나무. 자작나무의 백색은 유난히 눈을 시리게 만 든다.



시그마 fp / 90mm F2.8 DG DN–Contemporary / F2.8 / 1/500초 / ISO 200

눈밭을 걷다보면 평소 보이지 않던 작은 요소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백색 풍경 곳곳을 더 면밀히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시그마 fp / 90mm F2.8 DG DN–Contemporary / F2.8 / 1/500초 / ISO 200

날씨가 조금 따뜻해지면서 얼었던 강가에 조금씩 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제 곧 땅의 온기로 눈과 얼음은 스러지고 봄이 올 터다.


숲과 강가, 양떼 목장을 거닐며 겨울다운 풍경을 즐겼다. 햇살에 반사된 눈이 녹으며 분명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이렇게 겨울이 가면 봄이 오고 신록이 깊어지겠지. 계절은 어김없이 바뀌고 때가 되면 와서 자기 자리에 딱 앉는 것들이 있다. 봄과 여름, 신록, 장마, 붉게 물드는 단풍 같은 것들. 이런 것들이 신비롭고 경이롭고 때로는 눈물겹다. 그래서 볼 수 있을 때 보고 만질 수 있을 때 만져야 한다. 곁에 있어도, 와도, 내가 누리지 못하면 다 헛것이니까. 해가 가면 갈수록 시간을 내어 아름다운것들을 누리는 게 올바른 인생이라는 생각이 굳건해 진다.
 




<사진&카메라 전문 잡지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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