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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카메라매거진을 만든 사람들 ③
재창간 다섯 번째 생일을 맞이해 준비한 DCM 에디터 인터뷰! - 노영숙 기자 편 -
  • 인터뷰
  • 최고관리자
  •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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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D610 / 탐론 SP 24-70mm F/2.8 Di VC USD / F2.8 / 1/30초 / ISO 1250 
▲ 작업 ‘2 Weeks’ 중 한 장의 사진


디지털카메라 매거진을 만든 사람들
노영숙 기자 편 -

이따금 디지털카메라매거진 편집부로 전화가 한 통씩 걸려온다. 오래 전 편집부를 떠난 에디터의 이름들을 대며 그 에디터를 찾는 전화다.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우리가 도와줄 수 있다고 설명하면 그제서야 궁금했던 물음을 수화기 너머로 쏟아낸다. 이런 이야기를 선배에게 했더니 예전에도 그런 전화나 애독자 엽서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지금이야 다이렉트 메시지 한 통이면 모든 게 가능하지만. 그 뒤로도 몇 번 더 그런 전화를 받고 나니 디지털카메라매거진 독자에게 그때의 에디터들은 신뢰의 대상이자 사진과 카메라에 대해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묻고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나 하는 결론에 닿았다.


2021년 9월호. 재창간 다섯 번째 생일을 맞이해 디지털카메라매거진 전•현직 에디터가 생각하는 사진과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유다. 저마다의 이유로 사진을 시작해 매달 카메라를 이야기해왔지만 그 안에는 늘 각자의 시선과 기준이 있었다. 매달 매거진을 읽으며 도대체 이 에디터들은 어떤 사람들이길래? 라는 의문이 들었다면 전화로, 편지로 이야기를 나누듯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길.


에디터・김진빈 







후지필름 X30 / F4.5 / 1/850초 / ISO 200 / 내장 플래시 보정 +2스톱 

▲ 눈 오는 일상을 촬영한 사진
 

본인에게 사진이란 무엇인가? 

사진은 하나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매체인 동시에 어떤 감정이든 기록해주는 메모장 같은 존재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늘 이 두 가지 성격이 동시에 드러나는 편이다.



에디터로 일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휴대용 플래시 리뷰를 진행했을 때다. 촉박한 일정에 모델을 구하기 어려워 친동생에게 부탁해 집 근처 공구상가에서 촬영했다. 일요일이라 한산했고 분위기도 독특해서 재미있게 촬영하던 중에 순찰 돌던 경비에게 걸려 쫓겨났다. 그날은 동생도 제법 고생을 했다. 점프샷을 촬영하려고 대략 10번 정도 부탁했다가 몇 년 만에 동생에게 욕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후지필름 X-T10 / 18mm(환산 약 27mm) / F8 / 1/400초 / ISO 200 
▲ 카메라를 처음 받고 브뤼셀에서 촬영한 사진


최근에는 어떤 스타일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나? 매거진 에디터였을 때와 사진을 대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사진을 기본 매체로 작업하고 있다. 에디터였을 때 사진은 곧 카메라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수단이었다. 때문에 사진은 명확하고 선명해야 했다. 이목을 끌 만한 순간을 캐치할 때도 필요했고 매달 조금씩 다른 이미지를 촬영하려고 노력했다. 지금은 손에 닿는 가까운 것을 낯설게 바라보는 방식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자주 모호하고, 마침표로 끝나지 않는 이미지를 기대하며 촬영하고 있다.



작업도구로써 카메라를 다루는 방식에도 변화가 있나?

매거진에 소개되는 장비는 언제나 최신 기술이 적용돼 고화질, 고성능을 체험할 수 있었다. 반면 작업에 사용하는 장비는 최신 기술보다 촬영 환경에 적합한 것을 고른다. 예를 들어 여성의 월경과 PMS를 다룬 작업은 옛날 휴대폰 카메라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오래된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했다. 이미지의 선명함보다 뿌옇고 답답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택한 카메라였다. 외할머니의 장례식 3일을 촬영할 땐 편의상 아이폰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소니 A7 III / 탐론 28-75mm F/2.8 Di III RXD / F2.8 / 1/60초 / ISO 800 

▲ 작업 중인 'Laundry' 중 한 장의 사진

현재 어떤 카메라를 사용하나? 기기로서 그 카메라는 몇 점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작업용으로는 소니 A7 III, 업무용으로는 니콘 D610을 사용한다. 일상에서는 후지 XT10을, 전시를 기록할 때는 후지 X30을 쓰기도 한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가 있다. 소니 A7 III는 소유한 기기 중 가장 성능이 좋지만 배터리 문제 때문에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다. 니콘 D610은 해상도 문제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사진 촬영에 문제가 없어 70점, 후지 XT10은 여러모로 아쉬운 기기여서 50점, X30은 마음 속으론 100점이지만 객관적인 평가라면 40점 정도다.


   

사진과 영상을 포함한 이미징 영역에서 앞으로 카메라는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사진용 카메라는 두 가지 지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판형과 해상도를 높이고 디자인은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다. 결국 두 가지 움직임 모두 아날로그의 아성을 넘고 있다고 생각한다. 카메라에 비해 광학 기술의 발전은 더딜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렌즈와 주변 기기의 발전이 더해진다면 촬영의 범주는 더욱 확장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편 영상 카메라는 작고 간소화돼 기존 동영상 카메라를 닮아가는 것 같다. 결국 카메라는 각자의 용도에 따라 다르게 발전하는 게 아닐까.



모든 수식어를 떠나 최종적으로 어떤 작업을 하는 사람으로 보여지고 싶은가?

사상가 빌렘 플루서는 ‘일상적인 의미의 작업 도구가 기계가 되었을 때, 작업 도구와 인간의 관계는 역전된다. (중략) 이후에는 인간이 변수가 되었고 기계가 상수가 되었다. (중략) 이후에는 인간이 기계의 기능 속에서 기능하게 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카메라라는 기계의 한계에 갇히지 않고 사진이라는 매체 특성에 얽매이지 않는 작업을 해가고 싶다. 활용성보다 이를 제공하는 본질에 더 가까워지는 노력을 하고 싶다.





PROFILE 


 

노영숙


낮에는 풀타임 노동자, 야간에는 작업자, 주말에는 마감 노동자다. 사진, 카메라 매거진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독일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있다.


홈페이지:youngsuknoh.com

인스타그램:@n1000195





<사진&카메라 전문 잡지 ⓒ 디지털카메라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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