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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순간을 기록하거나 장면을 전하는 행위를 넘어 타인과 '소통하기 위한 사진'
  • 갤러리
  • 최고관리자
  • 202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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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EOS R5 / RF70-200mm F2.8 L IS USM / 초점 거리 135mm / 셔터 속도 우선 AE(F2.8, 1/30초) / ISO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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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세계에서 ‘이미지(Image)’는 추상적인 개념을 누구나 아는 물상으로 구체화해 시 안에 담긴 시인의 감정을 오롯이 감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 장치들을 의미한다. 시인의 감정이나 경험을 빗대서 표현할 수 있는 언어 자체가 이미지이며, 이를 통해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욱 구체화시켜 전할 수 있다. 사진의 세계에서 이미지는 사진 그 자체다.

다만 사진가는 시인과 같은 마음으로 사진을 짓는다. 가장 먼저 한 장으로 모든 것을 전할지 혹은 연속된 이미지로 이야기를 구성할 지 고민한다. 또 이미지의 가로와 세로 비율을 결정하고 그 안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포함시키고 배제하며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여러 장치를 숨겨둔다. 이러한 과정으로 지어진 사진을 본 이들은 구체화된 장치들 안에서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대입해 이미지를 자신의 것으로 흡수한다.




캐논 EOS R / EF70-200mm f/2.8 L IS III USM / 초점 거리 200mm / 조리개 우선 AE(F2.8, 1/320초) / ISO 100



캐논 EOS R / RF28-70mm F2 L USM / 초점 거리 70mm / 조리개 우선 AE(F2.0, 1/320초) / ISO 100


단순히 순간을 기록하거나 장면을 전하는 행위를 넘어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 사진 안에서, 혹은 사진으로 이미지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이들은 그만큼 이를 구상하고 전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이를테면 영화 자막처럼 사진 안에 자신의 생각을 관통하는 한 문장을 삽입하거나 전시장에 자신이 조향한 향을 배치해 사진 속 이미지를 더욱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을 보는 이의 입장에서는 더 구체화된 세계 안에서 사진가와 같거나 다른 자신의 감정, 경험을 대입해보며 이미지를 영유할 수 있는 것이다. 




캐논 EOS R5 / RF70-200mm F2.8 L IS USM / 초점 거리 187mm / 조리개 우선 AE(F5.0, 1/10초) / ISO 1600



캐논 EOS R5 / RF70-200mm F2.8 L IS USM / 초점 거리 70mm / 조리개 우선 AE(F2.8, 1/5초) / ISO 400


그런 의미에서 몇 년간 담아온 사진들을 다시 보고 있자니, 누구라도 나와 같거나 다른 이야기를 대입해볼 수 있도록 더 친절한 언어를 가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동시에 촬영이 자유롭지 않은 이 시기가 누군가와 소통하기 위한 나만의 이미지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더욱 공고히 할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진도 시와 같아서, 굳이 어떤 것을 새로이 경험하지 않더라도 이전까지 삶을 살아가며 수집된 어떤 장면들을 곱씹고 다시 의미를 부여하기 충분한 매체이기 때문이다. 멈춰 있지만 무언가 계속 흐르고 있는 이 사진들에서 누구라도 나와 같거나 다른 이야기를 감각할 수 있기를. 



<사진&카메라 전문 잡지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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