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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카메라매거진을 만든 사람들 ①
재창간 다섯 번째 생일을 맞이해 준비한 DCM 에디터 인터뷰! - 채동우 기자 편 -
  • 인터뷰
  • 최고관리자
  • 2021-10-19
  •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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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A9 / Helios 92 
▲ 180° 돌린 반영 사진. 질릴 정도로 이베이를 찾아 발견한 렌즈 중 하나가 Helios 92다. 약 90mm 초점 거리로 최대 개방 F2 고정으로만 촬영할 수 있다. 이 정도 망원에서 F2이기에 이미지도 꽤 훌륭한 편.


디지털카메라 매거진을 만든 사람들
- 채동우 기자 편 -

이따금 디지털카메라매거진 편집부로 전화가 한 통씩 걸려온다. 오래 전 편집부를 떠난 에디터의 이름들을 대며 그 에디터를 찾는 전화다.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우리가 도와줄 수 있다고 설명하면 그제서야 궁금했던 물음을 수화기 너머로 쏟아낸다. 이런 이야기를 선배에게 했더니 예전에도 그런 전화나 애독자 엽서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지금이야 다이렉트 메시지 한 통이면 모든 게 가능하지만. 그 뒤로도 몇 번 더 그런 전화를 받고 나니 디지털카메라매거진 독자에게 그때의 에디터들은 신뢰의 대상이자 사진과 카메라에 대해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묻고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나 하는 결론에 닿았다.


2021년 9월호. 재창간 다섯 번째 생일을 맞이해 디지털카메라매거진 전•현직 에디터가 생각하는 사진과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유다. 저마다의 이유로 사진을 시작해 매달 카메라를 이야기해왔지만 그 안에는 늘 각자의 시선과 기준이 있었다. 매달 매거진을 읽으며 도대체 이 에디터들은 어떤 사람들이길래? 라는 의문이 들었다면 전화로, 편지로 이야기를 나누듯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길.


에디터・김진빈 







소니 A9 / 캐논 50mm F1.2 m39 Screw Mount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고 남아 있는 것도 있다. 바로 사진이다. 현재 이 아파트는 사라졌지만 사진은 이렇게 남아 있다. 사진이란 이런 것이다.
 

본인에게 사진이란 무엇인가?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 사람은 신체적인 변화뿐 아니라 성격이나,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들까지도 변한다. 그럼에도 변치 않는 것 중 하나가 사진이다. 사진으로 남겨두지 않았다면 지워졌을 기억이 많다. 2000년 대 초반부터 사진을 찍어왔는데 사진으로 찍어둔 기억이 훨씬 더 선명하다.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세상을 떠난 친구, 사라져버린 집이나 자연 풍경 같은 것도 언제든지 다시 떠올릴 수 있다. 사진은 소리를 들려주거나 말을 해주진 않지만 정말 냉정하게 딱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 사진의 힘이란 그런 것이다.



사진을 찍는 원동력이 순간을 붙잡아두는 기록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꽃은 매번 피고 지지만 계속 같은 자리에 피더라도 매번 다른 모습으로 핀다. 지금 이 순간과 같은 꽃의 모습은 없다. 그 순간은 지금이 아니면 다신 찾아오지 않고 사진은 그 순간을 남긴다. 그 순간을 담는 일이 즐겁다. 지금 내가 이 순간을 사진으로 촬영해야 사라지지 않는 내 것이 되기 때문이다.





소니 A9 / Jupiter 11 135mm F4 
▲ 어떻게 찍은 결과물로 남겨둘 것인가를 늘 고민한다. 특별한 느낌으로 찍고 싶은데 남들과 다르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누구나 만날 수 있는 곳이라 하더라도 누구나 쉽게 남길 수 없는 사진 말이다. 그런 결과를 만들기 위해 계속 찾아보는 것이 바로 렌즈다.


에디터로 일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며칠 여행을 떠나 사진을 찍고 기사를 썼던 것. 직접 경험해보고 누군가에게 이렇게 하면 즐거워질 수 있다고 말하는 시간이 좋았다. 물론 새로운 카메라를 사용해 볼 때는 내가 처음 사용해본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여행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먼저 경험해보고 어떤 특징이 있고 이런 사람에게 좋다며 함께 사진을 찍자고 말하는 일이 즐거웠다.



최근에는 어떤 스타일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나? 

여행 사진. 바다와 해 또한 변하지 않는 것 중 하나다. 바다는 밀물과 썰물의 차이는 있지만 늘 같은 모습이고 해 역시 시기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늘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 그래서 바다 일몰 촬영을 좋아한다. 사람들에게 해 질 녘 태안 같은 서해안에서 사진을 찍자고 말하고 싶다. 또 한 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망원을 사용해라. (웃음). 150-600mm는 무거우니 70-200mm나 100-400mm. (웃음).

 





소니 A9 / 캐논 50mm F1.2 m39 Screw Mount 

▲ 올드 렌즈가 언제까지 문제없이 살아남아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얼음처럼 녹아버리진 않으니 너무 걱정하진 말자. 더불어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가 나아질수록 m39 렌즈로 찍었을 때 나타나는 문제가 사라질 수도 있다. 

모든 이야기에 카메라 장비가 따라오는 걸 보니 뼛속까지 ‘카메라 덕후’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카메라들을 써왔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나?

대학 끝 무렵 뒤늦게 같은 예술 대학의 사진학과 친구들을 보며 사진을 찍고 싶어졌다. 좋은 카메라를 살 형편이 되지 않아 싸고 쓸 만한 러시아 카메라 Elikon 535로 시작했다. 렌즈를 교환해서 쓰는 카메라를 사용해보고 싶어 라이카 m39 스크류 마운트를 가진 Fed 5C로 바꿨다. 이후에도 이 마운트를 사용하는 카메라와 렌즈를 쭉 썼기 때문에 DSLR과 거리가 멀었다. Voigtlander BESSA, EPSON RD-1을 거쳐 Zeiss ikon을 굉장히 오랫동안 사용했다. 디지털 시대에 와서는 Zeiss ikon과 소니 NEX-5를 같이 쓰다가 A7R로 풀프레임 미러리스의 세계에 진입했다. 시기상 A7R 시리즈가 아닌 A9으로 바디를 변경했지만 터치 조작, AF 속도, 무소음 촬영 등 장점이 많아 굉장히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소니 A9 / 캐논 50mm F1.2 m39 Screw Mount

▲ 올드 렌즈는 실제 올드한 것들을 찍어내기 좋다.

  

최근에 가장 눈여겨 보고 있는 카메라는 무엇인가? 

소니 A1. 고화소 센서와 연속 촬영 속도를 양립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물론 올드 렌즈로 풍경이나 스냅을 자주 촬영하기 때문에 서킷에서나 활용할 법한 연속 촬영은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사람 욕심이 그렇지 않나. (웃음). A7R 시리즈에서 A9으로 갔을 때의 만족감을 A1에서 다시 느껴보고 싶다. 



모든 수식어를 떠나 최종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고 싶은가? 

사실 뇌의 왼쪽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뇌경색을 겪은 이후에도 사진은 찍었다. 그때 뇌의 좌우가 하는 일이 다르구나 깨달았다. 지나고 나서 보니 한 쪽만 다쳐서 예술의 범주인 사진을 찍는 일만은 계속할 수 있구나, 감사하게 됐다. 동시에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사진을 미리 배워두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가 들어 뇌와 관련된 질환을 앓게 되면 우울해지거나 성격이 변하는 사람이 많다. 하고 싶은 게 많은데 할 수 없으니 당연하다. 그때의 나처럼 그런 사람들이 사진으로 그 시간들을 우울하지 않게 보냈으면 한다. 기회가 된다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다.






PROFILE 


 

채동우


가성비 좋은 카메라로 좋은 사진을 찍고 싶어 장비를 고민하던 사진가, 가장 먼저 장비를 사용해보고 누군가에게 쓰임과 즐거움을 찾아주던 디지털카메라매거진 에디터를 거쳐 다시 사진가로 살고 있다. 라이카 m39 스크류 마운트를 가진 Fed 5C로 시작한 렌즈 교환 생활이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는 지금까지도 올드 렌즈를 찾아 이베이에 머물게 되는 이유다.


홈페이지 eastrain.co.kr

인스타그램 @eastrainy


 


<사진&카메라 전문 잡지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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