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십 가입하기디지털 카메라 매거진 온라인 구독 서비스 가입하기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 1929~1982뮤지엄한미 삼청 개관전
작년 초 사진가 한영수와 주명덕의 작품을 접하고 내가 무언가 크게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반문했다. 해외 사진을 쫓던 눈이 그제야 안으로 향했다. 한국 사진사를 보다 자세히 알고 싶어 자료를 찾아봤지만 한 두 권의 책이 전부였다. 이번 전시는 한국 사진사를 향한 갈망에 명쾌한 해답이 된다. 머릿속 여기저기 퍼즐처럼 떠다니던 옛 사진들이 마침내 맞춰지는 순간이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최초의 개인 사진전으로 기록된 1929년 정해창의 <예술사진 개인전람회>를 시작으로 한국 사진사에 있어서 중요한 흐름과 기록들을 연대기로 풀어나간다. 공모 사진을 통해 사진가의 지위가 향상된 3-40년대, 전후 르포르타주로 부조리한 현실을 포착한 1950년대, 한국 사진계의 외향성이 부상한 5-60년대 해외 공모 사진, 사진가의 첫 미술관 전시로 1982년 덕수궁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임응식 회고전>까지. 개인의 성취로만 여겨지던 사진이 독자적 예술 매체로서 순수 미술의 한 장르로 인정받기까지 제도적 측면과 역사적 관점으로 한국 사진사를 톺아본다.
한미사진미술관의 새로운 공간 뮤지엄한미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지난 20년간 사진 예술의 대중화와 한국 사진계의 위상 향상을 위해 매진해온 경험과 노력의 결과다.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한국 사진사의 정립을 위해 ‘마지막 기회’라는 책임감을 갖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원본 필름을 확보해 당대 프린트 방식으로 빈티지 프린트를 완성하고 원본이 없는 경우 디지털 파일을 기반으로 디지털 프린트를 만들었다. 2년에 걸친 준비 과정과 여러 미술 기관, 유족, 원로 작가의 도움으로 귀중한 한 컷 한 컷이 모일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소중한 일상을 담고 중요한 역사를 기록하고자 했던 사진가의 마음이 지금 우리가 카메라를 드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상기시킨다. 나아가 앞으로 우리의 카메라가 향해야 할 방향을 짐작하게 한다. 한국 사진사에 있어서 또 하나의 중요한 기록이 될 이번 전시, 그 유의미한 순간을 함께하기 바란다.
에디터 · 이예진
Information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 1929-1982>
전시 기간 : 2022년 12월 21일(수)~2023년 4월 16일(일)
전시 장소 : 뮤지엄한미 삼청(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9길 45)
관람 시간 : 매일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관 람 료 : 성인 - 6 ,000원 / 학생(24세 미만) - 5,000원 / 미취학 아동, 국가 유공자, 장애인, 만 65세 이상 무료
<사진&카메라 전문 잡지 ⓒ 디지털카메라매거진>