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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에게 새들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다
조류 사진가 조중래가 들려주는 새 촬영 이야기. 예민하고 겁 많은 새를 담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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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관리자
  • 202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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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에게 새들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다 

새는 예민하고 겁이 많은 동물이다. 평범한 사람은 숲 속에서 새 소리는 들어도 모습을 보기 어려울 때가 많다. 저만치 눈에 보여도 발소리가 자신을 향한다고 느끼는 순간 멀리 날아가는 것이 새다. 그래서 새는 사진이 아니라면 자세히 들여다 보기 어렵다. 카메라가 발명된 이후에도 새를 사진으로 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 같다. 워낙 작고 빠른 탓에 선명하게 사진으로 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카메라의 성능이 첨단을 달리는 지금도 새 사진은 제법 어려운 분야에 속한다. 장비도 만만찮고 지식이나 기술도 필요하다. 


조중래 작가는 그 분야에서 알아주는 사진가다. 오랫동안 사진을 찍으면서 새들의 습성을 알게 됐고 그 지식은 오롯이 결과물과 연결됐다. 그런 그가 오랫동안 기다렸던 카메라와 렌즈가 등장했다. 새의 눈동자를 추적하는 Eye-AF 기능과 초당 30매 연속 촬영 성능을 갖춘 A1, 그리고 600mm 초점 거리를 빠르게 AF하는 FE 600mm F4 GM OSS까지. 새 촬영을 하루동안 함께하며 그의 소감을 들었다.


에디터 ・ 김범무
사진 ・ 조중래




소니 A1 / FE 600mm F4 GM OSS / (F4, 1/2500초) / ISO 500  


새 눈동자 Eye-AF가 준 여유 


철새는 겨울에 와서 봄이 되면 떠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은 1년 내내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새들이 한국을 방문했다가 떠난다고 한다. 사철 각양각색의 새가 오고가니 사진가에게 쉬는 계절은 없는 셈. 그래도 겨울은 가장 다양한 새가 한국을 방문하는 시기다. 아직 기온이 오르기 전인 2월 중순. 소니는 A1이 발표되자마자 제일 먼저 조중래 작가에게 카메라를 전달했다. 카메라가 출시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은 때였는데, 새의 모습을 인식해서 눈동자에 초점을 맞추는 새 Eye-AF 기능과 연속 촬영을 검증하기에 조중래 작가만큼 꼭 맞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었다.


소니 A1은 놀라운 카메라다. 약 5,000만 화소 이미지를 전자식 셔터만으로 초당 30매 연속 촬영할 수 있다. 아니 전자식 셔터이기 때문에 물리적인 한계를 벗어나서 30매 연속 촬영이 가능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전자식 셔터로 연속 촬영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전자식 셔터는 센서 전체를 한번에 읽지 않고 센서의 일부분부터 순차적으로 읽어 내려간다. 기계식 셔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미지를 처리하는 성능이 부족하면 순차적으로 읽는 과정에서 사진에 왜곡이 생길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처리하려면 센서의 성능도 카메라의 영상 처리 엔진의 성능도 모두 압도적으로 뛰어나야 한다. 5,000만 화소로 이미지가 크다면 더더욱 높은 성능이 요구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A1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피사체 인식 기능으로 촬영하고 있는 대상을 판단하고 그 중에서도 눈동자를 찾아내서 초점을 맞춘다. 몇천 분의 일초에 해당하는 찰나의 순간에 카메라는 밝기를 계산하고 초점거리를 정하고 피사체를 구분해서 사진을 찍는다. 그 완성도가 무척 높아서 허무할 정도다.


조중래 작가도 이러한 기능이 사진 촬영에 상당한 여유를 주었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초점을 맞추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A1은 카메라가 알아서 새의 눈동자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여력으로 사진의 구도를 비롯한 미적인 부분에 신경을 쓸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그가 보여준 100장이 넘는 물수리 연속 촬영 사진에서 초점이 맞지 않은 것은 날개에 눈동자가 가려졌을 때 뿐이었다.




소니 A1 / FE 600mm F4 GM OSS / (F4, 1/1000초) / ISO 320 


새 사진의 기본은 기다림과 인내 


대구 인근 철새가 많이 모이는 강가에서 조중래 작가를 만났다. 새들은 동이 트면 강을 떠난다. 해가 뜨기 전과 막 뜨고 난 뒤가 새를 촬영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다. 살짝 수분을 머금은 새벽 공기가 값지게 느껴졌다. 산 너머에는 이미 해가 뜨기 시작했는지 붉은 기운이 하늘을 타고 올라왔다. 겨울철 물가에서는 원앙이나 흰꼬리수리 등을 촬영할 수 있다고 한다. 물고기를 노리는 수리의 모습을 촬영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사실 물가에 있는 새를 촬영하기 위해서는 위장텐트를 치고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다. 경계심이 많은 새가 그 안에 사람이 있는지 모르고 옆을 지나가도록 인기척을 죽이고 텐트 안에서 렌즈만 내놓고 기다리는 것이다. 조중래 작가가 펼친 텐트는 취사용 텐트와 달리 폭과 너비가 좁고 높았다. 삼각대에 렌즈를 올려두고 혼자 겨우 앉아 있을 크기다. 그 안에서 새가 가까이 올 때까지 몇 시간이고 기다린다.때로는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날도 많다.


만일 렌즈의 초점거리가 매우 길다면 차 안에서 촬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새는 사람은 경계하고 도망가도 자동차는 크게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차 창문에 부드러운 쿠션 같은 것을 대고 그 위에 렌즈를 걸친 다음 셔터를 누를 때도 있다. 자동차가 위장텐트 역할을 하는 셈. 그러나 차량이 들어갈 수 있는 장소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자주 활용하는 방법은 아니다.


새 사진의 매력은 색색의 깃털이다. 멀리서 눈으로 볼 때와 달리 사진은 깃털 하나하나의 색과 무늬를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카메라의 화소 수와 렌즈의 해상력이 중요하다. 특히 멀리 있는 새를 촬영할 수 있는 거리가 한정적이고 화면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넉넉하게 촬영한 다음 잘라내서 활용하는 것이 기본 방법이기 때문에 화소가 넉넉하면 크롭하는 데 부담을 덜 수 있다. A1이 새 사진에 적합한 이유 중 하나다.


조중래 작가는 A1 이전에 A9 II와 A7R IV를 사용했다. 연속 촬영이 중요한 상황이라면 A9 II를 사용하고 화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A7R IV를 사용했다. 그는 그 전에도 연속 촬영 속도와 AF에는 크게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그 이상으로 빠르고 정확한 초점 속도에 더해 약 5,000만 화소로 촬영할 수 있게 되어 이제 연속 촬영의 불안감을 가진 채로 고화소 모델을 사용하지 않아도 돼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A1에 대한 소감은 대부분 일치한다. A9 II의 속도와 A7R IV의 해상도를 가진 카메라라고. 데이터 면에서 엄청난 고화소를 초당 30장씩 기록하면 상당히 부담스럽겠지만 언제나 있는 기능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예 촬영이 불가능한 것보다는 낫다.



 소니A1 / FE 600mm F4 GM OSS / (F4, 1/400초) / ISO 100

자연의 일부가 되었을 때 만날 수 있는 모습

물가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어느새 밝아졌다. 아침이 되면 새들은 먹이를 찾아서 떠난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은 반대로 더 일찍 일어나는 사진가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새를 찍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새를 찍으려면 새보다 더 부지런해야 한다.

물가를 떠나 산으로 향했다. 사진가에게 촬영지는 보물이고 재산이다. 혼자만 알고 싶은 소중한 장소다. 그의 뒤를 따라 산을 오르니 갑자기 하늘이 열렸다. 나무가 없는 넓고 평평한 공간이 나타났다. 이전에는 초소가 있었던 것 같은 장소인데 이제는 그 흔적만 남은 곳이었다. 조중래 작가만의 소중한 장소다.

이곳에서 긴꼬리홍양진이, 멋쟁이새, 홍여새, 방울새 등을 탐조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언제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 숨소리를 죽이고 자연의 일부가 되었을 때 경계심을 늦춘 새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럼 그 순간 그는 렌즈를 들고 셔터를 누른다. 100% 전자식 셔터는 아무런 소리 없이 작동하고 새를 긴장하게 만들지 않는다.


600mm 초점 거리 망원렌즈는 무겁다. 무거울 수밖에 없다. 초점 거리가 길다는 것은 그만큼 렌즈의 길이도 길어진다는 뜻이다. 렌즈 구경을 키우면 크기와 무게는 더 늘어난다. 그래서 보통 모노포드나 삼각대 위에 렌즈를 올려놓고 촬영한다. 워낙 무거워서 손으로 들고 촬영했다가는 힘이 빠져 흔들린 사진이 담긴다. 그런데 조중래 작가는 촬영 중 핸드헬드 비중이 70~80%에 이른다고 한다. 매와 같은 새를 순발력 있게 담으려면 핸드헬드가 오히려 더 편해서라고 한다.


핸드헬드 촬영이 가능한 것은 소니 FE 600mm F4 GM OSS의 무게가 약 3,040g으로 비슷한 초점 거리 렌즈 중에서도 가볍기 때문이다. 이는 렌즈에 사용한 소재의 발전과 더불어 렌즈 구조의 개선에 기인한다. 특히 특수 렌즈는 수차 보정을 위해 더 많은 유리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게 해줘서 무게 억제에 도움이 된다. 더불어 해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FE 600mm F4 GM OSS에 적용된 형석 렌즈와 XA렌즈는 약 5,000만 화소 A1에서도 새를 선명하게 담아준다. 사진의 일부를 잘라내 확대해도 새의 깃털을 그대로 선명하게 묘사한다고 한다.


특히 두 개의 XD 리니어 모터로 AF 렌즈를 움직여서 정면으로 다가오는 새도 놓치지 않고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 카메라의 정확한 초점 검출 능력과 빠른 렌즈의 AF 액추에이터의 결합은 최고의 생태사진을 담아낼 수 있는 조합이었다고 말했다.




소니 A1 / FE 600mm F4 GM OSS / (F4, 1/1000초) / ISO 160 



소니 A1 / FE 600mm F4 GM OSS / (F4, 1/2500초) / ISO 640

단 한 장을 고르는 일 


새 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연속 촬영은 당연하다. 수백, 수 천장을 촬영한 사진 중에서 한 장을 고르는 일이야말로 조중래 작가에게 가장 힘든 과정이다. 그는 정확한 초점, 디테일한 묘사, 생동감을 가진 사진을 추려낸다. 그리고 그 중에서 ‘자연의 생명력’을 가진 사진 한 장을 고른다. 오히려 촬영에 실수나 단점이 있더라도 ‘자연의 생명력’이 있다면 그 사진을 선택한다고.


그 사진을 위해서 그는 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침착하게 기다린다. 자신이 좋아하는 새를 생명력 넘치는 모습으로 담기 위해서 새의 생태를 공부하고 습성을 알아간다. 그래서 조류 사진이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분야를 넘어서 새를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 긍정적인 관심을 보일 수 있는 영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그는 격식있는 자리에 다른 분야의 사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걸릴 수 있도록 조류사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1 × FE 600mm F4 GM OSS 조류 촬영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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